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남미 지역 中 영향력 저지 법안 추진

전웅빈 2023. 7. 26.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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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가 미주지역 최대 국제 금융기구인 미주개발은행(IDB)에 대한 중국의 과도한 개입을 억제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남미·카리브해 지역에서의 중국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초당적 조치다.

그러나 중국은 IDB를 통해 남미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매우 증가시켰다는 게 의원들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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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가 미주지역 최대 국제 금융기구인 미주개발은행(IDB)에 대한 중국의 과도한 개입을 억제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남미·카리브해 지역에서의 중국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초당적 조치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갤러거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은 25일(현지시간) IDB에서 중국이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목록과 기구 내 중국 영향력과 개입 범위 및 규모, 이를 막기 위한 미국 정부의 행동 계획 등을 담은 보고서를 재무부가 2년마다 제출토록 하는 내용의 ‘IDB투명성법’을 대표 발의했다.

갤러거 위원장은 성명에서 “중국 공산당은 (남미에서) 자신들의 지정학적, 경제적, 기술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오랫동안 미주 개발 은행을 악용해 왔다”고 밝혔다.

이번 법안에는 민주당 소속 밥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장 등 12명 이상의 민주당과 공화당 상·하원 의원들도 참여했다.

메넨데스 위원장은 성명에서 “중국이 서구 전역에서 강압적인 경제 의제를 추진하기 위해 경제적 도구를 계속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IDB의 무결성을 보호하고 베이징의 간섭에 방해받지 않고 IDB의 중요한 업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다자간 개발은행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다루는 첫 번째 조치”라며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미 (중국을 억제하기 위한)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이 법안은 이를 강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회는 IDB에서 가장 큰 의결권을 지닌 미국이 중국 기업에 대한 프로젝트 수주를 제한하고, 중국의 IDB 지분 인수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정부가 더 큰 노력을 기울이기를 원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은 IDB에서 약 30%의 의결권을 지닌 최대 주주다. 중국은 2009년 48번째 회원국으로 참여했다. 현재 지분율은 0.1%에 그친다. 그러나 중국은 IDB를 통해 남미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매우 증가시켰다는 게 의원들의 생각이다.

실제 보스턴대 국제개발정책센터 분석에 따르면 남미·카리브해 지역 국가들은 지난해 중국에 1840억 달러를 수출하고, 2650억 달러 상품을 수입했을 정도로 교역 규모가 커졌다. 엘리케 두셀 피터스 멕시코 국립 오토노마대 교수는 “중국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등 남미 많은 국가에서 이미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가 됐고, 리튬 등 원자재와 석유, 가스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서 매우 역동적인 투자자가 됐다”고 말했다.

중국과 남미 지역 국가의 외교 관계도 두터워졌다. 지난 3월엔 온두라스가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파나마, 도미니카공화국에 이어 대만과 외교를 단절한 남미 국가가 됐다. 이 때문에 중미 지역의 또 다른 다자 개발은행인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에 참여하고 있는 대만 지위도 흔들리게 됐다. 현재 CABEI 창설 5개국 중 대만과 외교 관계를 수립한 곳은 과테말라 한 곳뿐이다.

한편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이날 윌슨센터 대담에서 “우리는 중국과 가능한 한 어디에서든 거래하고 거래를 장려해야 하지만 우리가 지켜야 하는 분야는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하이 디즈니랜드, 중국 스타벅스 매장 등을 언급하며 “중국에 커피나 건강, 미용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국가안보에 위험이 되지 않고 미국에 일자리를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의 위협과 전략경쟁에 대해 눈을 크게 뜨고 경계해야 한다”며 중국의 첨단 기술 확보를 저지하기 위한 동맹 협력을 강조했다.

러몬도 장관은 또 “올여름에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며 우리는 일정을 확정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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