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항만공사, 친환경 에너지 허브로 재탄생
울산항이 친환경 에너지 허브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동안 연간 물동량의 80%를 석유에 기반한 액체화물 처리에 집중했으나 앞으로 액화천연가스(LNG), 메탄올, 수소 등 친환경 연료 저장 및 공급 인프라 확충을 강화하고 있다.
26일 울산항만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현재 신사업 중 하나인 'LNG벙커링 사업'을 울산항에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LNG를 선박용 연료로 주입하는 것으로 현재 총사업비 1조6000억원을 투입해 북신항 에너지 허브 1단계 터미널과 LNG 벙커링 전용 부두를 건설하고 있다. 이 터미널은 LNG의 도입·저장·공급을 원스톱으로 수행을 담당한다. 공사는 이를 기반한 SK가스, 국내 해운사 등 3자 합작법인을 설립해 동남권 거점 LNG 벙커링 기지 역할을 선점할 계획이다.
울산항에선 최근 차세대 친환경 선박 연료로 주목받고 있는 그린 메탄올을 세계 최초로 컨테이너선에 공급하기도 했다. 벙커링 서비스의 신시장 개척의 첫걸음을 내디딘 셈이다. 메탄올은 기존 연료 대비 황산화물을 100% 저감할 뿐만 아니라 질소산화물 80%,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생산 과정에 따라 최대 95%까지 줄일 수 있다. 세계 최초로 그린 메탄올 연료를 공급받은 덴마크의 '에이피 몰러 머스크' 그룹의 선박은 현대미포조선에 발주한 2100TEU급(1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 컨테이너선으로 머스크 그룹이 국내 조선소에 건조를 의뢰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 선박 19척 중 첫 번째다.
이번 성과는 해양수산부가 국내 친환경 선박 연료 산업 활성화를 위해 '항만 내 친환경 선박 연료 실증사업' 등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이뤄졌다. 또 공사가 친환경 연료 공급을 위해 해운선사, 조선사, 탱크터미널, 친환경 선박 연료 제조사 등과 행정절차 등을 이행하고, 안전사고 예방조치 등 다각도로 준비해온 결과다. 앞서 해당 선박은 울산본항 8부두에서 바이오디젤 1250t도 공급했다. 공사는 "이는 폐식용유 90만개(가정용 1.8L 기준)를 활용한 규모로 자원 재활용을 통한 선박 연료를 공급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무탄소 대응 선제적 수소 허브 구축
공사는 현재 울산 북신항에 해외에서 생산하는 그린수소(암모니아)를 국내로 수입·공급하는 수소 기지 구축에도 집중하고 있다. 브릿지 연료인 LNG, 메탄올을 넘어 수소까지 친환경 연료를 확장하는 셈이다. 당초 해당 지역은 박근혜 정부 시절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된 '동북아 오일 허브' 사업 예정지로 액체, 화학제품 처리 예정지였다. 하지만 공사는 미래 수소 수입 물량에 대처하기 위해 울산 북신항의 3개 선석을 수소 클러스터로 지정해 개발 중이다.
공사는 이를 '울산항 그린 수소(암모니아) 물류허브 육성 사업'으로 명명하고, 해외 그린 수소의 수입 밸류체인을 구축해 청정 수소·암모니아 수입 거점 항만으로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공사는 2021년 초부터 총사업비 850억원을 투입해 5만t급 1개 선석을 우선 구축해 관련 저장 시설을 건설 중이다. 완공은 올 연말 예정이다. 배후부지는 2027년까지 매립을 완료하고, 2030년 이전에 수소 터미널을 완료할 계획이다. 울산항 배후에는 발전사, 정유사, 제련기업 등 친환경에너지 수요가 많아 사업성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항, 안전사고 계량화로 체계적 관리공사는 하역안전지수 등을 산정해 울산항의 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공사는 지난 3월 하역사와 워킹그룹과 본격적인 실증을 통해 부두 운영사별 하역안전지수를 데이터화하고, 산업재해 저감 실적과 하역안전지수 산정 등급 변경 추이를 비교해 신뢰도를 분석하고 있다. 해당 데이터 분석을 통해 부두에서 취급하는 화물의 위험도와 물동량 대비 산업재해 발생 건수를 하역안전지수에 반영해 부두의 안전 등급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공사는 울산항 하역안전지수를 국내 모든 항만에 적용해 오는 2025년까지 전국 무역항 하역 안전 지수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재균 울산항만공사 사장은 "울산항이 동북아 최대 친환경 에너지 허브항만으로서 입지를 착실히 다지고 안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친환경 에너지를 선도하는 글로벌 항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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