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유리한 美명문대 입시…"학생 6명 중 1명은 상위1% 출신"
미국 명문대 재학생 6명 중 1명은 소득 ‘상위 1%’ 부자 부모의 자녀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미 명문대 입시에서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수험생이 평범한 가정 출신보다 우대받는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24일(현지시간) NYT에 따르면 라지 체티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의 연구팀이 하버드·예일 등 아이비리그 8개 대학,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등을 포함한 총 12개 명문대의 입시 결과(1999년~2015년)를 추적·분석한 결과 대학입학자격시험(SAT) 점수가 같은 경우 소득 기준 상위 1% 가정의 수험생은 다른 수험생들보다 합격 가능성이 34% 높았다. 미국에서 상위 1% 계층은 연 소득이 61만 1000달러(약 7억 8000만원)가 넘는 가정을 의미한다.
소득·재산이 더 많은 상위 0.1% 가정의 수험생은 합격 가능성이 2배 가까이 높았다. 특히 미 다트머스 대학의 경우 합격률이 5배 차이가 났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 조사 대상 대학의 재학생 6명 중 1명은 상위 1% 가정 출신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를 검토한 수잔 다이나스키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아이비리그에 저소득층 자녀가 없는 이유가 아이비리그에서 그들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보여준 연구”라고 평가했다.
동문 가족・고액 기부자 우대… ‘레거시 입학’
상위 1% 부모의 자녀들이 대입에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유리한 점은 ‘레거시(legacy) 입학’ 제도였다고 NYT는 전했다. 레거시 제도는 해당 대학의 동문 가족과 고액 기부자를 우대하는 전형이다.
1922년 다트머스 대학이 처음 도입한 이 제도는 동문 사이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대학 발전을 위한 기부금이 늘어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엔 공정하지 않은 전형 방식이란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체티 교수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상위 0.1%의 부유층 자녀들은 부모가 다녔던 대학에 지원했을 때 비슷한 자격을 갖춘 다른 지원자들보다 합격률이 8배 높았다.
NYT는 “이번 연구는 대학 입시에서 소수 인종을 우대하는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이 연방 대법원에서 위헌 결정을 받은 후 대학들이 입학 절차를 재고하는 과정에서 나왔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 연방대법원은 대학 입학시 소수 인종을 우대하는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을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판결 당시 다수 의견(위헌) 쪽에 선 보수 성향의 닐 고서치 대법관은 ‘레거시 입학’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겉으로는 인종 중립적인 듯하지만 이런 특혜는 의심할 여지 없이 백인과 부유층 지원자에게 가장 큰 혜택을 준다”는 설명이었다.
운동 특기생도 부유층 많아…사립학교 졸업생 유리
연구팀 조사 결과 상위 1% 가정의 자녀 8명 가운데 1명은 운동 특기생 자격으로 명문대에 입학했다. 반면 하위 60% 가정의 경우 이 비율이 20명 중 1명에 불과했다. 이를 두고 NYT는 “부유한 가정의 자녀가 조정이나 펜싱 등 명문대에서 뽑는 스포츠를 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또한 사립학교 학생들은 시험 점수가 같더라도 공립학교 학생보다 명문대 진학률이 2배 높았다. 상대적으로 더 비싼 등록금을 받는 미국의 사립학교는 통상 공립학교보다 추천서를 적극적으로 작성하고 진학 담당자들이 대학 입학사정관과 자주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상혁 기자 moon.sang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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