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잔러 충격 탈락…황선우, "서로 응원하던 선수인데 아쉬워"
황선우(20·강원특별자치도청)는 스타트 부저가 울리자마자 무섭게 앞으로 치고 나갔다. 앞서 열린 예선에서 페이스를 조절하다 하마터면 탈락할 뻔했던 위기를 다시 겪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음을 다잡은 황선우는 역시 강력했다. 그는 24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선 1조 경기에서 1분45초07로 터치패드를 찍어 조 1위이자 전체 3위로 결선행 티켓을 따냈다.
경기 후 만난 황선우는 "예선 때 (공동 13위로) 불안하게 준결선에 올랐기 때문에 결승에선 안전하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초반부터 선두로 나서는 레이스를 펼쳤다"며 웃어 보였다.
황선우는 또 "개인적으로 외곽 레인에서 (다른 선수를 신경 쓰지 않고) 내 경기에만 집중하는 걸 선호한다. 1번 레인이라 마음 편하게 경기했다"며 "예선에서 부진해서 나도 걱정이 많았는데, 준결선에서 힘을 조금 남겨두고 레이스를 펼쳤는데도 45초 0대 기록이 나와서 다행이다. 결선에서는 기록을 더 단축해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황선우는 지난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 은메달리스트다. 이번 대회에서도 다비드 포포비치(19·루마니아), 판잔러(19·중국)와 함께 우승을 다툴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준결선에서 이변이 벌어졌다. 포포비치는 1분44초70을 기록해 1위로 결선에 안착했지만, 판잔러는 1분46초30으로 10위에 그쳐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앞서 마지막 탐색전을 펼치려 했던 황선우와 판잔러의 진검승부도 아쉽게 무산됐다.
황선우는 뒤늦게 취재진에게 판잔러의 탈락 소식을 전해 들은 뒤 놀라움과 아쉬움을 동시에 표현했다. 그는 "판잔러는 정말 수영을 잘하고, 정이 많이 가는 착한 친구다. 경기장에서 서로 인사도 반갑게 나누고, 격려하던 사이"라며 "결선에서 만나지 못하게 돼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나 그 아쉬움을 덮고도 남을 희소식도 따라왔다. 절친한 선배 이호준(22·대구광역시청)이 전체 6위로 결선행 티켓을 따내면서 사상 최초로 한국 선수 두 명이 세계선수권 결선에 동반 진출하는 새 역사를 쓰게 됐다.
황선우는 "대한민국에서 두 명의 선수가 결선에 올라갈 수 있어서 정말 기분이 좋다. 결선에서도 둘이 시너지 효과를 내서 좋은 레이스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이호준 역시 "서로 성격도 잘 맞고 좋은 선후배 사이로 지내고 있기 때문에 (동반 진출이)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다. 서로 응원하면서 결선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후쿠오카=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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