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블랙홀’ 전락한 IPO 시장… 40개 기업 시총 90조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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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스피 기업공개(IPO) 시장이 증시 자금을 대거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2020년 이후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기업 61개 중 40개가 상장 직후 대비 모두 90조원가량 시가총액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2023년 7월까지 3년6개월 간 코스피에 상장한 기업은 모두 61개다.
이들 기업은 상장 이후 코스피 지수 낙폭보다 더 크게 주가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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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운영 부실 투자자에 떠넘겨
거래소, 상장심사 좀더 치밀해야
국내 코스피 기업공개(IPO) 시장이 증시 자금을 대거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2020년 이후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기업 61개 중 40개가 상장 직후 대비 모두 90조원가량 시가총액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SK하이닉스(시총 3위) 1개, 현대자동차(시총 8위) 2개와 맞먹는 규모다. 일부 기업은 IPO로 자금을 조달하고도 ‘매출 0원’을 지속하거나, 자금난에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일반 투자자들 피해를 초래했다.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기업이 ‘졸속상장’되면서 오히려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2023년 7월까지 3년6개월 간 코스피에 상장한 기업은 모두 61개다. 이 중 40개 기업의 시가총액은 상장 시점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들 기업은 상장 이후 코스피 지수 낙폭보다 더 크게 주가가 떨어졌다. SD바이오센서의 경우 코스피가 19.8% 빠지는 동안 주가는 81.1% 빠졌다. 카카오페이는 코스피가 11.7% 하락하는 동안 주가가 71.6% 떨어졌다. 아주스틸, 일진하이솔루스, 카카오뱅크, 한컴라이프케어는 코스피가 10%대 하락률을 보이는 동안 60~70%대 낙폭을 기록했다.
그만큼 시총도 쪼그라들었다. SD바이오센서는 2021년 7월 16일 상장 이후 지난 24일 기준 시총이 81.0% 빠졌다. 교촌에프앤비(-74.3%), 카카오페이(-73.8%), 아주스틸(-73.6%), 일진하이솔루스(-70.1%) 등도 주가가 반토막났다.
코스피 추이에 역행하면서 시총이 줄어든 곳도 많았다. 2022년 12월 22일 상장한 바이오노트의 시총은 지난 24일 기준 상장 당일 직후와 비교해 46.5% 빠졌다. 이 기간 코스피는 11%가량 뛰었지만 바이오노트 주가는 44.7% 빠졌다.
SK바이오팜 역시 상장 직후 대비 약 33%의 시총이 빠졌다. 코스피가 23% 오르는 동안 SK바이오팜 주가는 49.8% 떨어졌다. 교촌에프앤비는 코스피가 6% 오르는 동안 주가가 73.3% 빠지면서 시총은 74% 증발했다.
이 같은 현상은 당초 기업 가치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2월 5일 상장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상장 이후 줄곧 매출 ‘0원’을 기록 중이다. 아주스틸은 올해 들어서만 유상증자를 두 차례 단행했다. 최근 기존 주주 대상 없이 일반 공모로만 유증을 단행한 SD바이오센서도 마찬가지다. 대주주들의 기업 운영부실 책임이 일반 투자자들에게 떠넘겨지는 셈이다. 상장 심사를 맡고 있는 거래소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 기대감을 등에 업고 이뤄지는 IPO는 자금 수급을 교란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편득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최근 금융당국의 공모주 가격제한폭 확대로 이 같은 추세가 더 심화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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