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둥만 빼고 전부 다" 예산전자공고, 교명·건물 전부 교체

황동환 2023. 7. 2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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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공고, 반도체마이스터고로 전면 개편

[황동환 기자]

 예산전자공고의 전신은 1974년에 설립된 ‘예산중앙고등학교’다. 이번에 반도체마이스터고로 지정되면서 새로운 분기점을 맞았다. 사진은 1976년 학교의 모습.
ⓒ 예산전자공업고등학교
 예산전자공업고등학교(2006년 모습).
ⓒ 예산전자공업고등학교
 
예산전자공업고등학교(충남 예산군 소재)가 기둥만 빼고 전부 바뀐다. 

교육부 제18차 마이스터고 지정 공모를 신청한 전자공고가 지난 4일 반도체 분야 마이스터고로 지정되면서 '충남반도체마이스터고(가칭)'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변영우(59) 교장은 "학령인구는 점점 줄고, 해마다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다. 동문, 학부모 등 내부 구성원들이 변화되지 않는다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에 공감했고, 돌파구를 찾기 위해 작년부터 학과 개편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올해 초 교육부 공모에 도전해 반도체분야 마이스터고에 선정됐다"며 "신산업수요 맞춤형 특수목적고등학교로 새 출발을 하게 되는 것이고, 학교로서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학교는 다행히 지난해 학생모집에 성공해 미달은 면했지만, 황금돼지띠 해에 출생한 학생들이 입학한 이례적인 경우다. 현재 인구감소 추세로 볼 때 학교는 지난해와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내부구성원들이 내린 결론은 반도체 분야의 전문 인재양성 교육기관으로 학교를 변모시키는 것이었다. 

학교는 지난해 안동대학교 이찬주 교수에 컨설팅을 의뢰하고 예산·천안·아산 지역의 중학생, 재학생, 동문, 군민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진행했다. 그 결과 AI, Chat GPT, 자동차, 반도체 등 신산업분야로 변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변 교장은 "때마침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반도체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국정취지와 부합하고, 인근 지역에 반도체 관련기업이 많이 있다는 점 등이 학교의 미래 방향을 반도체 분야로 설정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50년 전통의 예산전자공고는 반도체마이스터고로 새로 문을 열게 될 2025년부터 새로운 50년의 역사를 써내려 가게 될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학교가 마이스터고로 지정되면 충남도교육청이 157억 원, 충남도가 12억 원, 예산군이 6억5000만 원을 지원하기로 약속했고, 또 마이스터고 지정 뒤 교육부가 준비금으로 50억 원 지원할 예정이다.

반도체 분야는 지금까지 충북반도체마이스터고가 유일했지만, 이번에 전자공고가 대구전자공고와 함께 지정되면서 전국의 반도체마이스터고는 3곳으로 늘었다.

학교는 그동안 아산과 천안에 위치한 반도체 관련 80여 기업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평택에 대규모 반도체 관련 장비 공장이 들어서는 것과 예산 인근에 추진되는 국가산단 조성도 학교입장에서 굉장히 고무적이다.
 
 변영우 교장(오른쪽)과 이종한 교사가 2025년에 ‘충남반도체마이스터고(가칭)’로 새출발하기 위한 준비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무한정보> 황동환
 
변 교장은 "예산 인근의 양질의 일자리 등 차별화된 외부 여건이 다른 지역 마이스터고와 견줘 우수 학생 유치 경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 같다"라는 기대감을 보였다.

"기둥만 빼고 다 바뀐다고 보면 된다"라는 이종한 교사의 말처럼 학교는 우선 최적화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을 계획이다.

본관은 전면 리모델링한다. 이를 위해 모듈러 교사동을 임시 설치했다. 지난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으로 추진했던 것인데, 마이스터고 지정과 시기가 잘 맞아 떨어졌다. 기존 정보관과 전자관은 공정별로 실습할 수 있도록 반도체관과 창의융합관으로 변모한다. 

2인 1실 형태의 기숙사도 신축한다. 144명 전교생이 이용할 수 있는 규모다. 여기에 더해 교명도 '충남반도체마이스터고(가칭)'로 개명하면 학교는 개교 수준으로 일신하게 된다.

1974년 1월, 현재의 터에서 9학급으로 설립인가를 받고 '예산중앙고등학교'로 첫 발을 뗀 학교는 예산중앙종합고등학교(1990년)→예산공업고등학교(1993년)→예산전자공업고등학교(2000)로 교명이 변경됐고, 2002년 산업전자계열 특성화고등학교로 운영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내년까진 기존대로 운영하고, 2025년부터 학급당 16명씩 3학급 48명 모집해 소수 정예 학생을 교육할 계획이다. 입시전형은 전기 선모집하기 때문에 빨라진다.
 
 충남반도체마이스터고(가칭) 본동·기숙사 조감도.
ⓒ 충남도교육청
 
이 교사는 "예산지역에선 공업계 학교로는 전자공고가 유일하다. 국가산단을 조성하고 첨단 기업들을 유치해도 막상 이를 뒷받침할 전문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전자공고가 반도체마이스터고로 거듭난다면 전문인력 요람으로서의 고급인력 배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며 "인재 양성에 필요한 최신 교육 기자재를 구축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하게 되면 전국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학교에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전국에 우수한 학생들이 학교에서 공부하는 동안 예산에 머물면서 지역을 전국에 알리는 홍보효과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더했다.

변 교장은 "우리나라는 반도체 장비 분야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장비 기술인력과 유지보수 인력이 양성돼야 진정한 반도체 강국이 될 수 있다"며 "이번 마이스터고 지정에 충남도와 충도교육청, 예산군과 예산교육청의 도움이 컸고, 지역사회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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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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