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바페, 1조원 줄게 딱 1년만 뛸래?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 알힐랄이 프랑스 파리생제르맹(PSG)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25·프랑스) 영입을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제시했다.
가디언 등 유럽 언론들은 25일 “알힐랄이 이적료 3억 유로(4264억원)를 준비했다. 음바페에게 연봉 2억 유로(2828억원)와 초상권을 포함해 연간 7억 유로(9947억)를 보장하는 조건”이라고 보도했다. 네이마르가 2017년 바르셀로나에서 PSG로 옮길 당시 3146억원을 뛰어넘는 축구 역사상 최고 이적료다. 음바페가 사우디에서 딱 1년만 ‘알바’처럼 뛰고 1조원을 챙긴 뒤 내년 여름에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떠날 수 있는 조건도 포함됐다.
알힐랄이 제시한 연 수입 약 1조원을 따져보면 얼마나 많은 돈인지 더 와 닿는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5833만 유로(828억원), 주급으로 치면 1330만 유로(188억원)다. 매일 통장에 일당 190만 유로(26억원)가 꽂힌다. 매 초당 22유로(3만1260원), 숨만 쉬면 치킨 한마리 값 이상을 벌어 들인다. 데일리 스타는 “음바페가 사우디에서 반 년만 뛰어도 이론적으로 5066억원 가치의 백악관을 구입할 수 있다. 그의 월급이면 가족들과 일주일 반 동안 국제우주정거장에서 655억원짜리 휴가를 즐길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음바페와 외모가 닮은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야니스 아데토쿤보(밀워키 벅스)가 소셜미디어에 “알 힐랄. 음바페와 닮은 나를 데려가도 돼”라는 농담을 섞은 글을 올렸다. NBA 상위 선수 17명의 연봉을 다 합치면 9700억원 정도다. 음바페가 사우디에 진출할 경우 받을 수 있는 9947억에는 못 미친다.
음바페는 PSG와 계약 기간이 내년 6월에 끝나지만 연장 계약을 거부하고 있다. 음바페가 FA(자유계약선수)로 떠난다면 PSG는 이적료를 한 푼도 회수할 수 없다. PSG는 음바페가 이미 내년 여름에 레알 마드리드에 가기로 밀약을 했다고 확신하고 있다. ‘괘씸죄’를 적용해 아시아 투어 명단에서 제외했다.
이런 와중에 사우디 알힐랄이 ‘오일머니’를 들고 등장한 거다. PSG는 2017년 음바페를 데려올 때 투자한 이적료 2500억원을 회수하고도 남기에 두 팔 벌려 환영이다. 자산 규모가 784조원에 달하는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지분을 75% 보유한 알 힐랄은 올여름 칼리두 쿨리발리(전 첼시), 후벵 네베스(울버햄프턴) 등을 데려왔다.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에게 퇴짜를 맞자 음바페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 카림 벤제마(알 이티하드) 등 스타들을 쓸어 모은 사우디 프로축구는 음바페 영입에 성공하면 방점을 찍을 수 있다. ‘미스터 에브리싱’이라 불리는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석유 중심의 산업 구조를 다각화하는 비전과 일치한다.
그러나 사우디의 달콤한 유혹에도 음바페는 시큰둥하다. ESPN은 “PSG가 알 힐랄이 음바페와 협상할 수 있도록 허가했지만, 음바페는 제안에 관심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음바페는 2023~24시즌 PSG에 남기만 해도 1100억원의 보너스를 챙길 수 있기에 느긋하다. PSG는 시즌 내내 음바페를 벤치에 앉히는 초강수를 두려고 한다. 오로지 레알 마드리드만 생각하는 음바페가 사우디에서 뛰느니 차라리 벤치에서 1년을 보내는 걸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프랑스프로축구선수협회는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음바페 편에 서서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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