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작전’ 김성훈 감독의 개와 늑대의 시간 [IS인터뷰]
정진영 2023. 7. 26. 06:30
영화 ‘비공식작전’은 재미있는 작품이다. 김성훈 감독의 작품이라는 걸 알고 보면 더 그렇다. ‘끝까지 간다’, ‘터널’ 등으로 굉장히 단순하고 응축된 형태의 서스펜스를 보여줬던 김성훈 감독은 ‘비공식작전’에서 보다 스케일 커진 액션을 보여준다.
물론 김성훈 감독만의 색도 있다. 김 감독은 최근 영화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비공식작전’에서도 역시 섬세하게 표현하고 예민하게 그리려 했다고 이야기했다. 다소 스케일이 커졌지만 김성훈 감독 특유의 디테일은 살아 있다.
물론 김성훈 감독만의 색도 있다. 김 감독은 최근 영화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비공식작전’에서도 역시 섬세하게 표현하고 예민하게 그리려 했다고 이야기했다. 다소 스케일이 커졌지만 김성훈 감독 특유의 디테일은 살아 있다.
낮의 붉음과 밤의 푸름이 섞여 있는 시간. 어쩌면 ‘비공식작전’은 김성훈 감독에게 개와 늑대의 시간 같은 작품일지 모른다. 그간 여러 작품을 통해 보여줬던 서스펜스, 유머, 액션이 담겨 있고 카체이싱처럼 새롭게 도전한 부분도 있다.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하정우)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주지훈)의 버디 액션 영화다. 하정우가 19개월 만에 납치된 외교관이 살아있다는 연락을 받은 후 그를 구하러 홀로 레바논으로 떠나는 흙수저 외교관 민준을, 주지훈이 산전수전 다 겪은 판수 역을 맡아 호흡을 맞췄다.
“비행기에서 시나리오를 5~10페이지 정도 봤어요. 원안부터 그런 구성이더라고요. 밑도 끝도 없이 납치되는 것. 제가 영화를 통해서 이룩하고 싶은 것들이 있거든요. ‘비공식작전’은 제가 해봤던 것은 물론 안 해봤던 새로운 것들까지 해볼 수 있는 도화지 같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끝까지 간다’가 어떤 작품인가. 기대 않고 봤다가 111분을 삭제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345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평점도 8.83에 달한다. 안 본 사람은 있어도 나쁘게 본 사람은 없다는 게 중론. 그리고 2년 뒤 붕괴로 터널 속에 갇힌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터널’로 712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좁고 한정된 공간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 타이트한 전개와 긴장감으로 김성훈 감독의 작품은 마니아를 넘어 대중에게 두루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김성훈 감독은 넷플릭스 ‘킹덤’과 ‘킹덤:아신전’으로 한층 더 대중성을 탑재한 뒤 마침내 여름 텐트폴 ‘비공식작전’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모로코를 배경으로 한 블록버스터에 김성훈 감독의 장기인 심리 추격을 녹여냈다.
김성훈 감독은 “‘터널’ 이후에 ‘킹덤: 아신전’을 하긴 했지만, 코로나19 상황이라 오프라인 행사가 없었다”며 “‘터널’ 이후 관객들과 접점을 갖는 게 약 7년 만이라 많이 긴장된다”고 이야기했다.
‘비공식작전’에선 하정우와 주지훈이 남다른 케미를 보여준다. 김성훈 감독에 따르면 “아내보다도 나를 더 잘 아는 배우들”이라 현장에서도 척하면 척이었다. 김성훈 감독이 갖고 있는 장기와 새로움, 그 두 가지를 버무리는데 적격인 배우들이었다. 김 감독은 “과거로 돌아가 다시 선택할 수 있다 하더라도 두 배우를 선택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헀다.
배우들의 호흡이 좋을 때 특히 빛나는 건 액션신 등 합을 예민하게 맞춰야 하는 부분이다. 127회차, 모로코에서만 70회차를 찍었을 정도로 쉽지 않은 작품이지만 두 배우는 군소리 없이 촬영에 임했다. ‘비공식작전’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낮 카체이싱 장면은 골목길 4회차, 계단 6회차, 소스 촬영 등을 포함해 25회차 가량 촬영했을 만큼 공을 들였다.
이런 한편 김성훈 감독 특유의 섬세함을 보여주는 장면은 따로 있다. 민준이 저녁 무렵 판수를 따라가는 저녁 카체이싱 장면이다. 낮과 밤이 모두 살아 있는 매직아워를 라이트 없이 담기 위해 매일 10분에서 30분씩 촬영을 했다. 그렇게 14일 동안 해질 무렵에 나간 끝에 아름다운 저녁 카체이싱 장면이 완성됐다.
“그게 무슨 영화의 본질이겠습니까만은 저는 영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었거든요. 제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관객들게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이었어요. 그래서 가성비가 떨어져도 도전해 본 거죠. 영화를 보시다 보면 정말 어떤 영화에서도 보기 힘든 아름다운 밤 장면을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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