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이면 매진 '먹태깡', 애간장 마케팅?…억울하다는 농심, 왜
농심 ‘먹태깡’이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물량 확보가 어려워 편의점에선 발주 중단·재개가 반복되고, 중고거래 플랫폼에선 웃돈까지 붙어 거래된다. 농심은 공급량을 최대한 늘리되 공장 증설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초기 인기에 대응해 설비 증설에 나섰다가 판매가 급감하는 ‘증설의 저주’를 피하기 위해서다. 먹고 싶어도 구하기 힘들다는 먹태깡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얼마나 인기 있길래=25일 농심에 따르면 먹태깡은 지난달 26일 출시 이후 이달 24일까지 213만 봉지가 팔렸다. 하루에 7만3400봉지꼴이다. 이 회사 스낵 판매 2위인 ‘꿀꽈배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온라인 ‘농심몰’에서 하루 200박스를 인당 4봉지로 한정 판매 중인데 매일 오픈 후 2분 안에 매진된다.
물량이 달리다 보니 편의점에선 점포별 4~6봉지로 제한해 발주가 가능하다. 이날 기준 편의점 4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모두 발주를 중단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워낙 폭발적이라 공급이 못 따라가는 상황”이라며 “물량을 확보하는 대로 임시로 발주를 재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기 비결은 무엇=여름철 맥주 안주용으로 인기다. 맥주와 먹태는 많은 소비자가 즐겨 찾는 조합이다. 소셜미디어(SNS)에 ‘인증샷’을 남기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화제성을 키웠다. 과자에 먹태 가루를 더하거나, 직접 청양마요 소스를 만들어 찍어 먹는 등 자신의 레시피를 공유하는 것도 유행이다.
◆공급량 확대는 언제=먹태깡은 농심 부산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초도 물량 100만 봉지가 일주일 만에 다 팔리자 지난 10일부터 생산량을 30% 늘렸다. 다음 달부터는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양파링’ ‘자갈치’ 등 스낵 일부를 다른 공장으로 옮기고, 먹태깡에 집중해 생산량을 1.5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러면 하루 5만→7만5000봉지로 공급량이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증설 고려는 안해=농심은 다만 생산라인 증설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농심 관계자는 “증설은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할 사안”이라며 “설비를 효율적으로 운영해 공급량을 최대한 늘려 소비자 불편을 해소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헝거 마케팅’ 아닌가=일각에선 공급량을 조절해 인기를 누리는 ‘헝거(배고픔) 마케팅’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화제성은 높은데 상품은 구할 수 없는 ‘애간장 마케팅’으로 보인다”며 “SNS가 활발해지면서 소비자들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것을 찾고 있다. 결국 상품력이 좋아야 롱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초기 수요 예측에 실패한 것일 뿐 의도적으로 공급량을 조절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농심 측은 “초반 예상하지 못한 인기를 얻고 있고, 생산량을 늘릴 방안을 계속해서 찾고 있다”고 밝혔다.
◆허니버터칩 어땠길래=해태제과 ‘허니버터칩’은 2014년 8월 출시와 동시에 월 매출 70억원을 찍으며 품귀 현상을 빚었다. 해태제과는 약 6개월 만에 이례적으로 빠르게 공장 증설을 결정했고, 2016년 신공장을 완공해 생산라인을 두 배로 키웠다. 공급이 원활해졌지만, 되레 수요가 줄어 월 매출이 오히려 50억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2011년 출시한 팔도 ‘꼬꼬면’도 ‘반짝 인기’로 언급되는 사례다. 출시 첫 해에 8000만 개 이상 팔리며 큰 인기를 얻자 5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증설하자 판매량이 급감했다. 반면 SPC삼립은 지난해 초 ‘오픈런’ 열풍을 일으킨 ‘포켓몬빵’에 대해 끝내 증설에 나서지 않았다.
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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