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m금융톡]디폴트옵션 개시…은행권, 초반부터 기싸움

유제훈 2023. 7. 2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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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부터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default option)가 시행된 가운데 초장부터 은행 간 신경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국민은행이 내놓은 7개 디폴트옵션 상품 중 4개가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해서다.

특히 고용부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디폴트옵션 고위험 포트폴리오 1호' 상품의 경우 증권·보험사의 관련 상품을 제치고 3개월 수익률 5.83%, 6개월 수익률 14.16%로 전체 고위험 상품 중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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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적립금 1위", KB국민 "수익률"

지난 12일부터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default option)가 시행된 가운데 초장부터 은행 간 신경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상품 판매액을, KB국민은행은 수익률을 강조하면서 시장을 지키기 위한 수성전에 나선 양상이다.

25일 고용노동부의 디폴트옵션 상품 판매·운용 실적 자료를 보면 신한은행은 지난 2분기 기준 적립금액이 약 3333억원에 달해 전체 31개 사업자 중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KB국민은행(약 3118억원)과의 격차는 215억원가량이다.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DC)형, 개인(IRP)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계좌 내 적립금에 대해 일정 기간 운용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정해진 운용 방법으로 투자상품을 자동 선정·운용토록 하는 제도다. 금융권 안팎선 제도 시행 이후 높은 수익률을 내는 증권사 등으로 자금이 흘러 들어가는 '머니무브'가 나타날 수 있다며 준비를 해왔다.

신한은행은 디폴트옵션 시행에 앞서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를 신설하고 관련한 대고객 설명회를 진행한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신한은행 측은 적립액 1위를 강조하면서 "제도의 조기 정착을 위해 고객관리 및 수익률 제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전문지식을 갖춘 전담 직원의 상담을 통해 고객들이 보다 체계적으로 퇴직연금을 관리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뼘 차이로 신한은행에 밀린 국민은행은 높은 수익률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내놓은 7개 디폴트옵션 상품 중 4개가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해서다. 고위험 2호 상품은 연 환산 기준 21%, 중위험 1호 상품은 15.42%, 고위험 1호는 13.37%, 저위험 2호는 10.83%에 달했다.

특히 고용부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디폴트옵션 고위험 포트폴리오 1호' 상품의 경우 증권·보험사의 관련 상품을 제치고 3개월 수익률 5.83%, 6개월 수익률 14.16%로 전체 고위험 상품 중 1위를 차지했다. 국민은행 측도 "성과 우수펀드 및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 약 5400회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구성 상품의 운용 비중을 결정했다"면서 "이번 높은 수익률은 고객의 투자 성향, 생애주기 적합도, 운용사의 인지도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최종적으로 고객 니즈에 맞는 상품을 만든 결과"라고 자평했다.

두 은행 이외에도 디폴트옵션 적립액 상위권엔 주로 시중은행들이 분포했다. 상위 10개 사 중 신한·KB가 선두권을 형성한 가운데 그다음엔 하나은행(1476억원), NH농협은행(1203억원), 우리은행(636억원), 기업은행(83억원), 대구은행(75억원) 등이 포진했다. 대형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414억원), 삼성증권(336억원), KB증권(92억원)은 아직 은행권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업계에선 제도 도입 초기인 만큼 추후 다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노후자금이란 특성에 더해 시장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은 만큼 아직은 안정성이 있는 은행에 쏠리고 있지만, 차차 증권사의 영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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