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에 해외출장' 민주 의원들 조기 귀국…"당내 우려 못 들었다"

박정, 수해 상황 속 해외출장 이유 묻자 "만감이 교차한다"
윤준병 "국민 존중 조기 귀국, 尹대통령 재난감수성 제로"
'당내 우려도 있지 않았나' 묻자 최기상 "목소리 못들었다"

외교 일정을 위해 베트남으로 떠난 더불어민주당 박정(왼쪽부터)·최기상·윤준병 의원이 2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조기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해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 속에서 해외 출장길에 올라 국민적 공분을 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5일 조기귀국하며 고개를 숙였다. 2개월 전부터 계획된 일정이었던 점을 강조하면서도 국민의 마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부연했다.

박정·윤준병·최기상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들은 지난 23일 베트남·라오스에 5박 6일 일정으로 출국했다 사흘 만에 돌아왔다.

박 의원은 취재진과 만나 심각한 수해 상황 속 출장을 강행한 이유와 관련해 "만감이 교차한다"며 "수해 피해를 입고계신 국민께 신중하지 못한 처신으로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물관리 소관 상임위이자 수해 관련 법안 처리가 예정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이다.

다만 박 의원은 "(이번 출장은) 두 달 이상 전에 준비됐던 것이고, 내 상임위원회가 환노위가 아니고 외교통일위원회일 당시에 박병석 전 국회의장과 함께 준비했던 상황"이라며 "이번 출장에서 만나는 이들은 (상대국의) 유력 정치인들"이라고 부연했다. 지난달까지 외통위원으로 활동했던 점을 들어 이번 출장이 환노위원장직과는 무관한 점을 피력한 셈이다.

윤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수해로 고통 받고 계신 국민 여러분들의 마음을 좀 더 헤아리지 못해 송구하다"며 "베트남·라오스 국회의장 등과 두 달 전부터 추진한 일정을 갑자기 취소하는 것이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존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 조기 귀국을 결정하고 귀국했다"면서도 "재난감수성 제로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난감수성을 높여달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윤 대통령을 비난했다.

최 의원은 취재진의 질문 자체를 회피하려는 태도를 취했다. 그는 '출장 자체가 문제 아니었느냐'는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아울러 '당 내부에서도 출장 가는 것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고 하는데 강행한 이유'를 묻자 "그 목소리를 잘 못 들었다"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