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스텔란티스와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2공장 설립
삼성SDI가 세계 4위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북미지역에 두 번째 공장을 설립한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의 영향으로 급성장하는 북미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투자다. 스텔란티스는 미국 피아트 크라이슬러와 유럽 푸조 시트로엥이 합병해 탄생한 다국적 자동차 기업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미국 인디애나주에 설립한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의 제2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두 회사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연산 34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신규 공장이 들어설 부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제2공장 건설과 관련한 투자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30억 달러(약 4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건설 중인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의 제1공장은 당초 연산 23GWh 계획을 33GWh로 확대해 2025년 1분기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여기에 제2공장까지 더하면 삼성SDI가 미국 내에서 스텔란티스에 공급 가능한 전기차 배터리 용량은 총 67GWh로 늘어난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제2공장을 통해 미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스텔란티스가 미국의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을 앞당길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신규 공장을 통해 2030년까지 북미 지역에 최소 25개의 신규 전기 차종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국내 배터리 3사는 국내·외에 잇달아 생산 확대 계획을 내놓고 있다.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배터리 연구개발과 양산을 위한 전용 라인 개설과 IRA에 따른 배터리 보조금 규정을 충족하기 위해 완성차 업체와 손잡고 미국 현지에 합작공장 건설을 늘리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4월 충북 청주 오창공장을 배터리 생산 공장의 기술 허브 ‘마더 팩토리(Mother Factory)’로 육성하기 위해 6000억원을 투자해 ‘마더 라인(Mother Line·양산 여부까지 검증할 수 있는 생산 라인)’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과 SK온은 50억 달러(약 6조5000억원)를 공동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배터리 합작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삼성SDI는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온 등 경쟁사에 비해 미국 시장 진출에 신중을 기하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최근 미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를 확인하고 난 뒤에는 지난 4월 GM과 미국에 배터리 합작 공장을 발표하는 등 투자 속도를 높이고 있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에서 세 곳의 합작 공장을 가동 또는 건설 중인데 네 번째 합작 파트너로 삼성SDI를 선택한 것이다. 두 회사의 투자 규모는 30억 달러 이상이며, 생산 규모는 연간 30GWh 이상이다.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로써 삼성SDI의 북미 생산거점은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1·2공장, GM 합작공장 등 총 3개로 늘어나게 됐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스텔란티스와 GM이 각각 미국 전기차 판매량에서 테슬라에 이어 나란히 2·3위에 오르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삼성SDI 수원사업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에 공시했던 GM과 합작법인 설립은 물론 추후에 볼보, BMW 등에서 다수의 수주가 예상된다”며 “(삼성SDI의) 스텔란티스·GM과 합작법인 생산 능력은 중장기적으로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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