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에서 엄마 된 트렌스젠더 눈물 "세 아이 상처 걱정" (물어보살)[종합]

김현정 기자 2023. 7. 2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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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무엇이든 물어보살' 세 아이의 아빠에서 이제는 엄마가 된 트렌스젠더 사연자가 눈물을 보였다.

24일 방송한 KBS Joy 예능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무역 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48세 트랜스젠더 여수아 씨가 출연했다.

여수아 씨는 "세 아이의 부모인데 원래는 아빠였는데 지금은 엄마가 됐다"라고 고백했다.

이수근은 "난 아예 몰랐다. 목소리에서 티가 안 난다"라며 놀랐다.

군대를 다녀왔냐는 질문에 여수아 씨는 "국방의 의무를 다 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여수아 씨는 "원래부터 많이 다른 사람인 건 알았지만 음악과 춤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아빠인 줄 알고 열심히 살았는데 내 속에 다른 사람이 있었다. 아이들이 아무래도 상처 받는 부분이 있고 결손된 부분이 있을 거다. 아이들을 잘 키우고 당당하게 살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스스로를 늦게 자각했다. 어릴 때는 그냥 다른 종류의 남자인 줄 알았다. 초등학교 때 여동생들과 바늘로 귀를 뚫었다. 대학교에 가서는 머리도 기르고 염색도 했다. 옷도 중성적으로 입고 다니고 아이라이너도 그렸다. 취향이 여성적이고 눈물 많고 꽃 좋아하고 동물 좋아하는 여성스러운 남자애라고 생각했다"라고 떠올렸다.

여수아 씨는 "우리 용어로 성적 취향이라고 하는데 팬섹슈얼이다. 범성애자다. 남자든 여자든 성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성격이든 인품이든 외모든 그 사람이 매력 있으면 사람으로서 좋아하다 보니 다르다고 못 느꼈다. 성향만 예쁘고 싶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그는 "내 스스로가 버거웠다. 회사 생활을 하며 몸이 아팠다. 형제 중에 한 명이 아파서 먼저 떠났고 결혼한 전 와이프가 외국인이다. 10년간 그렇게 (케어하며) 살았는데 한국어를 잘 못한다"라고 말했다.

11살 아들, 10살 딸, 8살 딸이 있다는 여수아 씨는 "아이가 세 명이 있는데 첫째가 중증 자폐아다. 말도 못하고 대소변도 못 가린다. 부모님도 모셔야 하는 입장이다. 웬만한 남자들보다 돈도 더 잘 벌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엄마의 역할도 잘해야 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아내와 2년 전 이혼했다는 여수아 씨는 "아이들은 엄마와 산다. 주말에는 내가 돌본다. 가족에게 커밍아웃은 3년 전에 했다. 아내가 그럴 줄 알았다고 하더라"라며 아내의 반응을 언급했다.

아이들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아빠였던 사람이 조금씩 변해가니까 지금은 큰언니로 부른다. 큰언니는 왜 여자가 되고 싶냐고 질문하더라. '어릴 때 요정이 씨앗을 반대로 줘 원래 모습으로 찾아가는 중'이라고 이야기했더니 둘째가 '요정은 왜 그런 실수를 해서 큰언니를 아프게 하냐'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둘째, 셋째는 너무 좋아한다. 수술까지 다하고 전부 끝난 상황이다. 찜질방이나 워터파크 가는 것도 해주니 너무 좋아하고 주중에도 학부모 상담이나 녹색 어머니회도 한다"라고 밝혔다.

또 "춤을 출 수 있어 너무 좋다. 예전에 살사 댄스를 남자 스텝으로 췄는데 지금은 여자 스텝으로 춰 행복하다"라며 미소 지었다.

여수아 씨는 "이해를 못 하는 사람들은 많이 떠났다. 80% 이상은 떠났다. 처음에는 괜찮다고 했는데 점점 여성다워질수록 떠나더라"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나 스스로는 당당하고 싶다. 그런데 아이들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 아직 한국 사회가 많이 이해 못 하는 부분이 있다. 아이들이 지금은 어리니 아빠였지만 예쁜 엄마가 됐다고 생각할 거다. 이후 어느날 친구들이 '너네 집은 왜 그래?'라고 의문점을 던졌을 때 고민"이라고 이야기했다.

서장훈은 "사람의 욕심이라는 게 처음에는 이렇게만 된다면 바라는 게 없다, 일단 여자가 돼야겠다가 먼저였을 거다. 되고 나니 아이들이 보이는 거다. 바람이 커진 거다. 자꾸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아이들 근처에서 유명인사가 되는 것, 그 스트레스가 아이에게 가는 건 어떨까 생각해봐야 한다. 당당함과는 다른 이야기"라고 조언했다.

이어 "지금은 8살, 10살이라 가능한데 나이를 먹으면서 생각이 바뀔 거다. 사춘기를 겪으면서 여러 생각이 바뀔 거다. 학교에 오지 말라고 할 수도 있다. 그때 본인이 상처받고 슬퍼할 거다. 몇 배 이상으로 아이들에게 잘해주고 이해를 시켜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수근은 "아빠 쪽이니 고모라고 하는 게 낫다"라고 조언했다.

사진= KBS joy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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