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사 부메랑 된 책임준공확약… 부동산PF 위기에 몸집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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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준공확약'을 앞세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을 공격적으로 수주했던 부동산 신탁업계가 부실 위험에 처했다.
금리 급등과 미분양 증가 속에 시공사가 부실화하자 책임준공을 약속했던 신탁사들에 불똥이 튄 것이다.
특히 신탁사가 책임준공을 약속한 시공사는 대부분 중소형 건설사라는 점에서 향후 신탁사의 재무부담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한 신탁사는 PF 사업장 2곳의 책임준공 기한을 맞추지 못해 직접 채무를 이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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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사 14곳 1분기 영업익 14% ↓
영업 조직 축소 등 구조조정 나서
‘책임준공확약’을 앞세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을 공격적으로 수주했던 부동산 신탁업계가 부실 위험에 처했다. 금리 급등과 미분양 증가 속에 시공사가 부실화하자 책임준공을 약속했던 신탁사들에 불똥이 튄 것이다. 신탁사들은 영업조직을 축소하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 사실상 구조조정에 나섰다.
2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 신탁사 14곳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153억원으로 전년(2495억원) 대비 13.7%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으로 신규 분양과 사업이 줄어든 영향이다.
신탁사에 위기감이 감도는 배경에는 2016년 이후 본격적으로 등장한 ‘책임준공형 신탁’이 있다. 책임준공형 신탁은 건설사의 신용위험과 개발사업 준공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안됐다. 신탁사는 미분양이 발생하거나 시공사가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질 경우 시공사를 교체하거나 직접 채무를 이행한다.
부동산 호황기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서 이 같은 연대 책임 구조가 신탁사의 부실 고리로 지목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부도 처리된 건설사는 6곳이다. 폐업 신고한 종합건설업체는 248곳에 이른다. 특히 신탁사가 책임준공을 약속한 시공사는 대부분 중소형 건설사라는 점에서 향후 신탁사의 재무부담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게다가 책임준공 기한까지 준공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신탁사는 PF 대주단의 확정 손해에 대해 배상을 해줘야 한다.
실제로 무분별하게 늘렸던 책임준공 청구서는 속속 날아오고 있다. 최근 한 신탁사는 PF 사업장 2곳의 책임준공 기한을 맞추지 못해 직접 채무를 이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금이 크지 않은 신탁사 특성상 사업장 2~3곳만 망가져도 자산건전성이 크게 악화할 수 있다.
이에 신탁업계는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최근 무궁화신탁은 기존 신탁사업팀을 축소하고 사업 부문별로 영업전담팀을 신설했다. 신탁사업팀 영업 인력 중 일부를 다른 사업 부문에 배치하는 식이다. 신한자산신탁은 이달 초 조직개편을 통해 신탁영업 조직을 일부 줄이고 신탁운영본부를 신설해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영업 인력 일부는 타 부서로 배치했다. 코리아자산신탁은 신탁팀 30개 중 2개 부서를 폐지했다.
신탁업계에 비상이 걸리면서 금융위원회는 조만간 ‘책임준공확약 업무처리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계획이다. 가이드라인에는 미분양, 준공 지연 등에 따른 손실 발생 시 신탁사가 일부만 부담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손해배상 이행 시기도 명확히 규정해 손실을 정확히 파악한 뒤 대주단과 신탁사가 서로 나눠 부담하는 방식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탁사가 고수익을 얻으려고 공격적으로 영업한 결과에 대해 당국이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탁업계의 도덕적 해이에 따른 리스크를 억지로 막아주면 대주단인 금융사의 부담이 커지고 결국 일반 국민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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