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아프지 않게 제발 도와주세요" 어느 초등생의 호소문

초등생이 쓴 실내금연 호소문 화제
"담배 연기 때문에 새벽에 깨기도"

한 초등학생이 이웃의 실내 흡연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며 호소문을 올려 화제다. 초등생은 자신은 층간 소음에 주의하라고 혼이 나는데 왜 어른들은 이웃을 배려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26일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인스타그램에는 '아파트 집안 내 흡연 관련 초등학생 호소문'을 캡처한 사진이 올라왔다. 초등생이 고통스러운 심경을 담아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간 것이다.

사진 출처=보배드림 인스타그램

학생은 “우리 엄마 아빠는 이웃이 불편할까 봐 ‘뛰지 말아라, 의자 끌지 말아라, 실내화 신고 다녀라’ 하고 저를 혼내시는데 우리 이웃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담배 연기로 저를 괴롭힙니다”며 “억울한 건 이런 이웃 때문에 엄마 아빠한테 혼나는 것”이라고 썼다. 담배 연기라는 단어는 빨간색으로 쓴 후 형광펜으로 강조하기까지 했다.

이어 “이젠 저도 새벽에 깨는 것이 습관이 되고 있어요. 제발 머리 아프지 않게 목 아프지 않게 제발 도와주세요”라고 했다.

세대 내 흡연은 화장실 환풍구나 창문을 통해 이웃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자명하지만 실질적 규제 방안은 전무하다. 공동주택관리법 제20조 2항은 '공동주택 입주자 등은 발코니, 화장실 등 세대 내 흡연으로 다른 입주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을 뿐이다.

세대 내 흡연은 물론 공동생활 공간에서의 흡연 제재도 쉽지 않다. 공동주택 주민 2분의 1 이상이 동의할 경우 계단, 복도, 엘리베이터, 지하 주차장 4곳에 대해 자율적으로 금연 구역 지정이 가능하지만 무용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흡연 단속은 현장 적발이 원칙이라 신고 접수 후 현장을 가보면 흡연이 끝나있어 사실상 단속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주민들의 자체적 협조에만 기대는 실정이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