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와 밀수, 이 두 '조합'이 가져올 순풍

김준모 2023. 7. 2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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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국영화계는 <범죄도시3> 이 등장하기 전까지 상업영화 중 손익분기점을 넘은 작품이 한 편도 나오지 않았다.

이곳에서 밀수 산업을 준비하는 순자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해녀들은 깊은 감정의 골을 사이에 두고 동업을 시작한다.

밀수 사업 판을 벌이려는 춘자, 필삼, 장도리와 해녀들을 지키려는 진숙, 검거율 100%에 도전하는 세관 계장 장춘, 정보통 옥분까지 자신의 소중한 것을 지키면서 타인을 위협하는 욕망을 발산하는 캐릭터 사이의 경쟁이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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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밀수>

[김준모 기자]

 
 <밀수> 포스터
ⓒ NEW
 

2023년 한국영화계는 <범죄도시3>이 등장하기 전까지 상업영화 중 손익분기점을 넘은 작품이 한 편도 나오지 않았다. <범죄도시3>의 천만 관객 돌파는 한국 영화계에 순풍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과연 이 기류에 탑승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는 한국 영화가 연달아 개봉 대기 중이다. 그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 <밀수>다.

<밀수>는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다. 그의 작품세계는 사회적 이슈(베테랑, 부당거래)나 실제사건(모가디슈)을 바탕으로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을 선보이며 큰 사랑을 받아왔다. <밀수>는 실화를 바탕으로 독창적인 해양 액션 스릴러를 완성했다.

70년대 군천 바다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해녀와 밀수라는 서로 어울릴 것 같지않는 두 소재를 결합해 재미를 준다. 공장이 들어선 뒤 바다가 오염되면서 일거리가 줄어든 해녀들은 뜻밖의 유혹을 만난다. 바닷속에 던진 물건을 건져 올리기만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밀수의 세계를 알게 된 것이다. 당찬 해녀 춘자는 해녀들을 이끄는 리더 진숙을 설득해 이 일에 가담한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하면서 두 사람 사이는 갈라지게 된다.

욕망에 충실한 캐릭터들
 
 <밀수> 스틸컷
ⓒ NEW
 

모든 걸 잃은 진숙은 홀로 도망친 순자가 자기들을 밀고했다 생각하고 배신감을 느낀다. 서울로 올라간 순자는 큰 건수를 물고 다시 군천으로 돌아온다. 이곳에서 밀수 산업을 준비하는 순자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해녀들은 깊은 감정의 골을 사이에 두고 동업을 시작한다. 이 사업에 전국구 밀수 1인자 필삼과 군천 밀수판을 꽉 쥐고 있는 장도리가 가담하면서 판이 커지게 된다.

영화는 피카레스크 장르답게 각자의 욕망에 충실한 6명의 인물을 등장시키며 치열한 캐릭터 열전을 선보인다. 밀수 사업 판을 벌이려는 춘자, 필삼, 장도리와 해녀들을 지키려는 진숙, 검거율 100%에 도전하는 세관 계장 장춘, 정보통 옥분까지 자신의 소중한 것을 지키면서 타인을 위협하는 욕망을 발산하는 캐릭터 사이의 경쟁이 치열하다. 

캐릭터 열전이 초중반부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스릴러의 묘미라면 해녀액션은 후반부 클라이맥스를 책임진다. 이 액션에서 통쾌함과 진한 워맨스가 느껴지는 건 해녀라는 직업에 담긴 고난과 역경의 의미 때문일 것이다. 해녀는 오랜 시간 잠수해야 하기 때문에 잠수병, 이명 등 고질병을 지고 살아간다. 특히나 조선시대에는 공물 문제로, 일제 강점기에는 잠수부들이 해산물을 쓸어가면서 고통을 받기도 했다. 
 
 <밀수> 스틸컷
ⓒ NEW
 

바다를 오염시키는 공장부터 해녀들을 착취하고자 하는 밀수꾼들까지 외부의 위협 속에서 힘을 모으는 해녀들의 연대는 진한 감동을 준다. 이 워맨스에 강한 쾌감을 더하는 건 통쾌함으로 대표되는 하이스트장르의 묘미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처럼 6명의 캐릭터는 서로를 의심하며 속고 속이는 치열한 눈치싸움을 펼친다. 극적인 전환을 시도하는 반전을 몇 차례 선보이며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여기에 '물길을 아는 자가 돈길의 주인이 된다'는 문구를 통해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최종승자가 된다는 거창한 의미를 담아낸다. 오락적인 흥미에 더해 스토리의 완성도에 집중해 온 류승완 감독의 힘이 진가를 발휘하는 순간이다.

김혜수와 염정아의 워맨스, <모가디슈>에서 호흡을 맞춘 조인성이 책임진 액션, 반전매력의 박정민, 코믹의 고민시, 명품조연에서 주역과도 같은 역할을 맡은 김종수까지.

명배우들의 조합이 앞으로 개봉할 한국영화 기대작들에게 성공을 위한 물길을 열어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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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키노라이츠 매거진과 김준모 기자의 브런치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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