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잠실 5억 회복은 예삿일"…꺾인 만큼 오르는 강남 집값

임온유 2023. 7. 25.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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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집값이 심상찮다.

미끄럼틀 타듯 급락하던 집값이 빠르게 회복하며 올해 하락분을 모두 만회할 기세다.

고금리 여파로 급락하던 강남권 집값은 올해 초 각종 대출·세금 규제 완화 이후 빠르게 회복 중이다.

강남권 집값은 서울 아파트 가격의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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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올해 누적 변동률 상승 전환
압구정, 잠실 등 신고가·반등 거래 속출
재건축 등 개발 호재에 억누르기 쉽지 않아

강남권 집값이 심상찮다. 미끄럼틀 타듯 급락하던 집값이 빠르게 회복하며 올해 하락분을 모두 만회할 기세다. 특히 강남 압구정, 송파 잠실 등 재건축 단지에서는 연초보다 실거래가가 5억원 이상 뛰는 것이 예삿일이 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누르고, 또 눌러도 집값이 튀어 오르는 분위기다.

압구정 현대아파트./김현민 기자 kimhyun81@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3주 기준 올해 송파구 아파트값 누적 변동률은 0.32%로, 서울 24개 자치구 중 처음으로 상승 반전했다. 송파구에 이어 상승 전환이 임박한 곳은 서초구다. 현재 누적 변동률이 -0.21%다. 집값 상승 추세가 이어진다면 이르면 8월 플러스(+)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 역시 누적 변동률이 -1.05%라 상승 반전이 가까워졌다.

고금리 여파로 급락하던 강남권 집값은 올해 초 각종 대출·세금 규제 완화 이후 빠르게 회복 중이다. 특히 정부와 서울시의 '밀어주기'로 재건축 기대감이 커진 단지들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압구정, 잠실 일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또다시 묶여 실수요자만 매수할 수 있음에도 반등 거래를 넘어 신고가 거래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로 압구정동 현대6차 144.2㎡(전용면적)는 지난 8일 51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다시 썼다. 지난해 12월 43억원에 팔리다 올해 5월 46억원을 회복했는데 7월 이보다 5억2000만원 높은 가격에 손바뀜된 것이다. 이 아파트는 최근 서울시 신통기획안이 확정돼 재건축 열기가 뜨거운 3구역에 속해 있다.

인근 미성2차 118.6㎡ 역시 지난 8일 역대 가장 높은 37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는 2021년 4월 34억5000만원으로, 이후 거래가 없다 2년여 만에 2억8000만원 높은 가격에 팔렸다.

서울 송파구 잠실 아파트 단지

송파 대표 재건축 아파트인 잠실주공5단지에서는 릴레이 반등거래가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82.61㎡가 29억2000만원에 계약서를 썼다. 1월 21억7500만원까지 내려갔던 실거래가가 4월 26억원대, 5월 28억원대를 회복하더니 7월 29억원의 벽을 뚫었다. 거의 같은 면적인 82.51㎡ 역시 비슷한 양상이다. 1월 23억2300만원에서 지난 6일 29억9600만원으로 6개월 만에 6억7300만원으로 높아졌다. 잠실동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30평대 가격이 30억 턱밑까지 왔다"면서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대지 지분이 커 투자 가치가 높아 잠실 내 갈아타기 수요 외에 외지인 매수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권 집값은 서울 아파트 가격의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특히 재건축 단지 가격은 주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재건축 추진 이슈로 자금력 있는 수요자들이 유입되며 강남권 집값이 오르고 있다"며 "이에 가격 바닥론이 힘을 얻으며 대기 수요가 풍부한 서울 전역의 거래량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에 서울시도 자칫 부동산 시장의 혼란을 불러올 수 있는 강남권 집값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오 시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강남 집값을 잡는 것이 서울 시내 전체 집값을 잡는 첩경"이라면서 정책을 통해 가격 상승을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오 시장이 그리는 그림처럼 신통기획을 통한 주택 공급 등 긴 호흡을 통해 집값을 하향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단기간 개발 이슈에 따른 집값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압구정동 B 공인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다 투기과열지구인 데다 재건축 속도가 붙어 매물이 잠겨 거래 가능한 매물 자체가 매우 적은 상황"이라면서 "재건축이 진행될수록 가격 상승은 피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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