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가전, 이제 ‘제품’에서 ‘서비스’로 바뀐다…UP가전 2.0 공개
LG전자가 기존의 가전제품 생산·판매를 벗어나 스마트 홈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사업 전략을 내놨다. 글로벌 가전 시장 침체 속에서 ‘스마트 홈 플랫폼’ 전략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LG전자는 25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업(UP)가전 2.0’ 전략을 공개했다. 기존 제품 중심의 가전 사업을 서비스·구독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까지 확장해 새로운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앞서 LG전자는 가전제품 중심의 기업 체질을 콘텐트와 서비스, 플랫폼 중심으로 전환해 오는 2030년까지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LG전자의 지난해 매출은 65조원이었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이날 “이제 LG전자는 가전제품을 만들어 파는 회사를 넘어서고자 한다”며 “장기적으로 집안에서 일어나는 서비스 전체를 사업 영역으로 보고 스마트 홈에 대한 생태계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1월 UP가전을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선보이며 고객이 가전제품을 구매한 후에도 새로운 기능과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했다. 올 상반기 LG전자의 국내 시장 매출 중 45%가 UP가전 제품이었다.
새롭게 선보이는 UP가전2.0은 ‘초(超)개인화’를 지향한다. 구매하는 순간부터 사용 기간 내내 개인의 취향과 생활 스타일에 맞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강아지를 키우고 필라테스를 즐기는 이용자를 위해 물 온도, 헹굼 횟수, 건조 온도 등을 미리 원하는 조건에 맞게 설정하면 ‘나만의 세탁기’를 만들 수 있다.
초개인화 서비스 제공을 지원하는 스마트 가전용 인공지능(AI) 칩 ‘DQ-C’와 가전 전용 운영체제(OS)도 이날 선보였다. TV가 아닌 별도의 생활가전 전용 OS가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는 이달 출시되는 신형 세탁기·건조기를 시작으로 보급형 제품에도 모두 자체 OS를 탑재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처럼 새로운 기능을 가전제품에 설치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자주 사용하지 않는 기능은 삭제할 수도 있다”며 “개발 기간만 3년이 걸렸다”고 소개했다.
기존의 사업 방식도 바꿔 구독 서비스를 대폭 강화한다. 계약 기간을 3~6년 사이로 자유롭게 설정해 가전제품을 구독할 수 있다. 가사 부담을 줄여주는 서비스도 추가했다. 전문 업체와 제휴해 매달 세탁이나 세제 배달, 냉장고 정리 등 부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독료는 월 1만원대부터 시작한다. 초기 비용 부담을 덜고, 1인 가구나 사회 초년생 등 새로운 고객층까지 UP가전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류 사장은 이날 “기존 고객의 절반 이상을 구독 서비스 경험 고객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파격적인 변신 선언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비교적 안정적 수익을 내고 있지만 결국 정체 국면에 접어든 가전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선도자)’로서 과감한 패러다임 전환에 나서야만 리더십을 계속 지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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