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장님 오신다”…구명조끼보다 ‘빨간옷’ 챙긴 해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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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중 숨진 고(故) 채수근 상병이 복무한 해병대에서 당시 해당 부대에 '사단장이 현장 지도를 나와 복장점검을 한다'며 지침이 내려갔는데, 안전 관련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채 상병이 소속됐던 해병대 1사단 병사들은 경북 예천에 투입되기 전날 '수해를 입은 예천에서 실종자 수색 활동을 한다'는 공지를 받았으나 보여주기식 복장 통일만 강조됐다고 24일 JTBC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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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 적색 체육복” 등 세세한 규정에도 안전 지시는 없어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중 숨진 고(故) 채수근 상병이 복무한 해병대에서 당시 해당 부대에 ‘사단장이 현장 지도를 나와 복장점검을 한다’며 지침이 내려갔는데, 안전 관련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채 상병이 소속됐던 해병대 1사단 병사들은 경북 예천에 투입되기 전날 ‘수해를 입은 예천에서 실종자 수색 활동을 한다’는 공지를 받았으나 보여주기식 복장 통일만 강조됐다고 24일 JTBC가 보도했다.
보도된 지침을 보면 ‘내일 과업은 실종자 수색 위주’ ‘한천과 석관천 물가위주 수색’이라며 물가 수색이 주요 내용임이 적시돼 있다. 이어 ‘사단장님 강조사항’이라며 ‘하의 전투복, 상의 적색 해병대 체육복, 정찰모’라고 복장을 규정했다.
이어 체육모와 컴뱃셔츠는 안되며, 사단장 현장 지도 때 복장 점검이 예상된다는 내용도 세세하게 적혔다. 하지만 구명조끼나 안전 장비에 대한 지시는 어디에도 없었다.
복장 규정을 따지면서도 정작 구명조끼 등 안전에 필요한 장비를 준비하는 데에는 소홀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해병대 측에서는 구명조끼 착용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조차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용선 해병대 공보과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수변 지역에서의 실종자 수색 작전 간 구명조끼 착용 등 대민 지원 형태별 구체적인 매뉴얼은 없다”면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보다 구체적으로 위험 상황별 안전대책과 현장 안전조치 요령을 보완 중”이라고 밝혔다.
해병대가 포상 휴가를 걸고 실종자 수색을 독려했느냐는 물음에는 “14박15일 포상 휴가 조치는 독려를 위한 것이 아니라 시신을 찾은 병사의 심리적 안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휴가 기간을 부여한 것”이라며 “사고 원인과 직접 연관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해병대는 또 순직한 채 상병 동료들의 주말 출타와 면회가 제한됐다는 주장에 대해선 “주말 간 외출자가 3명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부인했다.
한편 채 상병은 지난 19일 오전 9시쯤 예천군 내성천 보문교 부에서 구명조끼 없이 실종자 수색 임무를 수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14시간 만에 내성천 고평교 하류 400m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 당시 보문교 부근에서 수색 작업에 나선 해병대원은 39명으로, 이들은 일렬로 4m 정도 거리를 두고 9명씩 ‘인간 띠’를 만들어 하천 바닥을 수색했다. 채 상병과 동료 2명은 물속 발아래 지반이 꺼지면서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전해졌다. 동료들은 수영해서 빠져나왔지만, 채 상병은 급류에 그대로 떠내려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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