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반복되는 3피트 논란, 신 규정 효과 볼 수 있을까

차승윤 2023. 7. 2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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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4399="">1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김종국 감독이 3회초 2사 1루 삼성 피렐라가 투수 땅볼 후 1루에서 세이프된 뒤 비디오판독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yonhap>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피트 규정'을 세분화하겠다고 지난 20일 발표했다. 올 시즌 후반기(7월 21일)부터 경기 중 타자 주자의 3피트 라인 안쪽 주루 행위가 명백히 포구 또는 송구 방해의 원인이 된다고 심판원이 판단하면 수비 방해로 판정한다는 내용이다. 기존에는 타자 주자의 안쪽 주루 행위에 의한 포구 방해만을 기준으로 했으나 보완 규정에는 송구 방해까지 포함한 것으로 수정됐다.

프로야구에서 3피트 규정은 항상 뜨거운 감자였다. 3피트 라인은 홈플레이트와 1루 사이 베이스라인 후반부 바깥쪽으로 약 91.4㎝(3피트) 떨어져 있는 선이다. 타자 주자가 홈플레이트에서 1루로 달릴 때 허용되는 주루 범위를 나타낸다.

문제는 실제 경기에서 타자 주자가 3피트 라인을 더 많이 벗어나게 된다는 거다. 지난 6월 23일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키움 타자 임지열이 3루 땅볼을 치고 1루로 뛰다 두산 포수 양의지의 송구에 등을 맞았다.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 고척=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최초 판정은 수비 방해가 아니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결과 수비 방해 아웃으로 번복됐다. 당시 강력하게 항의한 홍원기 키움 감독은 "타자 주자는 규정에 맞게 1루까지 전력질주했다. 3피트 규정대로면 (라인 밖에서) 왼발로만 베이스를 밟아야 한다. 부상이 생길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13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KIA 타이거즈전에서는 삼성 호세 피렐라가 투수 앞 땅볼을 친 후 주루 상황이 논란을 빚었다. 라인 안으로 달린 피렐라에 시야가 가려져 KIA 투수 양현종이 1루로 송구하기 어려웠고, 비디오 판독 결과로도 수비 방해 판정은 나오지 않았다. 

<yonhap photo-3739=""> 지난 2019년 5월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에서 6회 말 원아웃 주자 1,2루 상황 LG 2루수 정주현이 1루 수비를 하며 번트를 한 두산 김대한의 송구 방해를 지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yonhap>


이를 두고 허운 KBO 심판위원장이 "타자 주자를 맞히더라도 1루로 정확히 던졌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송구가 타자 주자를 맞히면 수비 방해 판정(타자 주자 아웃)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반대로 타자 주자를 피해 악송구를 하면 수비 실책으로 기록될 확률이 크다. 그러자 KIA 최형우는 "야구가 피구인가?"라며 이를 작심하고 비판했다.

일단 규정 변경으로 13일 삼성-KIA전 상황의 반복은 피할 수 있게 됐다. 송구가 타자 주자를 맞히지 않아도 라인을 준수했는지, 악송구를 유발했는지를 두고 판단한다.

새 규정이 적용된 23일 부산 키움-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3피트 관련 판정이 나왔다. 키움 이용규가 3회 무사 1루 때 번트를 대고 뛰다 송구에 맞았다. 첫 판정은 수비 방해였으나, 판독 결과 정상 주루라고 판정을 번복했다.

홍원기 감독이 제기한 문제는 남아있다. 이용규가 레인을 정확히 준수했는지 여부다. 당시 그가 베이스를 밟기 직전 왼발이 파울 라인 안으로 들어왔고, 송구를 맞은 이유가 됐다. 이를 벗어났다고 판단하면 이용규가 악송구를 유발했다고 볼 수 있다. KBO는 "이용규는 주로 선상에 있었고, 이를 끝까지 준수했다는 게 명확했다"며 "그림상으로 이용규는 3피트 규정을 준수하면서 뛰었다고 판단된다. 마지막에 다리가 선 안쪽에 있어 보이지만, 베이스를 왼발로 밟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규칙을 잘 지켰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yonhap photo-3830=""> 지난 2019년 5월 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K 대 롯데경기. 6회말 무사 1.2루에서 롯데 강로한이 번트를 대고 1루로 달리는 사이 SK 1루수 로맥이 공을 잡고 있다. 강로한은 3피트 수비방해로 아웃됐다. 사진=연합뉴스</yonhap>


KBO는 앞서 규정 변경을 발표하면서 "타자 주자가 오른발로 베이스를 밟을 경우, 부득이하게 왼발이 3피트 라인 안쪽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3피트 라인 위반 예외로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검토했다. 하지만 해당 사항은 국제 규정 상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KBO 리그에서도 적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야구규칙(OBR)에 여지가 있긴 하다. 5.09(A)(11)에서 '타자 주자는 1루에 닿기 위한 발걸음, 도약, 도달 혹은 슬라이딩 목적으로만 1루 바로 직전에 3피트 레인을 벗어나는 것이 허용된다"고 정의한다. 실제로 미국 체육심판 잡지인 레프리는 "3피트 규정을 위반하려면 연속 두 걸음을 내딛어야 한다"고 해석한 바 있다.

다만 KBO는 이 부분에 대해 MLB와 미팅을 통해 해석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미묘한 차이지만, 규정 상 '바로 직전'을 더 엄격하게 봤다. KBO 관계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MLB 심판위원회와 KBO 심판위원회 미팅이 있었다. 당시 3피트를 주제로 질의 응답을 진행했다"며 "두 발이 3피트 레인 바깥에(선 포함) 있어야 한다. 1루를 밟는 행위를 하는 과정에서의 스텝, 뻗는 행위 등을 할 때만 선을 벗어날 수 있다. 13일 이용규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오른발 터치를 위해 왼발이 선 밖으로 나가는 걸 허용한다고는 해석할 수 없다. MLB 심판 위원회도 같은 의견"이라고 전했다.

차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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