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민, 11년 만에 박태환 넘었다…자유형 800m 한국 신기록

배영은 2023. 7. 2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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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자유형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중장거리의 간판 김우민(21·강원도청)이 세계수영선수권에서 자유형 800m 한국 기록을 11년 만에 갈아치웠다.

김우민이 25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 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800m 예선에서 역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우민은 25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 세계선수권 경영 남자 자유형 800m 예선 2조에서 7분47초69로 물살을 갈라 조 1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이와 함께 '마린 보이' 박태환이 2012년 8월 런던 올림픽에서 작성한 종전 800m 한국 기록(7분49초93)을 2초24 단축했다.

박태환의 런던 올림픽 기록은 자유형 1500m 경기 도중 첫 800m 구간을 측정한 수치다. 800m 정식 경기에서 시간을 쟀다면, 기록이 더 좋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김우민이 남긴 이날의 기록에는 큰 의미가 있다. 지난 6월 광주수영선수권에서 세운 개인 최고 기록(7분49초97)을 한 달 만에 2초28 당기면서 생애 처음으로 한국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무엇보다 김우민에게는 '박태환의 기록을 넘어섰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가치 있는 성과다. 김우민은 박태환과 똑같이 자유형 400m가 주 종목이다. 한국 수영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 정상에 섰던 박태환을 롤 모델 삼아 선수 생활을 해왔다.

김우민이 25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 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800m 예선에서 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에서는 이미 최강자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에서 6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번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에서도 예선(3분44초52)과 결선(3분43초92)에서 연거푸 자신의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5위를 차지했다.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박태환 이후 처음으로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딸 유력 후보로 꼽힌다.

아직 박태환의 400m 최고 기록(3분41초53)과는 거리가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 400m와 800m에서 잇따라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 희망을 키웠다. 김우민은 "내 우상이었던 박태환 선배님의 기록에 조금씩 가까워지는 것 같아 영광스럽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김우민은 자유형 800m 결선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예선 3조와 4조에서 경기한 세계 정상급 중장거리 선수들에게 밀려 38명 중 14위에 이름을 올렸다. 장거리 종목인 800m는 따로 준결선을 치르지 않고 예선 상위 8위 안에 든 선수가 결선에 진출한다.

그래도 '보너스'처럼 치른 800m 경기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덕에 김우민은 충분히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냈다. 그는 "개인 첫 한국 기록이라 감회가 새롭다. 앞으로 자유형 400m와 1500m 등 또 다른 한국 기록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김우민이 25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 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800m 예선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제 김우민은 28일 남자 계영 800m와 29일 자유형 1500m 경기를 남겨뒀다. 이중 황선우·양재훈(이상 강원특별자치도청)·이호준(대구광역시청)과 호흡을 맞출 계영 800m는 선수 넷이 호주 전지훈련까지 함께하며 공들여 대비해 온 종목이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선 처음으로 결선에 올라 6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 대회는 조짐이 더 좋다. 황선우와 이호준이 자유형 200m에서 한국 수영 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 결선에 동반 진출했고, 김우민도 개인 종목에서 세 차례나 개인 기록을 경신했다. '깜짝 메달'을 향한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김우민은 "주 종목인 자유형 400m과 함께 계영 800m에 가장 중점을 두고 훈련했다. 네 명 모두 계영에서 꼭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동료들이 잘하는 모습을 보니 동기부여가 되고, 팀원들끼리도 더 돈독해지는 기분이다. 다들 자신감도 높은 상태라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후쿠오카=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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