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간 곳마다 경제 일어났다...Fed도 꽂힌 '10억불 보증수표'
우리는 모두 테일러 스위프트의 경제 안에 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도 스위프트의 행보에 주목한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34)가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이같이 표현했다. 지난 3월부터 다음 달 9일까지 미국 전역을 돌며 진행하는 콘서트 '디 에라스(The Eras)'가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현상을 조명하면서다. WSJ는 "20여 개 도시에서 호텔·음식점 등의 수요가 코로나19 확산 전 수준까지 회복됐다"며 "테일러 스위프트가 오면 팬들이 내수를 진작시키는 이른바 '테일러노믹스(Taylornomics·테일러와 경제의 합성어)'"라고 소개했다.
WSJ에 따르면, 총 52차례 열리는 이번 콘서트의 수익은 10억 달러(약 1조 29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부터 5년째 이어오는 엘튼 존의 콘서트 수익(약 8억 8000만 달러)을 상회하면서 사상 최대 규모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스위프트가 일으키는 돌풍에 미 연준(Fed)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연준이 발표한 경제동향보고서 베이지북에는 스위프트 콘서트가 창출한 경제적 가치가 언급됐다. 지난달 공연이 열렸던 신시내티에선 호텔 예약률이 98%, 총 매출이 260만 달러(약 33억 원)에 달했다. 라스베이거스·미니애폴리스 등에서도 호텔 수요가 코로나19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카고 투어 기간엔 대중교통 이용률이 4만 3000회 추가 발생했다. 지난 5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은 "지역 전체의 관광업이 둔화하던 중 스위프트의 콘서트가 열리면서 호텔·식당 매출이 코로나19 확산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스위프트가 향후 호주·유럽·남미 등 해외 공연을 계획하면서 테일러 효과는 전 세계로 번지는 모양새다. 글로벌 공연 티켓 판매회사 티켓 마스터는 이달 초 스위프트의 프랑스 콘서트 표 예매일을 앞두고 홈페이지 서버가 마비돼 판매를 미뤄야 했다. 항공사 에어뉴질랜드는 내년 2월 콘서트가 열리는 호주행 비행기 예약이 급증해 항공기 14편을 추가 편성했다고 밝혔다. 지난 6일(현지시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캐나다에서도 스위프트 공연을 해 달라"는 취지의 글을 온라인에 올렸다가, 전례 없는 산불 사태 중에 경솔한 발언을 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스위프트는 성공한 가수일 뿐 아니라 비즈니스에서도 수완을 보여줬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앨런 크루거 프린스턴대 교수는 2019년 펴낸 책 『로커노믹스(Rockonomics)』를 소개하며 "(스위프트는) 예술의 희소성을 가장 잘 이용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2017년 스위프트는 6집 앨범을 발매하며 3주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중단한 뒤, CD를 사거나 음원을 다운로드 받아야만 자신의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했다. 앞서 2014년엔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인 스포티파이를 상대로 "수익을 공정하게 배분하자"며 음원 제공을 중단하기도 했다. 그는 콘서트 표도 오랜 기간 분할 판매해 온라인 등에서 재판매되지 않게 했다.
스위프트는 17세에 데뷔한 이래 앨범 판매량, 콘서트 규모, 수상 경력 등 여러 분야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2010년 3집 앨범을 발매하며 전곡을 작사·작곡·편곡해 주목받았다. 여성 가수로는 최초로 세 차례(2010·2016·2021년) 그래미 어워드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했고, 빌보드 메인 차트인 '빌보드 200'에 통산 12번 오르며 여성 가수 최다 기록을 세웠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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