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감정 복잡해"…사이코패스 검사 거부한 신림 흉기난동범

이보람, 김홍범 2023. 7. 2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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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을 상대로 무차별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조모 씨가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에 열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신림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인 30대 남성 조모(33)씨가 25일 경찰의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를 거부했다.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조씨는 이날 오후 7시 40분쯤 경찰에 “오늘은 감정이 복잡하다”며 검사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당초 경찰은 이날 오후 조씨의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조씨는 예정 시간이었던 오후 1시 30분쯤 경찰에 “자술서를 제출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후 경찰은 조씨가 자술서를 쓸 시간을 준 이후인 오후 7시 25분 검사를 시도했으나, 조씨는 동의했다가 거절하기를 반복하면서 끝내 검사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 대기하던 프로파일러도 결국 철수했다. 경찰은 26일 조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검사를 재시도할 방침이다.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는 냉담함, 충동성, 공감 부족, 무책임 등 사이코패스의 성격적 특성을 지수화하는 검사다. 모두 20문항으로 이뤄졌으며 40점이 ‘만점’이다. 국내에서는 통상 25점을 넘기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한다. 결과가 나오는 데는 열흘 정도 걸린다.

작성하던 자술서는 조씨가 유치장 보관 물품에 맡기면서 경찰이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쯤 신림역 인근 골목에서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30대 남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이어 지난 23일 구속됐다.

그는 범행에 앞서 인근 마트에서 흉기 2개를 훔친 뒤 택시에 탑승해 범행장소인 신림역 인근으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범행 전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고 PC를 고의로 파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계획 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조씨는 체포 직후 경찰에 마약을 복용했다고 진술했다가 번복했으며, 마약 시약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다.

경찰은 오는 26일 신상정보공개위원회를 열어 조씨의 이름과 얼굴, 나이 등 신상 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28일엔 그를 살인 및 살인미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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