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철 LG전자 사장 "업가전 2.0, 가격 인상 안 한다"(종합)
"상반기 국내 실적 45% 업가전서 나왔다…하반기도 선방 노력"
류재철 LG전자 H&A(생활가전·공조) 사업본부장 사장은 LG전자 UP(업)가전 2.0 제품에 새롭게 탑재하는 인공지능(AI) 칩 'DC-Q' 단가 상승 가능성 때문에 의식해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25일 밝혔다.
류 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업가전 2.0 기자간담회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말했다. 현장에는 류 사장과 임정수 H&A렌탈케어링·구독사업담당 상무, 이향은 H&A CX(고객경험)담당 상무, 박태인 H&A 스마트제어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LG전자는 업가전 2.0 스마트 가전용 AI칩 DQ-C와 가전 OS(운영체제)를 만들었다고 했다. 3년 넘게 연구개발(R&D)한 결과물이다. 올해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DQ-C 칩을 적용하고 내년에 보급형 제품까지 모두 확대할 방침이다.
DQ-C 칩과 OS를 적용하면 제조 원가와 부품 값이 오르면서 제품 가격도 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류 사장은 "음성인식, OS 탑재 등을 하면 원가가 최소 수십 달러씩 올라갈 수밖에 없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칩을 만들어야 한다고 오래 전부터 고민했고 그 시도를 지금 실현하는 것"이라며 "단지 (새) OS를 적용했다고, 초개인화 기능을 추가했다고 가격을 올릴 계획은 없다"고 했다.
업가전 2.0 비즈니스는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이 지난 12일 발표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 비전 실현을 위해 꼭 성공시켜야 하는 사업이다. 조 사장은 현 65조원 수준인 매출을 2030년 100조원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류 사장은 현 LG전자 고객 절반을 업가전 구독 고객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했다. 류 사장은 "(고객 맞춤 초개인화) 고객경험을 제공하려면 (LG전자와 고객이 제품) 한 번 팔면 끝나는 관계로는 불가능하다"며 "구독을 주력 사업으로 바꿀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적어도 지금 고객 절반 이상을 바꿀 것이라는 이야기"라며 "빠른 시간 안에 그렇게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업 가전 구독 서비스 기한은 3년, 4년, 5년, 6년으로 나눠 제공한다. 가전 교체가 너무 잦아지면 LG전자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류 사장은 "냉장고, 세탁기 등 내구재 제품은 보통 10년 이상 사용하지만 구독을 하면 교체 주기가 짧아져 (LG전자) 전체 수요는 늘겠지만 교체 수요도 증가할 수 있다"며 "구독 완료, 중간 해지 제품들을 리퍼비시하는 방식 등을 고민하는 중"이라고 했다.
LG전자는 이날 업가전 2.0을 적용한 세탁기와 건조기를 선보였다. 스마트폰처럼 앱을 지우고 다시 설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마치 같은 스마트폰 고객끼리도 단말기별로 다른 앱을 내려받거나 삭제하는 것처럼 '나만의 업가전'을 만들어 쓰도록 한다. 류 사장은 "작년 출시 후 1년간 60종의 업가전과 250여개의 업그레이드 콘텐츠를 선보였고 그 콘텐츠 중 절반 이상을 고객이 제안한 1만여 건의 의견을 반영해 만들었다"며 "그 결과 이달까지 누적 판매량 250만대를 달성했다"고 했다.
류 사장은 이날 LG전자 H&A본부 및 업가전 관련 실적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업가전이 H&A 본부 실적의 절반가량을 책임질 정도로 수익성이 높다고 힌트를 줬다. 류 사장은 "한국시장 기준 상반기 매출의 약 45%가 업가전에서 나왔다"며 "상반기에는 업가전, 오브제컬렉션 등 프리미엄가전 등을 통해 실적을 냈다"고 했다. 이어 "하반기 실적이 급격하게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며 "업가전 2.0과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준비하면 하반기에 나름 선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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