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킵 고잉!" 감독의 함박웃음 이끌어낸 외인, 한국어로 "우승 차지하자" 다짐
윤승재 2023. 7. 26. 06:00
“킵 고잉(keep going), 킵 고잉!”
수훈 선수 인터뷰 중인 외국인 투수의 뒤로 감독이 다가왔다. 만개한 웃음과 함께 선수를 부른 사령탑은 영어로 “계속 이렇게 해”라면서 그를 격려했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의 응원을 들은 웨스 벤자민(KT)은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고 답했다.
벤자민은 지난 2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103개의 공을 던져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벤자민은 시즌 10승(3패)을 달성했다.
천적다운 피칭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LG를 상대로 통산 4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했던 벤자민은 이날도 천적 모드를 이어가며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다. 최고의 피칭이라 평가받았던 개막전(6이닝 2피안타 1실점 비자책) 투구보다도 더 좋은 내용과 결과로 시즌 10승을 수확했다. 공교롭게도 그날 상대 역시 LG였다.
경기 후 만난 벤자민은 “지난해 투구 매카니즘으로 돌아간 것이 주효했다”라고 돌아봤다. 사실 벤자민은 개막전 호투 이후 부진을 거듭했다. 4월 5경기에서 2승(2패)을 거뒀지만 평균자책점 5.60으로 좋지 못했고, 5월 5경기에서도 4.26을 기록했다. 6월까지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도 개막전을 제외하고 세 차례 밖에 없었다. 벤자민을 향한 이강철 감독의 주름도 깊어져만 갔다.
하지만 벤자민은 7월 들어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5일 LG전에서 5와 3분의 1이닝 2실점(1자책)으로 호투하며 승리를 챙긴 벤자민은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11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7과 3분의 2이닝 6피안타 11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면서 부활에 성공했다. 벤자민은 후반기 첫 경기인 25일 LG전에서도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분위기를 이어갔다.
벤자민은 “오프 시즌 때 팔 각도를 낮춰 구속을 높이는 데에 중점을 뒀는데, (시간이 갈수록) 타자들이 공을 많이 고르면서 불리해지더라”라면서 “최근 팔각도를 다시 높였다. 구속은 낮아졌지만 커맨드가 좋아졌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스타 휴식기 동안 불펜 포수들과 캐치볼을 많이 했는데, 오늘 긍정적인 투구로 이어진 것 같다. 불펜 포수들에게 고맙다”라고 전했다.
LG전에 유독 강한 이유에 대해 벤자민은 “LG의 좌타자가 많기 때문에 아마 조금 더 좋은 결과를 얻는 거라고 생각한다”라면서 “나는 어느 팀이든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던질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KBO리그에서 뛰면서 나도 타자들 정보를 많이 알게 됐다. 포수(장성우) 믿고 던지는데 (결과가 좋아) 자신감이 높아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우여곡절 끝에 얻은 10승. 팀 동료들은 그에게 10승 기념구까지 챙겨줬다. 벤자민은 “동료들에게 항상 고맙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내가 잘 못 던질 때 득점을 많이 내줘서 이겼던 경기가 많았다. 팀 동료들에게 10승의 공을 돌리고 싶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유창한 한국어로 “우승 차지하자!”라고 말하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수원=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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