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철 LG전자 사장 "업가전 2.0, 가격 인상 안 한다"(종합)

문채석 2023. 7. 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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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 사업위주로 재편…기존고객 절반 구독자 만들 것"
"상반기 국내 실적 45% 업가전서 나왔다…하반기도 선방 노력"

류재철 LG전자 H&A(생활가전·공조) 사업본부장 사장은 LG전자 UP(업)가전 2.0 제품에 새롭게 탑재하는 인공지능(AI) 칩 'DC-Q' 단가 상승 가능성 때문에 의식해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25일 밝혔다.

류 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업가전 2.0 기자간담회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말했다. 현장에는 류 사장과 임정수 H&A렌탈케어링·구독사업담당 상무, 이향은 H&A CX(고객경험)담당 상무, 박태인 H&A 스마트제어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LG전자는 업가전 2.0 스마트 가전용 AI칩 DQ-C와 가전 OS(운영체제)를 만들었다고 했다. 3년 넘게 연구개발(R&D)한 결과물이다. 올해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DQ-C 칩을 적용하고 내년에 보급형 제품까지 모두 확대할 방침이다.

DQ-C 칩과 OS를 적용하면 제조 원가와 부품 값이 오르면서 제품 가격도 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류 사장은 "음성인식, OS 탑재 등을 하면 원가가 최소 수십 달러씩 올라갈 수밖에 없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칩을 만들어야 한다고 오래 전부터 고민했고 그 시도를 지금 실현하는 것"이라며 "단지 (새) OS를 적용했다고, 초개인화 기능을 추가했다고 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다"고 했다.

류재철 LG전자 H&A(생활가전·공조) 사업본부장 사장이 25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UP(업)가전 2.0' 사업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사진제공=LG전자]

업가전 2.0 비즈니스는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이 지난 12일 발표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 비전 실현을 위해 꼭 성공시켜야 하는 사업이다. 조 사장은 현 65조원 수준인 매출을 2030년 100조원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류 사장은 현 LG전자 고객 절반을 업가전 구독 고객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했다. 류 사장은 "(고객 맞춤 초개인화) 고객경험을 제공하려면 (LG전자와 고객이 제품) 한 번 팔면 끝나는 관계로는 불가능하다"며 "구독을 주력 사업으로 바꿀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적어도 지금 고객 절반 이상을 바꿀 것이라는 이야기"라며 "빠른 시간 안에 그렇게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업 가전 구독 서비스 기한은 3년, 4년, 5년, 6년으로 나눠 제공한다. 가전 교체가 너무 잦아지면 LG전자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류 사장은 "냉장고, 세탁기 등 내구재 제품은 보통 10년 이상 사용하지만 구독을 하면 교체 주기가 짧아져 (LG전자) 전체 수요는 늘겠지만 교체 수요도 증가할 수 있다"며 "구독 완료, 중간 해지 제품들을 리퍼비시하는 방식 등을 고민하는 중"이라고 했다.

LG전자는 이날 업가전 2.0을 적용한 세탁기와 건조기를 선보였다. 스마트폰처럼 앱을 지우고 다시 설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마치 같은 스마트폰 고객끼리도 단말기별로 다른 앱을 내려받거나 삭제하는 것처럼 '나만의 업가전'을 만들어 쓰도록 한다. 류 사장은 "작년 출시 후 1년간 60종의 업가전과 250여개의 업그레이드 콘텐츠를 선보였고 그 콘텐츠 중 절반 이상을 고객이 제안한 1만여 건의 의견을 반영해 만들었다"며 "그 결과 이달까지 누적 판매량 250만대를 달성했다"고 했다.

류 사장은 이날 LG전자 H&A본부 및 업가전 관련 실적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업가전이 H&A 본부 실적의 절반가량을 책임질 정도로 수익성이 높다고 힌트를 줬다. 류 사장은 "한국시장 기준 상반기 매출의 약 45%가 업가전에서 나왔다"며 "상반기에는 업가전, 오브제컬렉션 등 프리미엄가전 등을 통해 실적을 냈다"고 했다. 이어 "하반기 실적이 급격하게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며 "업가전 2.0과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준비하면 하반기에 나름 선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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