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와 밀수, 이 두 '조합'이 가져올 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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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국영화계는 <범죄도시3> 이 등장하기 전까지 상업영화 중 손익분기점을 넘은 작품이 한 편도 나오지 않았다. 범죄도시3>
이곳에서 밀수 산업을 준비하는 순자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해녀들은 깊은 감정의 골을 사이에 두고 동업을 시작한다.
밀수 사업 판을 벌이려는 춘자, 필삼, 장도리와 해녀들을 지키려는 진숙, 검거율 100%에 도전하는 세관 계장 장춘, 정보통 옥분까지 자신의 소중한 것을 지키면서 타인을 위협하는 욕망을 발산하는 캐릭터 사이의 경쟁이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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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기자]
▲ <밀수> 포스터 |
ⓒ NEW |
2023년 한국영화계는 <범죄도시3>이 등장하기 전까지 상업영화 중 손익분기점을 넘은 작품이 한 편도 나오지 않았다. <범죄도시3>의 천만 관객 돌파는 한국 영화계에 순풍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과연 이 기류에 탑승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는 한국 영화가 연달아 개봉 대기 중이다. 그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 <밀수>다.
<밀수>는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다. 그의 작품세계는 사회적 이슈(베테랑, 부당거래)나 실제사건(모가디슈)을 바탕으로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을 선보이며 큰 사랑을 받아왔다. <밀수>는 실화를 바탕으로 독창적인 해양 액션 스릴러를 완성했다.
70년대 군천 바다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해녀와 밀수라는 서로 어울릴 것 같지않는 두 소재를 결합해 재미를 준다. 공장이 들어선 뒤 바다가 오염되면서 일거리가 줄어든 해녀들은 뜻밖의 유혹을 만난다. 바닷속에 던진 물건을 건져 올리기만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밀수의 세계를 알게 된 것이다. 당찬 해녀 춘자는 해녀들을 이끄는 리더 진숙을 설득해 이 일에 가담한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하면서 두 사람 사이는 갈라지게 된다.
▲ <밀수> 스틸컷 |
ⓒ NEW |
모든 걸 잃은 진숙은 홀로 도망친 순자가 자기들을 밀고했다 생각하고 배신감을 느낀다. 서울로 올라간 순자는 큰 건수를 물고 다시 군천으로 돌아온다. 이곳에서 밀수 산업을 준비하는 순자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해녀들은 깊은 감정의 골을 사이에 두고 동업을 시작한다. 이 사업에 전국구 밀수 1인자 필삼과 군천 밀수판을 꽉 쥐고 있는 장도리가 가담하면서 판이 커지게 된다.
영화는 피카레스크 장르답게 각자의 욕망에 충실한 6명의 인물을 등장시키며 치열한 캐릭터 열전을 선보인다. 밀수 사업 판을 벌이려는 춘자, 필삼, 장도리와 해녀들을 지키려는 진숙, 검거율 100%에 도전하는 세관 계장 장춘, 정보통 옥분까지 자신의 소중한 것을 지키면서 타인을 위협하는 욕망을 발산하는 캐릭터 사이의 경쟁이 치열하다.
▲ <밀수> 스틸컷 |
ⓒ NEW |
바다를 오염시키는 공장부터 해녀들을 착취하고자 하는 밀수꾼들까지 외부의 위협 속에서 힘을 모으는 해녀들의 연대는 진한 감동을 준다. 이 워맨스에 강한 쾌감을 더하는 건 통쾌함으로 대표되는 하이스트장르의 묘미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처럼 6명의 캐릭터는 서로를 의심하며 속고 속이는 치열한 눈치싸움을 펼친다. 극적인 전환을 시도하는 반전을 몇 차례 선보이며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여기에 '물길을 아는 자가 돈길의 주인이 된다'는 문구를 통해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최종승자가 된다는 거창한 의미를 담아낸다. 오락적인 흥미에 더해 스토리의 완성도에 집중해 온 류승완 감독의 힘이 진가를 발휘하는 순간이다.
김혜수와 염정아의 워맨스, <모가디슈>에서 호흡을 맞춘 조인성이 책임진 액션, 반전매력의 박정민, 코믹의 고민시, 명품조연에서 주역과도 같은 역할을 맡은 김종수까지.
명배우들의 조합이 앞으로 개봉할 한국영화 기대작들에게 성공을 위한 물길을 열어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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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키노라이츠 매거진과 김준모 기자의 브런치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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