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안갚는 20대]②"돈 없다고요"…나라가 대신 갚은 빚 750억원

심나영 2023. 7. 24.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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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빚을 못 갚으면 나라가 대신 갚아주는 경우도 있다.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받은 '햇살론 연령별 대위변제(정부가 대신 빚을 갚음) 현황'을 보면 20대 비중이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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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론 연령별 대위변제 대상자 수 현황
20대 비중이 36%로 가장 높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개인이 빚을 못 갚으면 나라가 대신 갚아주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도 20대는 '두각'을 나타냈다.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받은 '햇살론 연령별 대위변제(정부가 대신 빚을 갚음) 현황'을 보면 20대 비중이 가장 크다.

햇살론은 서민금융정책상품이다. 일반은행에 갈 수 없을 정도로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은 '근로자 햇살론'과 '햇살론15'를 쓴다. 20대가 대상인 상품은 '햇살론 유스'로 취업준비생이나 대학생, 사회초년생이 쓴다. 차주들은 서민금융진흥원이 보증해 주면 은행에서 햇살론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후 차주들이 원리금을 못 갚으면 보증 선 서민금융진흥원이 은행에 먼저 상환하고 차주에게 구상권을 청구한다. 이걸 대위변제라 부른다. 보통 3개월 정도 연체하면 대위변제가 이뤄진다.

올해 상반기 대위변제 대상자 수는 총 6만4099명. 이 중 20대(2만2766명)가 제일 많았다. 30대(1만7097명)와 40대(1만3317명)가 멀찌감치 떨어져 그 뒤를 이었다. 50대와 60대는 합쳐서 1만명 남짓이었다. 높은 비중뿐 아니라 빠른 증가도 20대 대위변제 대상자의 특징이다. 서민금융진흥원 관계자는 "이미 올해 상반기(2만2766명)에만 2020년 한 해 동안 발생자(2만330건)를 뛰어넘었다"며 "이런 추세라면 올해 수치가 작년(4만1274명)을 넘어설 수 있다"고 했다.

햇살론 유스만 따로 떼어 놓고 보면 빚 안 갚는 20대 현상이 더 두드러진다. 햇살론 유스는 최장 15년간 연 3.5% 금리로 1인당 최대 1200만원까지 빌려주는 상품이다. 청년들이 대상이라 햇살론15(금리 15.9%)나 근로자 햇살론(11.5%)보다도 금리가 훨씬 낮은 것은 물론, 일반 은행들보다도 저렴하다. 하지만 이마저도 갚지 못해 '나 몰라라' 하고, 국가가 대신 갚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햇살론 유스의 올해 상반기 누적 대위 변제금액은 756억원, 대위변제율은 7.3%에 달했다. 2020년 1월 나온 햇살론 유스는 첫해 대위변제금이 5억, 대위변제율이 0.2%였지만 해마다 급격하게 높아진 결과다. 이 수치들이 높아질수록 차주들이 끝까지 안 갚은 대출이 많다는 의미다.

김성주 의원은 "20대의 어려운 주머니 사정을 대출로만 해결하려고 하다 보니 빚 갚는 걸 포기하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청년들에게 필요한 정책 대출을 제공하되 일자리를 만들어 이들이 책임감 있게 상환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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