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8월 영장설' 도는데 "상임위 열자"는 민주당

박소희 2023. 7. 24. 21: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슈] 민생 현안 위해 필요하지만… '방탄이냐 약속이냐' 시험대 올라

[박소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유성호
더불어민주당이 수해, 민생경제 대응 등을 위한 8월 국회 소집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최근 이재명 대표의 쌍방울 의혹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는 터라 이 대표 본인과 민주당의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이 지켜질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24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를 향해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민생경제위기, 수해 등으로 인한 어려움 모두를 각자도생에 맡기는 위기 관람 정부를 자처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또 최근 정체불명의 해외 우편물로 전국에서 신고가 빗발치는 사례도 언급하며 "온라인에는 '이제 일시적 무정부 상태가 아니라 무정부 시대가 온 것 아니냐'는 말이 회자될 정도다. 민주당은 정보위원회를 열어서 정부와 여당의 입장을 묻겠다"고 말했다.

박광온 원내대표 역시 8월 국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수해로) 농산물 공급이 줄면서 한 주 만에 오이값 200%, 상추값 150%가 올랐다는 보도가 있다. 여기에 장마가 끝나면 폭염이 지나 태풍이 오게 될 것"이라며 "지금 정부가 대처하지 못한다면 고물가는 추석까지 이어지면서 국민의 물가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민주당은 8월에도 민생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정무위, 기재위, 농해수위 등 유관 상임위를 가동하겠다"고 했다.

8월 국회 필요하지만... 이화영 진술 다시 주목

국회는 일을 해야 한다. 현안이 그득 쌓여 있는 만큼 상임위가 열려야 할 필요성도 크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최근 이화영 전 경기도부지사의 쌍방울 대북송금 관련 재판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2019년 쌍방울이 경기도 대신 북한에 이재명 당시 지사의 방북비용을 보내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초 그는 결백을 주장했지만 최근 검찰에서 '쌍방울에 비용 대납을 요구했다', '이재명 지사에게 보고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후 자필편지로 '진술 번복'을 반박했다.

어쨌든 '변수'가 등장하면서 민주당 안에는 '8월에 또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넘어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19일 경상북도 안동시 현장최고위 후 취재진으로부터 이화영 전 부지사 관련 질문을 받자 "검찰이 수사를 해야 되는데, 자꾸 정치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지난 21일 국회에선 "또 신작 소설이 나온 걸 보니 정권의 지지율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며 "이번 소설도 스토리라인이 너무 엉망이라 잘 안 팔릴 것 같다"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장인 김승원 의원(왼쪽부터), 인권위원장인 주철현 의원, 정치탄압대책위원장인 박범계 의원, 인권위 상임고문인 민형배 의원이 24일 오전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돼 구속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에 대한 검찰 수사에 항의하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을 찾았다가 지검장과의 면담이 불발되자 청사 앞에 앉아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친이재명계는 아예 행동에 나섰다. 민주당 법률위원장 김승원 의원, 인권위원장 주철현 의원, 정치탄압대책위원장 박범계 의원, 인권위 상임고문 민형배 의원은 이날 오전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에 항의하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을 찾았다가 지검장을 만나지 못하자 청사 앞에서 잠시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검찰은 반인권적 조작수사와 거짓 언론플레이를 즉각 중단하라"며 "10개월간 겁박해도 원하는 진술을 얻지 못해 이제 진술조작까지 나선 것인가"라고 했다.

다만 비이재명계조차 8월 국회와 '이재명 방탄'은 무관하다고 말한다. 한 의원은 이 대표가 정보위원회를 소집한 것과 관련해 "사실 국민의힘이 오버했다"며 "예를 들어서 국정원에 대공수사권이 없어서 괴소포 문제가 발생했나? 오히려 국정원의 해외 관련 권한은 (문재인 정부에서) 하나도 건드린 게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당이 이런 정치공세를 하니까 정보위에서 충분히 얘기해볼 만한 문제"라고 봤다.

또 다른 의원도 "국민의힘이 '상임위는 한 번씩 열어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더라"며 "민주당은 현안이 있으면 (8월 임시국회를 소집)하자는 입장이고, 여당이 안 한다고 하면 못 한다"고 했다. 다만 "이화영 전 부지사 건이 정치적 사안이 되냐 마냐는 영장 청구 시점에 달려 있다"며 "(휴가철, 결산 등을 감안해 국회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큰) 15일 전에 청구한다면 이 대표는 그냥 가서 심사받으면 되는데 지금 나오는 얘기는 16일 이후다. 그러면 표결을 해야 한다"고 봤다.
 
"검찰이 우리를 함정에 빠뜨리려는 거다."

"함정"이라면서도… 난감한 민주당

'함정'이라는 표현까지 나오는 이유는 민주당이 그만큼 난감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6월 1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소환한다면 열 번이 아니라 백 번이라도 응하겠다.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검찰의 무도함을 밝히겠다"며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다. 그런데 민주당은 18일 의원총회에서 김은경 혁신위원회의 불체포특권 포기 제안을 받으며 "정당한 영장청구에 한해서"라는 조건을 달았다. 

"그 내용(체포동의안)을 보고서는 치열한 토론이 있지 않겠나(19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라는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의 말처럼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다시 넘어온다면, 민주당 내부는 들끓을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방탄 논란'이라는 함정에 빠지지 않고, '계파갈등'으로 분열하지 않고, '책임정당'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까. 민주당이 또 한 번 시험대에 오를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이날 열린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 결과 297명 중 찬성 139명, 반대 138명, 기권 9명, 무효 11표로 부결됐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을 선포하고 있다.
ⓒ 남소연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