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BSI 93.5 '부진'…반도체 경기전망은 11개월만에 첫 회복

국내 기업들의 8월 경기전망이 여전히 부정적이라는 신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투자와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업계 경기전망이 11개월만에 처음으로 회복세로 돌아섰다.

26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8월 BSI 전망치가 93.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BSI 전망치는 작년 4월(99.1)부터 기준선 100을 17개월 연속 밑돌고 있다. BSI는 기준점인 100보다 높으면 전월대비 긍정적 경기 전망을,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 경기 전망을 나타낸다.

7월 BSI 실적치는 94.9를 기록해 작년 2월(91.5)부터 18개월 연속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8월 업종별 BSI는 제조업(91.8)과 비제조업(95.2)이 동반 부진했다. 지난달 비제조업 BSI는 101.6으로 2022년 5월(102.0) 이후 14개월 만에 기준선을 넘었다. 하지만 한 달 만에 다시 기준선 아래로 내려가 부정적인 경기전망을 보여줬다. 제조업은 2022년 4월(94.8)부터 17개월 연속 기준선 밑에 있다.

제조업 가운데 식음료, 의약품, 전자·통신장비 등 3개 업종이 BSI 기준선 100에 걸쳤다. 특히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장비(100.0) BSI는 2022년 9월(117.6)이후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선을 회복했다. 나머지 제조업 7개 업종(▲금속 및 금속제품(82.1), ▲비금속 소재 및 제품(83.3),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85.0), ▲목재·가구(85.7),▲섬유·의복(92.3), ▲자동차·기타운송장비(93.9), ▲석유정제·화학(96.4))은 기준선 100 미만으로 업황 부진을 예고했다.

내수(95.4), 수출(93.5), 투자(94.4) 등 경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주요 부문들이 여전히 부정적 경기전망을 나타내고 있다. 2022년 7월부터 14개월 연속 내수·수출·투자가 모두 기준선을 넘지 못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기업들이 경기침체 지속으로 인한 매출 둔화와 재고 증가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기심리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업활력 제고를 위해 규제혁신을 과감히 추진하는 한편, 노동시장 개혁과 세제경쟁력 개선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