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신문> 광고비 0원 왜? "시장님 공약기사 부정적으로 써"

심규상 2023. 7. 2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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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언론담당관 "시정 대해 균형 보도 안해"... 고양신문 "편향적 시선, 언론 역할 침해"

[심규상 기자]

 7월 26일자 <고양신문>
ⓒ 고양신문
 
경기도 고양시 언론홍보담당관이 고양신문에만 언론홍보비(아래 홍보비)를 지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시정에 대해 균형 잡힌 보도를 하지 않은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 시장의 시정을 비판한 보도가 광고집행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고양시(시장 이동환)는 지난해 기준 174곳, 올해 기준 159곳 언론사에 홍보비를 지출(지난해 11억 9400만 원 지출, 올해 6억 8966만 원 책정)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8월부터 돌연 고양신문에 대한 홍보비를 끊었다. 고양신문은 고양지역에 기반한 유일한 유료 신문으로 지난 1989년부터 발행하고 있다.(관련 기사: 고양시, 159개 언론사 홍보예산 책정… <고양신문> 0원, 왜? https://omn.kr/24xqv)

고양시 언론홍보담당관실 측은 25일 <오마이뉴스>에 "행정 광고를 집행하는 데 있어 언론사 선정 등에 대한 구체적인 법 규범이 없으며, 특정 언론사에 광고를 집행해야 하는 의무 규정 또한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광고 지표, 네이버 등 포털 노출, 발행 부수, 매체 영향력, 광고효과, 보도 내용 등의 요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언론사를 선정해 행정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며 "고양신문 또한 여타 언론사와 마찬가지로 위 요건을 고려해 행정 광고의 집행 여부가 결정된다"고 덧붙였다.

고양신문 측은 고양시가 밝힌 기준대로라면 홍보비를 받을 조건이 된다는 입장이다. 이영아 발행인은 "고양신문은 고양시 유일의 종이신문이자 고양시 온라인 매체 영향력 1위"라며 "네이버 뉴스제휴 언론사로 월평균 30~40만(조회수)이 유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양시 내에서 유튜브 채널 구독자 1위로 7월 현재 구독자가 9820명"이라며 "고양시가 밝힌 기준대로라면 고양신문이 홍보비 0원을 받아야 하는 게 아닌 가장 많이 받아야 하는 이유"라고 반박했다. 

"시장님 공약 기사 부정적으로 써"... 실제로 찾아보니
     
고양신문은 고양시 행정에 대한 비판·감시 보도가 홍보비를 끊은 진짜 이유라고 보고 있다. 이 발행인은 "고양신문은 시청사 이전과 관련한 행정적 오류를 지적하는 등 현 시정의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면서 "고양시정에 대해 비판적 기사를 써왔다는 이유 외에 달리 해석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고양시 언론홍보담당관은 기자가 취재과정에서 '고양신문 홍보비 중단 이유'를 묻자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시정에 대해 균형 잡힌 보도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담당관은 "예를 들면 시장님의 공약사업인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대한 기사를 부정적으로 썼다"며 "경제자유구역 지정처럼 고양시에 도움 되는 사업은 언론에서도 잘 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지나치게 비판적이어서 고양시 광고 홍보 지침상 맞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고양시 시정에 대한 비판적 보도 내용이 홍보비 집행 근거가 됐음을 사실상 시인한 셈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매우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게 고양신문 쪽 지적이다.

고양시 언론홍보담당관이 예시한 경제자유구역 지정 관련 보도 가운데 홍보비 집행 중단 시점과 맞물리는 지난해 7~8월 <고양신문> 기사는 아래와 같다.

▲고양시 경제자유구역추진단, 6명 상근직원으로 출범(2022.7.12) ▲고양시 경제자유구역 지정되려면 '기업 투자수요'부터 찾아야(2022.7.15) ▲지정기준 점점 엄격해질 듯... 경제자유구역 총량제 360중 남은 건 60여㎢(2022.07.16) ▲경제자유구역 사업체 75%가 인천·부산 진해 2곳에 몰려(2022.7.17) ▲경제자유구역 수시 지정, 고양시엔 '문턱 낮아졌다' 해석 어려워(2022.7.28) ▲수많은 난관 놓인 경제자유구역 추진, 경기도·산자부 협의 과정, 철저히 대비해야(2022.08.27) ▲이동환 시장, 국토부장관 만나 경제자유구역 지정 건의(2022.8.30)

제목에서 나타나듯이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지역에 주는 실익, 지정에 앞서 해결해야 할 점,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위한 고양시와 시장의 노력 등을 보도했다. 단순한 비판 보도라기보다 고양시의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위한 여론 지원과 조언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이 발행인은 "고양신문은 경제자유구역 기사를 부정적으로 쓰지 않았고, 오히려 균형 잡힌 보도를 하려고 노력했다"며 "이걸 편파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고양시장이나 고양시 관계자들만의 편향적 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고양시가 광고홍보비를 지급한 언론사 유형별 개수
ⓒ 고양신문
 
고양시가 고양신문 외에 다른 언론사에 대한 홍보비를 중단한 사례가 없다는 점도 홍보비를 통한 '지역신문 길들이기'로 비춰질 수 있다.

고양시 언론홍보담당관은 '홍보비가 중단된 언론사가 또 있냐'는 질문에 "일부 발행이 안 되거나 정상적 운영이 어려운 곳 외에는 고양신문과 같은 이유로 (홍보비가) 중단된 적은 없다"고 답했다.

이 발행인은 "고양시가 언론홍보비를 언론의 비판 보도를 막는 부당한 방편으로 사용해 언론 본연의 비판과 감시 역할마저 침해하고 있다"며 중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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