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끼리 사과시켰다고 항의…초등교사 99% 교권침해 경험

오기영 2023. 7. 2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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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사 99% 이상이 교권침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25일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초교조)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나흘간 전국 초등교사 239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2370명(99.2%)이 교권침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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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악성 민원’이 가장 많아
교사 향해 “아이 낳아봤냐” 항의한 사례도
학생의 무시·반항·폭언도 심각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를 찾은 추모객들이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이초 교사를 추모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초등학교 교사 99% 이상이 교권침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25일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초교조)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나흘간 전국 초등교사 239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2370명(99.2%)이 교권침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초등교사들이 당한 교권침해 유형(복수응답)으로는 ‘학부모의 악성 민원(49.0%)’이 가장 많았다.

이어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한 불응·무시·반항(44.3%)’, ‘학부모의 폭언·폭행(40.6%)’, ‘학생의 폭언·폭행(34.6%)’ 순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은 특히 자신들이 겪은 악성 민원 사례를 노조에 공유하기도 했다

한 교사는 본인의 자녀가 따돌림을 당했다고 항의하러 학교를 찾은 학부모로부터 “애는 낳아봤냐?”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교사가 학생끼리 괴롭힌다는 신고가 들어와 당사자 간 속상한 점을 이야기하고 사과하게 한 것을 두고, 한 학부모가 ‘아동학대인 거 아시냐’고 민원을 제기한 사연도 공유됐다.

다른 한 교사는 학부모 상담일에 학부모 여러 명으로부터 ‘올해 결혼하실 계획이 있냐’는 질문을 받고, ‘혹시 계획이 있으면 방학 때 했으면 좋겠다. 학기 중에는 아이들 수업 결손이 생기니까’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했다.

초교조는 악성 민원에 대해 “수업 시간뿐 아니라 근무 시간이 아닐 때도 학부모의 민원으로 사생활을 침해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부모가 교사의 개인 전화로 연락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학교에 통합민원 창구를 만들어, 학생의 교육과 관련된 중요한 내용만 담당 교사에게 전달되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일보 DB


학생들의 무시와 폭언을 경험한 경우도 많았다.

학생이 수업 중 큰 소리로 “아, 재미없어, 이거 왜 해, X같네” 등의 욕을 하거나 교사에게 “공무원이 나랏돈 받고 뭐 하는 거냐, 자격이 있냐, 여기 있는 이유가 뭐냐” 등 막말을 한 사례도 있었다.

초교조는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안’의 조속한 통과와 학생에 대한 교사의 생활지도 범위를 규정한 교육부 가이드라인(고시)을 하루빨리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수경 초교조 위원장은 “그동안 교사들은 각종 악성 민원과 교권 침해, 아동학대 위협을 맨몸으로 감당하며 무력감과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며 “교육 활동뿐 아니라 교사도 보호해서 교육이 바로 설 수 있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오기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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