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효과? 모든 투수들이 느낀다"...두산 10연승에는 명품 리드가 있었다

김지수 기자 2023. 7. 2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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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투수들이 양의지 효과를 보고 있다."

승부처에서 양의지의 배짱 넘치는 볼배합이 두산 10연승의 초석을 놨고 두산은 이후 단독 3위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도 양의지의 볼배합은 말 그대로 믿고 지켜본다.

하지만 분명한 건 "양의지의 볼배합이 두산 투수진 상승세의 요인"이라며 "코칭스태프도 (양의지의 리드가) 좋다고 느껴질 정도인데 선수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라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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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모든 투수들이 양의지 효과를 보고 있다."

두산 베어스의 10연승이 시작된 지난 7월 1일. 울산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둔 두산의 팀 분위기는 썩 밝지 않았다. 전날 뼈아픈 끝내기 패배를 당하면서 6월까지 33승 36패 1무로 승패마진 '-3'을 기록, 순위 다툼에서 일려나는 모양새가 됐다.

7월 1일 게임도 승리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2-0으로 앞선 9회말 롯데의 거센 반격에 흔들렸다. 2-1까지 점수 차가 좁혀졌고 마운드를 지키던 투수 정철원이 2사 1·2루에서 고승민의 타석 때 폭투까지 기록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2사 2·3루로 악화됐다. 

하지만 두산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포수 양의지가 있었다. 양의지는 풀카운트에서 정철원에 또 한 번 변화구를 결정구로 요구했다. 정철원이 앞서 포크볼을 던지다 폭투가 나왔던 가운데 이번에는 슬라이더로 승부를 보려고 했다. 또 한 번 폭투가 나오면 동점, 안타가 나온다면 이틀 연속 끝내기 패배를 당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였지만 양의지는 거침없이 사인을 냈다.

정철원은 양의지의 리드를 100% 믿고 슬라이더를 전력투구했고 결과는 헛스윙 삼진이었다. 정철원의 손을 떠난 공은 홈 플레이트 앞에서 폭포수처럼 떨어졌다. 

정철원은 당시 롯데전 종료 후 "양의지 선배의 사인 대로 슬라이더를 크게 떨어뜨린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양의지 선배를 믿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대선배를 향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승부처에서 양의지의 배짱 넘치는 볼배합이 두산 10연승의 초석을 놨고 두산은 이후 단독 3위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도 양의지의 볼배합은 말 그대로 믿고 지켜본다. "양의지 효과는 모든 투수들이 보고 있다. 더그아웃에서 지켜보면 집요할 정도로 상대를 짜증 나게 한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이승엽 감독은 물론 양의지가 요구한 대로 투수들이 100% 원하는 위치에 공을 던질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양의지의 볼배합이 두산 투수진 상승세의 요인"이라며 "코칭스태프도 (양의지의 리드가) 좋다고 느껴질 정도인데 선수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라고 치켜세웠다. 

이승엽 감독은 이 때문에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양의지의 포수 선발 출전 비중을 늘리고 싶어 한다. 양의지 역시 전반기 종료 시점에서 후반기에는 최대한 많이 마스크를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양의지는 전반기 19차례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하면서 체력을 안배하고 컨디션을 조절했다. 백업포수 장승현의 성장으로 부담이 줄어든 것도 두산에 긍정적이었다. 

다만 양의지가 안방을 지키는 게 최선이라는 데는 이승엽 감독과 양의지의 생각이 다르지 않다. 두산의 3위 수성과 2위 도약에는 여러 명의 힘이 필요하지만 특히 양의지의 존재는 필수적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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