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필로그] 하와이 사진 신부들의 워맨스…'알로하, 나의 엄마들' (엑:스피디아)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나요? 활력을 불어넣어 줄 문화생활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친구, 연인, 가족 또는 혼자 보러 가기 좋은 공연을 추천합니다. 김현정 엑스포츠뉴스 기자의 공연 에필로그를 담은 수요일 코너 (엑필로그)를 통해 뮤지컬·연극을 소개, 리뷰하고 배우의 연기를 돌아봅니다.
이주의 작품= 뮤지컬 ‘알로하 나의 엄마들’
100여 년 전 1920년대 사진 한 장에 운명을 걸고 하와이로 시집간 ‘사진 신부’ 세 여자의 삶을 담았다. 소설 ‘유진과 유진’, ‘소희의 방’, ‘너도 하늘말나리야’ 등을 집필한 이금이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국공립 뮤지컬 단체인 서울시뮤지컬단의 창작 레퍼토리 작품이다. 올해 대극장으로 옮겨 재연을 선보이고 있다.
언제= 2023년 8월 19일까지.
누구= 이예은, 이혜란, 유연정, 정은영, 이수정, 이서영, 서유진, 주다온, 박수빈, 조성윤, 허도영, 김범준, 이민욱
어디=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러닝타임= 150분
요약= 1917년 조선의 작은 마을 어진말, 의병 활동으로 아버지를 여읜 가난한 양반집 딸 버들(이예은 분)과 결혼하자마자 과부가 된 홍주(이수정), 무당 손녀라는 이유로 돌팔매질을 당해온 송화(주다온)가 주인공이다.
열여덟 꽃다운 나이의 산골 소녀들은 중매쟁이가 가져온 사진 한 장에 운명을 걸고 ‘사진 신부’가 돼 포와(하와이)로 떠난다. 이들은 같은 하와이에서 다른 운명을 맞이하게 되는데...
관전 포인트= (※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하와이라는 이국적인 배경, 또 사진 신부라는 소재가 현대의 우리에게는 생소해 흥미를 끈다.
사진 신부란? 사진 한 장만을 보고 하와이 이민 1세대 재외동포들에게 시집을 간 소녀들을 부르는 말이다. 하와이 사탕수수농장의 노동자로 떠난 조선 남자들은 가정을 꾸리기 위해 조국으로 자기 사진을 보내 배우자를 구했다.
동갑내기 버들, 홍주, 송화는 정해진 운명을 벗어나려고 ‘사진 신부’가 돼 하와이까지 먼 길을 나선다. 이들은 낯선 땅에서 고된 현실과 마주하지만 서로 의지하고 연대하고 성장하며 삶의 터전을 세운다. (뮤지컬에서는 세 여자의 워맨스가 좀 더 강조됐다.)
바람은 사랑받으면서 사람답게 사는 것뿐인데, 또 영어도 배우고 책도 원 없이 읽고 싶었는데 사기 결혼을 당했다.
“내는 맞지만 않으면 된다.” 송화의 대사가 복선이다. (기구한 팔자, 먹먹하다. 이후에는 준혁(이민욱)과 러브라인을 형성하지만...) 버들의 남편 태완(조성윤)은 그나마 양반이다.
단순히 세 여자의 하와이 이주 정착기를 그린 건 아니다. 일제 감정기라는 시대적 배경 속 독립운동 이야기도 녹아 있다. (원작만큼 깊게 다룬 건 아니나 독립이라는 목적은 같지만 방식에 있어 두 파로 나뉘어 갈등한 하와이 거주 한인들의 상황을 담아냈다.)
그 시절 꽃다운 소녀들은 강인한 여성, 그리고 어머니가 된다. 제목이 왜 ‘알로하, 나의 엄마’가 아닌 ‘알로하 나의 엄마들’일까? 결말에 이르러 고개를 끄떡하게 된다.
탄탄한 원작이 있는 작품을 다른 장르로 변용하기란 쉽지 않다. 원작과의 비교가 큰 부담이다. 원작의 분위기를 살려야 하면서도 본연의 매력을 구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방대한 장편 소설을 꽤 효과적으로 압축한 편이다. 한정된 시간 안에 한편의 대서사시를 큰 무리없이 구현해 시간이 흐를수록 몰입하게 한다.
주인공 버들 역을 맡은 이예은부터 이수정, 주다온 등 배우들도 원작 속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높은 연기를 선보인다.
다만 결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인물들이 어떤 엔딩을 맞은 것인지 분명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명확한 설명이 없어 원작을 보지 않은 관객은 고개를 갸웃할 듯하다. 같은 엔딩을 보면서도 다른 결말로 이해할 수 있으니 주의.
(송화가 죽은 건지 아니면 고국으로 돌아간 건지, 왜 버들의 딸을 송화가 안고 있는 건지 물음표 가득 => 원작 소설을 읽으면 알 수 있다.)
초연과 비교해 세세한 부분이 달라졌다.
소설과는 거의 대부분의 흐름이 비슷하지만 송화 남편 캐릭터에 차이가 있고 준혁 캐릭터를 새로 넣기도 했다. 버들의 딸 펄의 서사는 과감히 쳐냈다.
넘버가 극에 이질감 없이 녹아든다. 아름다운 하와이 해변, 별이 있는 밤바다 등 영상으로 구현한 배경이 예쁘다. 회전 무대도 적절히 이용했다.
한 줄 감상= 역경과 고난 속 먼 이국땅에서 피어난 세 여자의 워맨스.
사진= 세종문화회관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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