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안갚는 20대]①"월이자 8000원도 못 내"…'무계획 대출'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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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씨(25)는 3년 전 코로나 시국에 지방 전문대를 졸업했다.
3월부터 5월까지 실행된 대출금액에 관한 이자 납부 현황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그는 "20대가 빌리는 돈은 용돈이나 학자금 대출 같은 소액이지만 빚을 갚을 길이 막막한 상태에서 일단 빌리고 보자는 특징이 있다"며 "자신의 수입과 지출을 생각해 상환 계획을 세운 뒤 돈을 빌려야 하는데 이런 과정에 대해 인식을 못 해서 쉽게 신용불량자가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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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 중 22명, 월 8000원 이자도 못 내
갚을 방법 막막한데 일단 빌리고 보자는 게 문제
박지민씨(25)는 3년 전 코로나 시국에 지방 전문대를 졸업했다. 취직을 하려야 할 수도 없는 때였다. '직장 구할 때까지만…' 이란 생각으로 편의점, 공장 일용직, 고깃집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박씨는 "처음에는 엄마에게 손을 벌렸는데 집도 어렵고, 취업 준비기간이 생각보다 길어지면서 지금은 혼자 버티고 있다"고 했다.
월세, 공과금, 생활비, 기존대출 이자까지 감당하기엔 알바비로 턱없이 부족했다. 당장 밀린 월세부터 해결해야 했다. 소액생계비대출로 통장에 50만원이 찍히자마자 그는 집주인 통장에 바로 부쳤다. 박씨는 "잠잘 곳은 지켰지만 앞으로 생활은 어떻게 하나 막막하다"며 "다른 대출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20대 이자미납률, 다른 연령층 압도
소액생계비대출은 저소득 저신용자들에게 한 번에 최대 100만원까지 급전을 빌려주는 제도다. 상담창구를 찾아오는 사람 10명 중 9명이 신용점수 하위 10%다.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넉 달 동안(지난 3~6월) 총 390억원이 나갔다.
이 중 20대 이하가 빌린 금액은 56억원. 30대와 40대가 각각 90억원에 이른 것에 비해 액수 자체는 작다. 그러나 이자미납률은 20대가 다른 연령층을 압도한다. 3월부터 5월까지 실행된 대출금액에 관한 이자 납부 현황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7월초 기준 20대의 이자미납률이 21.7%에 달했다. 30대(15.5%)와 40대(11%)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20대의 평균 소액생계비 대출금액은 61만원. 금리 15.9%를 적용하면 월 이자 8000원이 약간 넘는다. 20대는 원금은커녕 이자 8000원 낼 돈이 없어 연체하는 형편이다.
20대, 월 이자 8000원도 밀리는 이유는
20대 저소득층이 이자 8000원 납부도 미루게 된 이유는 뭘까. 개인회생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는 20대 대출을 '무계획 대출'이라 불렀다. 그는 "20대가 빌리는 돈은 용돈이나 학자금 대출 같은 소액이지만 빚을 갚을 길이 막막한 상태에서 일단 빌리고 보자는 특징이 있다"며 "자신의 수입과 지출을 생각해 상환 계획을 세운 뒤 돈을 빌려야 하는데 이런 과정에 대해 인식을 못 해서 쉽게 신용불량자가 된다"고 했다.
서민금융진흥원 관계자도 "20대들은 30대 이상보다 정해진 직장에서 얻는 주 수입이 없는 경우가 다수라 이자를 못 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아르바이트나 일용직으로 돈을 버는 경우도 있지만 불안정하다 보니 있으면 갚고 없으면 말고라는 식이다.
마땅한 소득이 없는 20대는 금융거래 기록도 전무한 씬파일러(Thin Filer)라 1금융권에선 대출이 힘들다. 소액생계비 같은 정책 상품과 연결되면 다행이지만, 2금융권에 손을 대면 그때부터 일이 꼬인다. 높은 금리 탓에 카드 현금서비스로 돌려막기를 하는 경우까지 벌어지기 때문이다. 한번 이런 늪에 빠져들면 신용등급이 낮아지고, 이자는 더 높아지고, 빚은 또 불어난다. 빚 안 갚는 20대가 늘어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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