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실수 두 번에 2실점…한국, 여자월드컵 첫 판서 콜롬비아에 0-2패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통산 2번째 16강행에 도전하는 여자축구대표팀이 첫 경기에서 남미의 복병 콜롬비아에 일격을 당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위 한국은 25일 호주 시드니 풋볼 센터에서 열린 2023 FIFA 여자월드컵 본선 H조 1차전에서 콜롬비아(25위)에 전반에 수비 실수가 겹치며 2골을 내주고 0-2로 졌다. 첫 경기를 패배한 한국은 독일(승점3점), 콜롬비아(3점)에 이어 조 3위로 이번 대회 일정을 시작했다.
한국은 역대 4차례의 여자월드컵 본선 도전을 통틀어 조별리그 첫 경기 무득점 패배의 징크스를 이어갔다. 2003년 브라질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0-3으로 패한 것을 시작으로 2015년 브라질전(0-2패), 2019년 프랑스전(0-4패)에 이어 이번 대회 콜롬비아에게도 득점 없이 졌다.
다만 2015년에는 브라질과의 첫 경기에서 1패를 안고도 이후 두 경기를 1승1무(코스타리카전 2-2무, 스페인전 2-1승)로 마무리하며 16강 진출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 결선 토너먼트 진출의 승부처로 여긴 첫 경기에서 승점을 확보하지 못한 한국은 조별리그 남은 일정에 대해 적지 않은 부담감을 떠안게 됐다. 한국은 오는 30일 모로코전, 다음달 3일 독일전을 치른다.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고강도’를 외치며 혹독한 트레이닝 일정을 소화한 우리 선수들은 체력과 기동력에서 상대에 밀리지 않았다. 체격 조건의 열세를 투지와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만회하며 치열한 경합을 이어갔다.
두 번의 아쉬운 수비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전반 30분 핸드볼 파울에 이은 페널티킥으로 첫 실점을 기록했다. 상대 측면 자원 마누엘라 바네가스가 페널티 박스 외곽에서 시도한 왼발 슈팅이 중앙수비수 심서연의 팔에 맞아 페널티킥 판정으로 이어졌다. 키커로 나선 카탈레나 우스메가 왼발로 가볍게 밀어 넣어 득점으로 연결했다.
추가 실점은 9분 뒤에 나왔다. 상대 측면 공격수 린다 카이세도가 빠른 돌파로 한국 위험지역 오른쪽을 허문 뒤 오른발로 감아 찬 볼이 골키퍼 윤영글의 손에 맞고 굴절돼 골대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볼의 궤적이 골대 정면을 향해 무난히 막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펀칭도 캐칭도 아닌 애매한 동작이 화를 불렀다.
후반 들어 양 팀이 만회골(한국)과 추가골(콜롬비아) 기회를 주고받으며 접전을 이어갔지만 골 소식은 나오지 않았다. 콜린 벨(잉글랜드) 한국 감독은 장신 스트라이커 박은선과 강채림, 케이시 유진 페어, 문미라 등 공격 자원을 잇달아 투입하고 미드필더 이금민과 지소연의 위치를 끌어올리며 공격에 무게를 실었지만 기세가 오른 콜롬비아의 견고한 수비망을 허물지 못 했다.
후반 교체 투입 돼 한국의 측면 공격을 담당한 케어는 한국 선수 월드컵 최연소 출전 기록(16세 1개월)을 세웠다. 미국 여자청소년대표팀 멤버로 활약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태극마크를 단 그는 이번 월드컵 32개 참가국 엔트리를 통틀어 최연소 선수이기도 하다.
한국은 볼 점유율(30%-38%), 슈팅 수(5-17), 유효슈팅 수(3-5), 패스(264-345) 등 주요 지표에서 열세였지만 견고한 전술과 왕성한 움직임을 기반으로 대등한 흐름을 유지해 패배 속 위안을 삼았다.
한국이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이려면 오는 30일 모로코와의 2차전에서 가급적 많은 골을 넣고 이겨야 한다. 모로코는 앞서 치른 1차전에서 독일에 0-6으로 완패한 바 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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