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멸한 '최강야구' 몬스터즈, 선배들의 이유 있는 조언

김상화 2023. 7. 25. 14: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리뷰] JTBC <최강야구>

[김상화 기자]

 
 지난 24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최강야구> 최강 몬스터즈가 연이은 실책, 범실로 4대9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24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에선 몬스터즈 대 충암고의 올시즌 두번째 맞대결(종합 13차전)이 펼쳐졌다. 한주전 소개된 첫 경기에서 8대1 대승을 거둔 몬스터즈는 기세를 이어 연승에 도전했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못했다.

주력 투수 이대은(손가락 물집), 오주원(히어로즈 2군 전력 분석원)이 각각 부상과 본업 관계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마운드의 높이가 낮아진 데다 대학생 야수들을 중심으로 실책과 아쉬운 플레이가 연달아 벌어졌다. 결국 '실수=실점'으로 연결된 이날 경기에서 충암고는 예상을 뒤엎고 지난해에 이어 또 한번 프로 선배를을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번 패배로 몬스터즈는 시즌 4패째(9승)를 기록하게 되었고 7할 승률이 무너지고 말았다.(중간 승률 0.629) 한편 충암고와의 두번째 만남에선 패전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볼거리가 등장했다. '육성선수' 선성권, '부상 재활' 장원삼이 각각 올시즌 첫 등판에 나서면서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제대로 칼 갈고 등장한 충암고
 
 지난 24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화장실에서 어제 울었습니다. 억울해서... 오늘은 이대로 물러설 수 없습니다. 확실히 보내버리겠습니다"(충암고 이영복 감독)

녹화일 기준으로 전날 경기에서 완패한 충암고는 독하게 경기에 임했다. 야간 훈련 및 경기 전 연습에서 긴장감이 감돌 만큼 이번 대결에 임하는 선수단의 남다른 태도가 엿보였다. 반면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고 현장에 도착한 몬스터즈 선수단은 라커룸에서 화기애해한 분위기 속에 대화를 나누며 여유 있는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이날의 흥겨움은 결국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몬스터즈는 2명의 투수 공백 속에 85일만에 마운드에 오르는 유희관이 선발 투수로 나섰다. 어깨 부상, 컨디션 난조 등으로 인해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그로선 지난해 몬스터즈 최다 이닝 투구 (84이닝)에 빛나는 에이스로서의 명예 회복이 절실히 필요했다.

1회 말 삼자범퇴로 무난하게 출발한 유희관은 2회 들어 어려움을 겪었다. 야수진의 타구 판단 미스 포함 연속 3안타를 허용해 실점의 빌미를 내주고 말았다. 결국 적시타, 유격수 송구 실책 등으로 2점을 먼저 허용했다. 3회 초 몬스터즈는 안타-볼넷-폭투 등을 묶어 곧바로 2대2 동점을 만들었지만 3회 말 안타 2개로 2대3 다시 리드를 허용했다. 선발 투수 유희관의 역할도 여기까지였다.

'첫 등판' 선성권-장원삼의 역투
 
 지난 24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몬스터즈는 정현수, 송승준을 연달아 마운드에 올려 추가 실점을 막고자 했다. 하지만 투수 정현수의 번트 타구 실책, 유격수 원성준의 플라이볼 포구 실책이 계속 이어졌다. 7회 말에도 유격수 땅볼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냈고 후속 타자 안타로 2대7이 되자 김성근 감독은 다시 한번 투수를 교체하게 된다.

네번째 투수로 등장한 선수는 몬스터즈 유일의 '비선출' 선성권이었다. 전문적으로 야구를 배운 적이 전혀 없는 사회인야구 출신 투수로 트라이아웃을 거쳐 입단한 그가 올해 처음 마운드에 올라선 것이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비선출' 입단은 역사상 단 1명에 불과할 정도로 전문 선수 vs 비선수 출신의 기량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 선성권 역시 제구력 난조, 일정치 못한 투구 릴리즈 포인트 등 보완할 사항이 많았기에 그동안 김성근 감독의 지도 하에 장기간 훈련에만 매진했고 드디어 이날 경기에 나서게 된 것.

선성권은 첫 타자를 번트 땅볼 아웃으로 돌려 세운 후 특유의 너클 커브로 삼진을 잡는 등 인상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그의 뒤를 이어 219일 만에 경기에 나선 노장 투수 장원삼 역시 인상적인 투구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비록 경기는 완패했지만 이들의 등장에 몬스터즈는 패배 속 한가지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기본기의 중요성
 
 지난 24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이번 충암고와의 두번째 경기는 올해 몬스터즈로선 가장 최악의 수비력을 보여준 시합이었다. 프로 선수들과 다르게 대학생 선수들에겐 여전히 익숙지 않은 고척 돔구장 실내 환경 적응, 수비 안정 등이 큰 숙제로 부여 되었다. 경기 종료 후 라커룸에 둘러 앉은 선수단의 분위기는 '침울함' 그 자체였다.

이때 적막을 깬 건 투수 정현수의 수비 실수를 지적한 장원삼의 목소리였다. 1루수가 잡아야 할 번트 타구를 정현수가 무리하게 잡으면서 역동작 송구 도중 실책을 범한 부분을 지적한 것이었다. "번트 하나에 제가 무너졌습니다"라고 자책한 정현수로선 곱씹어 봐야할 장면이었다.

이날 송구, 포구 과정에서 연달아 실수를 범한 원성준에게 이대호는 "너 진짜 공 그렇게 놓치면 안돼"라고 말문을 열였다. "너희 학교 가서도 연습할 때 자꾸 놓치는 버릇하면 그거 오래 간다"라고 경험에서 우러나는 조언을 건넸다. 

선배들의 연이은 쓴 소리는 "너 때문에 젔어"라는 질책의 의미가 아닌, 부족함을 보완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져 있었다. 프로 입단을 목표에 둔 젊은 선수들로선 이 같은 약점을 극복해야 관문(프로팀 지명)을 통과할 수 있다.

그들을 옆에서 바라본 선배들의 안타까움은 그래서 더 큰 공감을 자아냈다. "야구는 후회를 관리하는 게임이다. 우리의 삶이 그러하듯이"라는 방송 말미의 자막은 몬스터즈 대학생 선수들을 향한 제작진의 마음이기도 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