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조 적자' SK하이닉스 "D램은 반등 뚜렷…낸드는 감산 확대"(종합)
HBM3, DDR5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매출 확대, 영업손실폭 축소
"메모리 업황 회복 국면... AI 메모리 경쟁력 강화로 실적 개선 가속화"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3조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냈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6조28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봤다.
회사는 AI향 서버 수요 등에 힘입어 D램의 경우 업황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낸드는 여전히 수익 개선이 더딘 상황이어서 감산 규모를 5~10% 추가로 늘리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26일 실적발표회를 열고 올해 연결 기준 2분기 매출 7조3059억원, 영업손실 2조8821억원(영업손실률 39%), 순손실 2조9879억원(순손실률 41%)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매출 12조3940억원, 영업손실 6조2844억원, 당기순손실 5조5733억원을 나타냈다.
2분기 반도체 업황에 대해 D램은 고사양 서버 수요 외에 모바일·PC업체들의 재고 비축 수요가 일부 발생하면서 출하량이 전분기와 비교해 30% 중반 성장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평균판매단가(ASP)도 DDR4 가격 약세에도 DDR5, HBM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로 1분기 대비 한자릿수 후반대의 성장률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HBM 포함 그래픽 제품 매출은 작년 4분기 전체에서 10%를 차지한 이후 매분기 빠르게 증가하면서 올 2분기에는 전체 D램의 20%를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낸드는 1분기 출하량이 큰 폭으로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와 더불어, 전 응용처 출하가 늘어나면서 전분기 대비 약 50% 성장했다. 다만 가격 약세로 ASP는 이 기간 10% 하락했다.
2분기 주요 응용처별 수요는 엇갈렸다. PC 시장은 프로모션 영향으로 채널 재고가 감소하고 판매량도 전분기 보다는 개선됐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크롬북 및 저사양 노트북 교체 수요 중심이어서 메모리 채용량은 크게 늘지 않았다.
모바일은 기대했던 중국 리오프닝 수요 개선 효과가 미미했다. 서버의 경우 생성형 AI발 고사양 서버 수요가 급증하면서 DDR5/HBM 등 고사양 메모리 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재무지표는 다소 악화됐다. 2분기 말 현금(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은 7조4900억원으로 전분기와 비교해 1조3500억원 늘었으나 차입금이 늘어나며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사채 ·장기차입금을 합친 차입금 규모는 2조500억원 증가한 30조81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차입금비율은 전분기 47%에서 2분기 54%로 7%p 늘었다. 순차입금비율은 41%다.
하반기 AI향 고용량·고성능 D램 수요 기대…낸드는 수익 개선 더뎌
SK하이닉스는 하반기 메모리 업황에 대해 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지속되고, 메모리 기업들의 감산 효과도 뚜렷해질 것으로 진단했다. PC의 경우 하반기 기업용/게임용 PC 중심 수요 증가를 예상했으며, 모바일은 플래그십 제품을 중심으로 고용량/고성능 LPDDR5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AI향 서버는 연평균 30% 중반 성장세가 예상됨에 따라 전체 서버 수요는 연평균 한자릿수 후반 성장세를 전망했다. 회사측은 "AI향 HBM과 DDR5 모듈 매출은 작년 보다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연간으로는 두 제품군 매출 비중이 20%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SK하이닉스는 AI용 메모리인 HBM3, 고성능 D램인 DDR5, LPDDR5와 176단 낸드 기반 SSD를 중심으로 하반기 실적 개선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또 올해 10나노급 5세대(1b) D램과 238단 낸드의 초기 양산 수율과 품질을 향상시켜 다가올 업턴(Upturn) 때 양산 비중을 빠르게 늘리겠다고 했다.
회사측은 "로드맵상 내년 하반기는 HBMe3가 본격적으로 양산, 확대되는 시기로, HBM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D램에 비해 낸드는 재고 감소 속도가 더디다고 판단, 감산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회사측은 "작년 4분기부터 레거시/저수익 제품으로 감산을 진행중으로, 올해 D램과 낸드 생산은 전년 대비 줄어들 전망"이라며 "낸드는 재고 수준이 D램 보다 높고 수익성이 나쁜 상황이어서 약 5~10% 수준의 추가 감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사 차원의 시설투자, 운영비 관리 방안을 추진하고 당사 낸드와 솔리다임간 개별 역량 통합, 비용 구조 개선 위한 조직 간소화 등 중국 비용 감소 노력을 지속하겠다"면서 "업황이 회복될 경우 실적 개선이 가능하도록 컨트롤러 기술 개발 등 SOC 경쟁력 확보에도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투자는 연초 발표한 작년(19조원) 대비 50% 이상 감축 기조를 지속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수요 성장을 주도할 고용량 DDR5/HBM3에 필요한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생산성 향상, 장비 납기 단축, 투자 절감을 병행하고 있다는 설며잉다.
SK하이닉스는 "HBM 제품 양산 확대에 우선순위를 두되, 전사적으로는 생산능력 증설 보다는 공정 전환에 집중하는 등 효율성에 기반한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하반기부터는 고성능·고용량 제품 출하 증가로 매출 규모가 늘어나면서 현금 흐름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회사측은 "하반기는 일부 차입금 차환 발행 외에 상반기와 같은 대규모 자금 조달 계획은 없다"면서도 "매크로 환경 및 업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반도체 팹 운영과 관련해서는 "현재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대중국) 수출 장비 통제 등에 대해서는 각 정부, 이해관계자 등과 긴밀하게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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