SNS로 전국구 뭉쳤다…검거한 조폭 1500명 중 절반이 그들
“왜 인사를 강요해.” 지난 3월 21일 오후 11시 전북 전주시 효자동 한 술집에서 손님 21명이 갑자기 서로 주먹을 휘두르며 난동을 부렸다. 이들은 전주나이트파 등 2개 폭력조직의 조직원들이었다. 새로 가입한 조직원을 서로 소개해주는 과정에서 “왜 인사를 강요하느냐”라며 시비가 붙었다. 조폭들은 더 큰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인근 카페 등에 있던 조직원을 불러 대기시키기도 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자 조직원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그러나 전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현장의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사건에 가담한 조직원 21명을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사건에 연루된 전주나이트파는 김성태(구속기소) 전 쌍방울그룹 회장 등을 배출한 주요 조폭 조직으로 유명하다. 김 전 회장은 불법 대북송금 등의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3월부터 조직폭력 범죄를 특별단속한 결과 총 1589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313명을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붙잡힌 조폭들을 연령대별로 구분하면 30대 이하가 919명(57.8%)으로 가장 많았다. 40대는 398명(25.1%), 50대 이상은 272명(17.1%)이었다. 국수본 관계자는 30대 이하 조폭들과 관련, “MZ 조폭들은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합집산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가장 많은 범죄 유형은 폭력으로 720명(45.3%)이었다. 도박사이트 운영 260명(16.4%), 전화금융사기 60명(3.8%) 등이 뒤를 따랐다. 기소전 몰수·추징한 범죄수익금도 92억 1000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전체 실적(47억 8000만원)의 두 배 가까운 규모다. 2019년 실적(3억 1000만원)에 비해 30배 가량에 달하는 수치다. 검거된 조직원들의 전과는 9범 이상이 723명(45.5%)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4범 이하는 566명(35.6%), 5~8범은 300명(18.9%)이 검거됐다.
국수본은 “올해 하반기 국수본은 4개월 동안 ‘MZ 조폭’에 대한 단속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신준호)는 수노아파 조직원 39명을 폭력행위처벌법상 폭력단체 구성·활동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기면서, “수노아파 MZ 조직원들이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다른 조폭 조직과 모임을 가지며 연대한 사실을 파악했다”라고 밝혔다.
국수본 관계자는 “조폭으로부터 범죄 피해를 봤거나 목격했을 때는 적극적인 신고와 협조를 당부한다”라며 “철저히 신고자의 신원을 비공개하고 피해자 보호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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