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 '플러스 성장' 순항했지만…곳곳에 '암초'

김효숙 2023. 7. 2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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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에 0.6%, 상반기에 0.9%↑
수출·수입 함께 위축 '불황형 성장'
"하반기 1.7% 찍어야 전망치 달성"
부산 남구 신선대(아래)와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시스

우리나라 경제가 올해 들어 플러스 성장을 지속하면서 연간 전망치 달성을 향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은 하반기에도 무난한 경제성장률이 지속되며 연간 예상 수준인 1.4%를 채울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

다만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힘겹게 끌어올린 불황형 성장이라는 점과 우리나라 경제 버팀목인 수출 성적표가 부진한 점은 앞으로도 발목을 잡는 암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우리나라 GDP는 전 분기 대비 0.6% 성장했다.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0.4%)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가, 올해 1분기(0.3%)에 다시 반등하면서 두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누적 성장률은 0.9%를 기록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1.4%에 무난히 도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우리 경제는 제조업 생산의 증가폭이 확대되고 순수출이 5분기만에 플러스 전환하면서 상반기 0.9% 성장했다"며 "이는 한은 조사국 전망치인 0.8%를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2분기 연속 성장 폭이 확대되면서 경기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신 국장은 이어 "산술적으로 하반기 경제가 1.7% 성장하면 올해 전망치인 1.4%가 된다"며 "4분기 연속 전분기 대비 0.7% 성장하면 연간 1.4%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분기별 경제성장률 추이. ⓒ한국은행

무역 여건 악화 '현재진행형'

이번 분기 성장은 수입과 수출이 동시에 감소한 가운데 수입 감소폭이 더 크면서 발생한 불황형 흑자였다. 수출과 수입은 각각 1.8%, 4.2% 감소했고 이로 인해 순수출 기여도는 1.3%를 기록했다.

생산 측면에서 보면 제조업이 성장을 주도했다. 제조업은 컴퓨터·전자·광학기기 등이 늘어 2.8% 증가했고, 성장 기여도는 0.7%을 기록했다. 이밖에 서비스업은 0.2%, 농림어업은 5.5% 증가했다. 성장 기여도는 각각 0.1%다.

신 국장은 "수입은 그간 많이 늘어났던 원유, 천연가스 재고 조정이 일어나며 일시적으로 크게 감소했다"며 "수출 같은 경우는 자동차 호조세가 이어지고 반도체 생산과 수출도 늘어나면서 감소폭이 줄어든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체별로 보면 민간 기여도가 1.1%로 높았다. 다만 2분기 민간소비는 음식숙박 등 서비스 소비가 줄어들어 0.1% 감소했다. 정부 소비는 1.9% 감소해 기여도 역시 -0.5%를 기록했다.

한은은 민간과 정부 소비 모두 하반기 들어 개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국장은 "민간소비는 연초 방역조치 전면 해제로 의류나 음식 등 대면활동 관련 소비가 일시적으로 주춤했고, 5월 연휴도 기상조건 악화로 대면 활동이 제약됐다"며 "이런 요인은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있고 3분기 이후 소비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소비의 경우 1분기 독감 환자가 많이 늘었지만, 2분기 들어 독감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하면서 건강보험급여 지출이 줄었다"며 "연초와 방역조치 해제로 인한 지출 변동은 3분기 내 해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불황형 성장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신 국장은 "자동차라든지 반도체 수출이 증가했다든지 이런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불황형 성장이라고 해석하기보다는 자동차 등 제조 생산 증가와 수출의 개선이 우리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고 해석하는 게 적절하다"고 했다.

'상저하고'라는데…회복 신호 '안갯속'

한은은 올해 성장률(1.4%)을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전망치까지 가려면 하반기에 상반기보다 두 배 가까이 성장해야하는 점은 부담이다. 특히 정부와 한은의 상저하고를 기대했지만 현재 뚜렷한 회복 신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 버팀목인 수출이 여전히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는 312억33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6억1000만달러(15.2%) 감소했다. 7월 전체 수출액 역시 작년보다 감소해 10개월 연속 수출이 뒷걸음질 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주력상품인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35.4% 줄었다. 이달까지 1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중국 수출이 작년보다 21.2% 감소할 정도로 부진했던 영향이 컸다.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의 중국 의존도가 50%가 넘는 만큼 중국 경기 회복도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신 국장도 "상반기 성장률 전망치가 조사국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중국 경기에 대한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전망치를 1.4%로 유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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