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해저케이블 공급대란 조짐… 몸값 뛰는 전선 메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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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케이블 생산력을 갖춘 소수의 '전선 메이저' 몸값이 들썩이고 있다.
25일 전선 업계에 따르면 오는 2040년까지 미국과 유럽 내 초고압 송전용 해저케이블의 수요·공급 격차는 지속적으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선 메이저들이 지역 내에 포진한 유럽과 달리 자국 국적의 해저케이블 생산 기업이 없는 미국의 우려는 더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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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장벽 높은 탓 자체 조달 차질
새 정책적 유인책 나올지 주목
해저케이블 생산력을 갖춘 소수의 ‘전선 메이저’ 몸값이 들썩이고 있다. 풍력발전 같은 신(新) 재생에너지 발전의 증가로 해저케이블 수요는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공급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해저케이블 자체 조달이 갈수록 어려워질 전망이다.
25일 전선 업계에 따르면 오는 2040년까지 미국과 유럽 내 초고압 송전용 해저케이블의 수요·공급 격차는 지속적으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연간 해저케이블 예상 부족량(예상 수요-예상 공급)은 2030년 410㎞(1160㎞-750㎞), 2040년 2303㎞(3053㎞-750㎞)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유럽의 경우 2030년, 2040년에 각각 181㎞(2310㎞-2129㎞), 1280㎞(4559㎞-3279㎞)의 해저케이블이 부족할 것으로 관측된다.
해저케이블 수요 급증은 ‘정해진 미래’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지구 둘레(약 4만㎞)를 다섯 바퀴 이상 감을 수 있는 길이(약 23만㎞)의 해저케이블이 30년간 추가 설치된다고 내다봤다. 대표적으로 해상풍력 단지 신규 건설은 ‘전선 먹는 하마’다. 바다 위에 새로운 풍력 발전소를 지으면, 지상의 전력 수요처 및 전력망과 연결해야 한다.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해저케이블이 한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해상풍력 용량이 2020년 34기가와트(GW)에서 2030년 228GW로 뛰고, 2050년 1000GW를 넘어선다고 본다.
국가·대륙 간 연결도 해저케이블 수요를 자극한다. LS전선은 지난 5월 네덜란드 국영 전력회사 테네트에 2조원 규모 초고압직류송전(HVDC) 전선을 납품하기로 했다. 납품된 해저·지중케이블은 북해 해상풍력단지와 유럽 내륙을 연결하는 데 사용될 뿐 아니라,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내륙국 간 전력망 연결에도 쓰인다.
그러나 해저케이블 공급은 느리게 늘고 있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하고,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서다. 소수의 전선 메이저들이 해저케이블 시장을 지배하는 이유다. 전 세계에서 대규모 송전용 해저케이블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LS전선(한국), 프리즈미안(이탈리아), 넥상스(프랑스), NKT(독일), 스미토모(일본) 등 6개뿐이다. 이 가운데 LS전선, 프리즈미안, 넥상스, NKT의 시장 점유율이 85%에 이른다. 미국에 해저케이블 생산공장을 보유한 기업은 넥상스가 유일하다. 프리즈미안은 미국에서 신규 공장을 짓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시행하면서 미국산 부품 비중이 20%만 넘으면 해상풍력 관련 세제 혜택을 주도록 했다. ‘40%’를 넘어야 하는 태양광, 전기차·배터리 등의 분야보다 기준을 완화한 것이다. 기준을 낮춰도 진입장벽이 높은 탓에 ‘미국산 해저케이블’ 조달은 사실상 쉽지 않다. 전선 수급은 탈(脫)탄소 경제로의 이행, 전력망 안정 등과 직결하는 ‘안보 이슈’로 여겨진다. 전선 메이저들이 지역 내에 포진한 유럽과 달리 자국 국적의 해저케이블 생산 기업이 없는 미국의 우려는 더욱 크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장거리 송전용 해저케이블을 생산하는 LS전선 측은 “미국 및 유럽 진출과 관련해 당장은 구체적 계획이 없다. 다만 현지 시장 상황, 새로운 정책적 유인책이 제시될 가능성 등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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