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지 않은 길 걷는 SK이노…공급망 고차방정식 함께 고민"

정동훈 2023. 7. 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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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의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보다 수많은 인재들이 모인 기업에서 한 팀으로 성과를 내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다른 기업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 또한 어려웠죠. 다양성이 존중받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경쟁력이라는 본질을 만들어내는게 중요합니다."

이복희 SK이노베이션 사외이사이자 글로벌 화학 기업인 듀폰 그룹 산하 롬엔드하스전자재료씨엠피코리아 대표인 그는 글로벌 화학업계에서의 경험을 이렇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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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희 SK이노베이션 사외이사
다우·듀폰 등 글로벌 화학사 근무
'가보지 않은 길' 걷는 SK이노서 윈윈할 것
"탈탄소 전환에 보탬 되고파"
공급망 관리 분야서 성과 낸 여성 CEO
"고차방정식 함께 고민하겠다"
이복희 SK이노베이션 사외이사.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성별의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보다 수많은 인재들이 모인 기업에서 한 팀으로 성과를 내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다른 기업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 또한 어려웠죠. 다양성이 존중받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경쟁력이라는 본질을 만들어내는게 중요합니다."

이복희 SK이노베이션 사외이사이자 글로벌 화학 기업인 듀폰 그룹 산하 롬엔드하스전자재료씨엠피코리아 대표인 그는 글로벌 화학업계에서의 경험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여성 인재가 많지 않은 화학 업계에서 글로벌 기업의 대표이사까지 올랐다. 이 대표는 조직 내에서 성별·인종과 같은 개인의 조건이 아닌 상호 존중과 협업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 개인만의 능력이 아닌, 상대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서 (제가 몸담았던 조직은) 성과를 이뤄왔다고 생각합니다."

이 대표는 공학도다. 부산대 화학과를 졸업했고 카이스트에서 같은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아주대에서는 경영학석사과정(MBA)을 수료했다. 삼성종합화학의 연구개발(R&D) 분야에서 7년 반 동안 근무하다 2001년 다우에 입사했다. 품질관리 매니저를 시작으로 제조·제품 엔지니어링 매니저를 거쳤다. 연구개발부터 공급망 관리·제조 공정, 품질관리까지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다.

경영까지 맡고 있는 그가 강조하는 것은 현장의 목소리다. "사무실에서 보는 각종 보고서, 경영지표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우리의 제품이 현장에서 고객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아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무실에서 보는 숫자와 글들도 결국 현장을 기반으로 나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복희 SK이노베이션 사외이사.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이 대표는 SK이노베이션과 동종업계 종사자다.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제품이나 기술은 없었지만 같은 업계에서 SK이노베이션의 변화와 성장을 지켜봤다."'기름'으로 불리는 전통 에너지 분야만으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었지만, SK이노베이션의 역사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동종업계 종사자로서 저는 그 역사를 목격해왔습니다." 이복희 이사가 SK이노베이션 사외이사직을 수락한 이유다. 이 대표는 "저의 오랜 해외기업 재직 경험은 SK이노베이션이 추구하는 글로벌 탈탄소 추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탈탄소는 한 기업만의 문제가 아닌 지구촌 사회 모두의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SK이노베이션의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탄소에서 친환경으로)' 전략이 '가보지 않은 길'이라며 성공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 대표는 "세계적으로 친환경 사업 영역은 아무도 100% 성공해보지 못한 미지의 길"이라며 "많은 국가와 기업들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실패 없이 성공만 하는 법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지의 길을 걷고 있는 SK이노베이션에서의 사외이사 활동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다우 시절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과 관련해 품질 개선과 비용 절감 측면에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그는 "원자재 확보는 기업, 국가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부존자원이 부족해 필요한 몫 상당수를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의 상황은 위험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 계열의 주력사업인 에너지, 화학, 배터리는 공급망 위험을 떠안고 있는 분야"라며 "SK이노베이션 구성원이 이러한 고차방정식을 풀어나갈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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