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즈’ 제작자는 개식용 문제 다룬 ‘누렁이’를 왜 만들었을까[일문일답]
정진영 2023. 7. 25. 17:28
개식용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누렁이’가 국내에서 베일을 벗었다.
22일 서울 중구 대한극장에서는 ‘누렁이’의 GV가 진행됐다. 세계적인 시트콤 ‘프렌즈’의 제작자인 케빈 브라이트는 ‘누렁이’를 만든 주인공. 그는 왜 한국의 개식용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을까. GV에서 나눈 이야기를 일문일답 식으로 구성했다.
22일 서울 중구 대한극장에서는 ‘누렁이’의 GV가 진행됐다. 세계적인 시트콤 ‘프렌즈’의 제작자인 케빈 브라이트는 ‘누렁이’를 만든 주인공. 그는 왜 한국의 개식용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을까. GV에서 나눈 이야기를 일문일답 식으로 구성했다.
-‘프렌즈’ 같은 유명한 작품을 제작했다. 어떤 계기로 한국의 개식용 문화에 관심을 갖고 영화까지 만들게 됐나.
“아내가 ‘도브’(Dogs of Violence Exposed·DoVE) 프로젝트라는 개고기 식용 산업에 있는 개를 구해 미국으로 입양보내는 단체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에서 개고기를 먹는다고 처음 들었을 때는 굉장히 새로웠다. 한국은 멋진 자동차와 훌륭한 전자제품으로 유명하며,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 중 하나다. 그래서 먼저 한국을 방문하여 더 많이 배우고 싶었다. 한국에 와서 느낀 점은 바로 개고기 주제에 대한 큰 갈등이 있다는 것이었다. 어떤 면에서는 전쟁 같기도 했다. 그래서 깊이 파고들어서 모든 의견을 알아보고 싶어 영화를 제작하게 됐다.”
-한국에선 최근 개식용 문화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다. 양쪽 의견을 다 담으려고 한 이유가 무엇인가.
“한국인들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라고 단정 짓는 것이 오히려 부정적인 것일 수도 있으나 한국 문화에서 개고기가 지금 어떤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견이 존재한다고 본다. (개식용을 찬성하는) 안용근 교수와 같은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개고기를 그들에게서 빼앗길 원하는 것이 아닌 미래를 위한 변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또한 개들이 고통을 받는 소규모 개농장을 좋아하지 않는다. 안용근 교수도 이 부분에서는 동의하지 않을까 한다. 그런 농장들은 혐오스럽다. 이런 개농장주들은 차선책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개고기 산업이 사라지기 위해서는 이런 소규모 농장들을 없애고 농장주들에게 새로운 일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방식이 좋은 이유 중 하나가 작은 규모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 담지 못했던 부분이 있다면 어떤 내용과 영상이었는지 궁금하다.
“영화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부분은 한국을 여러 번 찾은 이유와 동일하다. 한국에서의 시간은 정말 즐거웠고 사람들도 너무 좋았다. 한국 문화의 큰 팬이기도 하다. 한국은 텔레비전과 영화 산업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그렇게 알아가고 있다. 이런 부분을 말하고 싶었다. 영화에 포함시킬 수 있었던 많은 것들이 있었지만, 원하는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것 같아서 제외한 것들이 있다. 모든 부분에서 공평하려고 노력했다. 영화에서 배제한 것들은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것들이었고, 너무 단편적인 것들이었다. 관객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는 장면들을 보여주는 것은 매우 쉽지만, 실제로는 관객들이 다양한 시각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원했다.”
-수많은 동물들 가운데 왜 개인가.
“일반적으로 개들은 인간과 함께 살기 위해 진화했다고 생각한다. 개들은 인간과 함께하는 동반자, 인간을 지키는 수호자 그리고 인간을 위해 일하는 노동자로 진화해왔다. 식용견과 반려견은 결코 다르지 않다. 나는 실제로 두 마리의 개를 키우고 있고, 아내와 태미(영화 출연자, 개식용 반대)는 캘리포니아 전역에 1000마리 이상의 개를 입양 보내기도 했다. 식용견은 반려견과 같다. 또 하나 고려해야 하는 부분은 바로 지구다. 공장형 농장은 지구를 파괴하고 있다. 이것은 과학적인 사실이며 판단의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지구를 살리려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대한민국 내 개고기 산업 종사자와 국가 내 완전한 개식용 금지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오늘 진행되는 토론과 같은 곳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논쟁과 분노 속에서 서로가 서로의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고 한다. 오늘 진행되는 토론은 한국의 국익을 위한 것이다.
한국 밖에 거주하는 국민이 700만 명에 이른다. 한국 밖에 거주하는 한국 아이들은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되기보다 종종 개고기 문제로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개고기에 대한 그들의 의견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는 전 세계적인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오늘 논의된 내용을 고려해 좋은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농가에 대한 공정한 대우, 개고기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공정한 대우, 그리고 변화를 촉진할 수 있도록 그들을 위한 새로운 전업 기회 등을 생각해봐야 한다.“
-관객들이 어떤 메시지를 갖고 집에 갔으면 하나.
“딱 한 마디 하겠다. 이제 결정할 때다. 결정은 여러분에게 달렸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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