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하나될 미래 꿈꾸며… 교계, 곳곳서 평화 염원 행사

양민경,임보혁,조승현 2023. 7. 26.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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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협정 70년을 맞아 민족의 아픔을 기억하고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한국교회 행사가 곳곳에서 열렸다.

임 목사는 "6·25전쟁으로 우리 민족 600여만명이 죽거나 다쳤지만 지난 70년간 한국교회는 피로 얼룩진 공동체의 아픔을 제대로 보듬지 못했다"며 "한반도가 평화로 새롭게 서도록 나부터 죄 덩어리임을 자백하자. 또 공동체의 죄를 함께 회개하고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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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 70주년]
공동체 아픔 품지 못한 죄 참회하고
유엔 참전용사 초청해 감사 표하고
25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개최된 ‘DMZ 국제평화연합예배’에서 참석자들이 복음 통일을 염원하며 찬양을 부르고 있다. 파주=양민경 기자


정전협정 70년을 맞아 민족의 아픔을 기억하고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한국교회 행사가 곳곳에서 열렸다. 공동체의 아픔을 품지 못한 죄를 참회하는 한편 유엔 참전용사를 초청해 이들의 헌신에 감사를 표했다. 동시에 남북한 대화의 물꼬를 터 갈등 국면을 해소하고 한반도 평화를 도모할 것을 촉구했다.

㈔평화한국(대표 허문영)은 25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DMZ 국제평화연합예배’와 ‘정전 70년 평화콘서트’를 열었다. 한국기독교통일선교회와 대한민국기독교원로의회가 공동 주최한 예배에선 임다윗 충만한교회 목사가 설교자로 나섰다. 임 목사는 “6·25전쟁으로 우리 민족 600여만명이 죽거나 다쳤지만 지난 70년간 한국교회는 피로 얼룩진 공동체의 아픔을 제대로 보듬지 못했다”며 “한반도가 평화로 새롭게 서도록 나부터 죄 덩어리임을 자백하자. 또 공동체의 죄를 함께 회개하고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주최측 추산 1200명이 참석한 이번 예배엔 이정익 실천신학대학원대 총장과 김승욱 할렐루야교회 목사, 김상복 전 세계복음주의연맹 총재 등 국내 선교·통일 분야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분단 극복과 복음 통일 염원이 담긴 ‘정전 70년 선언문’도 공개했다. 선언문엔 “한국교회가 70년 통한의 역사를 치유하고 복음 통일로 이끌지 못한 걸 회개하며 앞으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교회연합과 국민통합, 민족통일을 위해 온 힘을 다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예배 후 이어진 콘서트에선 가수 소향이 출연해 청아한 고음으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콘서트엔 남북한 출신 CCM 가수로 구성된 ‘남북유나이티드’도 무대에 올라 의미를 더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마련한 ‘유엔 참전용사 초청 감사조찬회’에서 이영훈(가운데) 목사와 참전용사 등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신석현 포토그래퍼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는 방한 중인 유엔 참전용사에게 감사를 전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교회와 국가보훈부, 한미동맹재단이 공동 주최한 ‘정전협정 70주년 기념 유엔 참전용사 초청 감사조찬회’에는 미국 영국 캐나다 등 21개국 참전용사 64명과 이들 가족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참전용사 가운데는 인천상륙작전과 장진호전투에 참전한 해럴드 트롬(95·미국)씨와 패티릭 핀(92·미국)씨, 고든 페인(92·영국)씨 등 90대 고령자가 포함됐다.

이날 서울 송파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조찬회에서 이영훈 목사는 “대한민국 수호를 위해 헌신한 유엔 참전용사와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에 자유 민주주의가 뿌리내린 건 지난 70년간 강력한 한·미동맹과 우방국의 협조가 있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분단의 아픔 가운데 있지만 앞으로 한반도가 평화 통일을 이뤄 남북한이 하나 될 미래를 꿈꾼다”고 말했다. 또 “한국교계는 평화적이고 복음적인 평화 통일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독교 통일운동단체인 평화통일연대(평통연대·이사장 박종화 목사)도 이날 서울 용산구 효창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로를 존중하고 현실에 기초한 새로운 평화 구상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남북이 서로의 체제를 인정하고 화해, 협력해 새로운 평화 구상을 구축하자는 게 골자다. ‘상대방 체제를 인정하고 상호 비방을 중지하자’는 내용은 1991년 남북이 합의한 ‘남북기본합의서’ 1조에 언급된 바 있다.

박종화 평통연대 이사장은 “북한에 적대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며 “북한 동포는 미래 기독교 신자이자 선교의 동역자다. 한국교회가 더더욱 이들을 품고 은혜를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민 평통연대 상임대표는 “북한 체제가 옳다고 할 수는 없지만 상대방 체제와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인정해줄 때 평화의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며 “이 첫걸음을 뗀 이후부터 남북 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양민경 기자, 임보혁 조승현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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