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콘텐츠 자산으로 글로벌 공략 나선다

이승진 2023. 7. 25.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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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오, 글로벌 테크 기업 되려면③]
2011년, 해외 시장 공략 시작
카카오톡 내세웠지만 체면 구겨
2022년 '비욘드 코리아' 선언
콘텐츠·메신저 사업으로 해외 공략

"글로벌 진출을 선언하는 이유는 이 시장에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2011년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는 카카오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다짐을 했다. 하지만 12년이 지난 지금 카카오엔 여전히 ‘내수 기업’이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다. 카카오는 이 꼬리표를 떼기 위해 글로벌 확장 총력전에 나선다. 오는 2025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30%를 넘겨 세계에 카카오 이름을 알리겠다는 목표다.

10년간의 두드림, 쉽지 않았던 해외 시장

카카오는 2011년부터 해외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카카오는 먼저 일본에 최초의 해외법인을 세웠다. 이후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을 비롯해 미국에 법인을 세웠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세계 대표 메신저로 만들겠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결과는 쓰디썼다. 이미 뿌리 내리고 있던 왓츠앱과 위챗 등 현지 메신저에 밀려 자리를 잡지 못했다. 오히려 카카오보다 늦게 진출한 네이버의 메신저 라인이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아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결국 해외 법인 상당수가 설립 이후 수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고, 일부는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카카오는 콘텐츠 분야로 눈을 돌렸다. 2016년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가 대표적이다. 이는 글로벌 시장으로 가겠다는 김범수 창업주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로엔은 당시 국내 1위 음원 서비스인 멜론을 운영하고 있었다. 또 가수 아이유, 씨스타, 에이핑크 등 연예인의 매니지먼트사업으로 K팝 콘텐츠의 해외 시장 공략 가능성이 컸다.

콘텐츠 사업을 통해 성공 가능성을 엿본 카카오는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꺼내들었다. 2018년 약 1조원 규모의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을 추진해 자금을 확보했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게임, 웹툰, 음악 등 콘텐츠 플랫폼 업체는 중심으로 M&A를 추진해 현재의 카카오픽코마, 카카오게임즈 등의 기반을 마련했다.

콘텐츠 밀고, 오픈채팅으로 메신저 재도전

여러 차례 해외에서 실패를 맛봤던 카카오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리며 사업 확장에 성공했다. 카카오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1조3987억원으로, 2021년 6324억원에 비해 두 배 정도로 늘어났다. 웹툰, 게임, 음악 등 콘텐츠 사업 덕분이다. 현재 카카오의 연간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로 2025년까지 이를 30%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김범수 창업주는 지난해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는 결단을 내렸다. 2007년 카카오의 전신인 아이위랩을 창업한 뒤 이사회 의장을 맡아온 지 14년 만이다. 최우선 과제인 해외 사업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그는 일본 시장을 전진기지로 삼아 기존 국내 중심 사업을 해외향으로 재편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카카오는 우선 현재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콘텐츠 부문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기도 했다. 웹툰·웹소설 사업도 꾸준히 확장 중이다.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시’ 인수를 통해 북미와 유럽 시장 공략 초읽기에 들어갔다. 카카오게임즈는 글로벌 경영 체제를 개편했다.

해외 시장에서 실패를 맛본 카카오톡은 오픈채팅을 앞세워 글로벌 공략에 다시 나선다. 그동안 오픈채팅은 카카오톡 계정 기반으로 이용이 가능해 글로벌 이용자에게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폭넓은 이용자 층을 가져가기 위해 오픈채팅을 별도 독립 애플리케이션 ‘오픈링크’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오픈링크는 취미나 장소 등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이용자가 모여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한국 웹툰을 좋아하는 외국인이 카카오웹툰 내의 오픈링크에 들어와 국내 팬들과 웹툰에 대한 얘기를 나누거나, 카카오맵에서 특정 장소를 검색한 이용자끼리 해당 장소의 오픈링크에서 장소에 대한 정보나 리뷰를 주고받을 수 있다.

하반기 공개를 앞두고 있는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 ‘Ko-GPT 2.0'을 활용한 서비스도 해외 시장 공략에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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