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 죽음도 조사해달라"…교권회복 발표현장 오열한 父

방제일 2023. 7. 2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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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요! 제 딸도, 제 딸도 똑같이 죽었습니다. 제발 같이 조사해주세요."

24일 서울시교육청이 서울 교원단체총연합회·서울 교사노동조합연맹·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등 3개 교직단체와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긴급 공동 기자회견을 하던 회견장 뒤편에서 한 남성의 울분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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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교사 사건 관련 기자회견 중 오열
"사립 기간제교사…제발 조사해달라"

"잠깐만요! 제 딸도, 제 딸도 똑같이 죽었습니다. 제발 같이 조사해주세요."

24일 서울시교육청이 서울 교원단체총연합회·서울 교사노동조합연맹·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등 3개 교직단체와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긴급 공동 기자회견을 하던 회견장 뒤편에서 한 남성의 울분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 교육청과 교직 단체들의 발표 이후 언론과의 질의응답을 시작하려 할 때쯤 한 남성이 "잠깐만요"라고 외친 뒤 자리에서 일어나서 "제 딸도 똑같이 죽었다"라며 흐느꼈다. 이 남성은 자신의 딸이 사립학교 기간제 교사였는데 최근 논란이 되는 교권 침해 문제를 겪고 6개월 전 사망했다고 말했다. [사진출처=YTN]

이날 기자회견은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20대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교육청과 교직 단체들이 교권 회복 방안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시 교육청과 교직 단체들의 발표 이후 언론과의 질의응답을 시작하려 할 때쯤 한 남성이 "잠깐만요"라고 외친 뒤 자리에서 일어나서 "제 딸도 똑같이 죽었다"라며 흐느꼈다.

이 남성은 자신의 딸이 사립학교 기간제 교사였는데 최근 논란이 되는 교권 침해 문제를 겪고 6개월 전 사망했다고 말했다.

남성은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며 말을 이어 나갔다. 그는 "어제 서이초 가서 많이 울었다. 서이초 선생님은 조화가 놓이는데 우리 딸은 꽃송이도 하나 못 받고 죽었다. 우리 딸도 똑같은 선생이고, 똑같은 대한민국의 학생이고 교사였다"며 합동조사단에 딸의 죽음도 함께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초등학교에서 신규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전국초등교사노조 조합원을 비롯한 초등학교 교사들이 20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앞에 열린 추모 기자회견에서 동료 교사의 추모사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함께 온 가족도 "제 동생도 서이초 사건과 동일한 일을 겪었다"라며 "저희는 사립이라 공립과 다르게 도움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사립학교에서의 교원 권리나 인권 문제에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검토해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교육부와 교육활동 침해 현황 파악 나서는 서울교육청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4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시교육청에서 열린 시교육청-교직 3단체 긴급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한편, 조희연 교육감은 이날 학생인권조례가 교권 보호와 상충한다는 정부의 입장에 대해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대해서는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학생의 권리 외에 책무성을 한 조항을 넣는 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숨진 채 발견된 교사의 경우 공무상 재해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 교육감은 이날 박근병 위원장, 석승하 서울 교총 수석부회장, 김성보 전교조 서울지부장과 함께 나와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긴급 추진 과제'를 발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우선 교육부와의 협의를 통해 교원들의 정당한 교육활동의 범주를 명시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교사들의 교육활동 침해 상황에 대한 현황 파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또 "관계부서 협의를 통해 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해결 방안을 강구하고 교원안심공제 서비스 보장을 확대, 교직 단체와 지속 협의를 통해 정당한 교육활동 보호 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했다.

서이초 사건과 관련해서는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교직원들과 학생에 대한 집단 상담과 심리·정서 회복 지원 방안 등을 마련하고 양천구 초교의 폭행 피해 교원이 교단에 빨리 설 수 있도록 법률 자문 및 소송 지원, 치유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서이초등학교에서 신규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20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진상규명과 교권이 존중되는 정당한 교육활동을 위한 법·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끝으로 교육청은 아동학대 신고에서 교직원을 보호할 수 있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교원의 면책권이 포함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교육활동 침해 학생과 교원을 분리할 수 있도록 '교원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을 개정하고, 교육활동 침해 가해자에 대한 조치 의무화를 관련 법령에 명시해달라고 밝혔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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