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안 할게, 만질래요?” 택시기사 성추행한 20대女

지난 17일 전남 여수에서 여성 승객 A씨가 자신의 다리를 만져달라며 택시기사 B씨를 성희롱하는 모습. MBC 보도화면 캡처

한밤중 택시를 타서 느닷없이 자신의 다리를 만져달라며 60대 택시기사를 성추행한 여성 승객의 신원이 파악됐다.

25일 전남 여수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여수시 웅천동 일원에서 택시기사 성추행 피의자로 20대 여성 A씨가 특정됐다. A씨의 신원이 확인된 만큼 경찰은 조만간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택시 블랙박스 영상과 기사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A씨에 대해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 중이다. 합의금을 노린 계획범행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지난 17일 택시기사 B씨(64)로부터 관련 고소장을 접수하고 8일째 추적을 벌인 끝에 이날 A씨를 거주지에서 붙잡았다. 그는 사건 당일 하차한 위치에서 300m 떨어진 지점에서 살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전남 여수에서 여성 승객 A씨가 자신의 다리를 만져달라며 택시기사 B씨를 성희롱하는 모습. MBC 보도화면 캡처

사건은 지난 5월 24일 오전 1시30분쯤 전남 여수에서 발생했다. 당시 택시 뒷좌석이 아닌 조수석에 앉은 A씨는 택시가 목적지로 이동하는 동안 갑자기 블랙박스를 꺼달라고 요구했고, 택시기사 B씨는 블랙박스를 임의로 끌 수 없다며 거절했다.

그러자 A씨는 목적지에 도착해 택시비를 계산한 뒤 갑자기 B씨에게 “다리 만지실래요? 만져보세요. 바로 내리게”라고 말했다. B씨의 오른팔을 잡아 자신의 허벅지 쪽으로 끌어당기기도 했다.

B씨가 계속 거부하자 A씨는 “경찰에 절대 신고하지 않겠다” “나 꽃뱀 아니다” “만져만 달라”며 끈질기게 요구했다. 5분여간 실랑이를 벌인 끝에 A씨는 택시에서 내렸다. 이 같은 상황은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찍혔다.

B씨는 “택시 운전 40년에 이런 일은 처음 겪었다”며 “제가 야간 영업을 많이 했는데 그 일이 있은 후 여자 손님만 타면 계속 불안했고, 최근에는 회사도 그만뒀다. 그 일로 항상 불안하고, 혹시 (일이) 잘못될까 봐 지금도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다”고 최근 언론에 토로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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