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백기 들었다…"케인 뮌헨 이적, 1650억에 허락→절충 가능, 독일행 거스를 수 없는 대세"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토트넘이 결국 백기를 들었다.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을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 팔기로 했다.
원하는 이적료도 나왔다. 일단 1억 파운드(1650억원)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뮌헨이 제시하는 이적료와는 차이가 있지만 곧 양측의 견해차도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론지 '더 타임스'는 24일 "케인이 재계약 안에 사인하지 않는다면 토트넘은 그를 팔 준비가 됐다. 원하는 금액은 1억 파운드"라며 "뮌헨은 새로운 오퍼를 들고 이번 주 안에 토트넘을 찾을 것이다"고 했다. 토트넘이 이제는 케인을 단념하고 최대한 이적료를 올려받는 선에서 그를 내주겠다는 뜻이다.
토트넘 내부에서도 최근 들어 케인을 파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다는 견해가 나오던 터였다.
앞서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24일(한국시간)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조 루이스 구단주로부터 케인을 설득할 수 없으면 이적료를 받고 팔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 운영을 좌지우지하는 레비 회장마저도 구단 소유주에게 '한 소리' 들었다는 뜻이다. 대세가 기울었다고 봐야 한다.
2023 여름 이적시장에서 공격수 영입을 꿈꾸는 뮌헨은 월드 클래스 9번 포워드 케인을 최우선 타깃으로 낙점했다. 케인은 지난 시즌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 8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는 와중에 리그에서만 30골을 터트리며 군계일학 면모를 보였다.
마침 케인과 토트넘 사이에서 체결된 계약 기간이 2024년 6월에 만료돼 1년 밖에 남지 않아 뮌헨은 영입에 자신감을 보였다. 뮌헨 제의를 거절하면 토트넘은 세계적인 공격수인 케인을 내년 여름에 이적료를 한 푼도 받지 못하고 FA(자유계약선수)로 내보내게 된다.
이적료를 벌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임에도 레비 회장은 팀 핵심 선수를 지키기 위해 강경한 태도를 보였지만 루이스 구단주는 현실적이었다. 케인이 FA로 팀을 떠나는 사태를 우려했다.
'텔레그래프'는 "루이스 구단주는 레비 회장이 계약 연장에 대해 케인을 설득할 수 없다면 엄청난 이적료를 포기하는 것보다 매각하는 걸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토트넘은 케인의 값어치를 1억 파운드 또는 그 이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 타임즈가 설정한 케인의 이적료 역시 1억 파운드여서 결국 토트넘은 유스 시절부터 키운 케인의 투자금을 모두 회수하고 서로 웃으며 보내는 쪽으로 설정한 모양새다. 케인은 지난 2017년 토트넘과 6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21년 케인이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하려고 했으나 그와 계약기간이 3년 남은 토트넘이 완강하게 '이적 불가'를 외쳤고 케인도 이내 단념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서 케인이 재계약 안을 받고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토트넘도 현실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영국과 독일 유력지들은 최근 "바이에른 뮌헨은 케인 영입을 위해 3번째 제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케인이 토트넘과 새로운 계약 체결을 원한다는 소식을 믿지 않는다"라며 뮌헨 이적에 더욱 베팅을 걸고 있다.
뮌헨은 토트넘에게 1차 제안으로 7000만 유로(약 990억원)를 제안했지만 단칼에 거절 당하면서, 8000만 유로(약 1145억원)로 상향된 2차 제안을 건넸지만 토트넘을 만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럴수록 뮌헨의 의지는 더욱 갈수록 단단해져 갔다. 독일 매체 '빌트'는 지난 23일(한국시간) "뮌헨이 케인에게 초대형 계약을 제안할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빌트는 이어 "뮌헨은 몇 달간의 구애를 통해 케인과 장기 계약을 맺을 것을 분명히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최소 4년에서 가능한 5년까지 계약할 것이다. 뮌헨은 케인을 독일로 데려오기 위해 절대적인 확신을 주려 한다. 그는 사디오 마네가 받는 2000만 유로(약 286억원)를 넘어서는 연봉을 받을 것이다"라며 뮌헨이 제시할 케인의 연봉에 대해 전했다.
독일 매체 FCB인사이드에서도 케인의 계약에 대해 언급하며 "뮌헨은 1억 유로(약 1433억원)의 이적료 소문에 비추어 보면 거의 2억 유로(약 2870억원) 수준의 패키지를 제시할 것이다"라며 뮌헨이 막대한 연봉과 이적료를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인 나이가 30살임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이례적인 '메가 딜'이다.
다만 일부 매체에서는 토트넘이 케인의 이적 조건으로 "1억 파운드를 원하며, 토트넘은 어떠한 할부금도 원하지 않는다. 이는 뮌헨이 케인 이적료를 한 번에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로, 업계에서 매우 드문 경우다"라고 밝힌 바 있기에 1억 유로 제안으로 토트넘이 완벽하게 설득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뮌헨의 제안액과 토트넘이 원하는 액수가 종전 800~900억원 수준에서 200억원 근처까지 왔기 때문에 접점을 충분히 찾을 수 있게 됐다.
루이스 구단주 역시 혹시나 뮌헨이 케인 영입을 포기하는 상황을 우려해 적절한 선에서 합의점을 찾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주의 태도는 케인 이적에 속도를 붙일 수 있다. 케인 역시 트로피를 위해 뮌헨 이적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토트넘도 케인을 팔아야 한다면 프리미어리그 경쟁팀이 아닌 해외 클럽으로 보내는 걸 선호한다.
빌트는 "케인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이상적인 목표가 될 테지만 토트넘은 케인을 팔아야 한다면 프리미어리그 경쟁팀보다 해외 클럽을 선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케인도 트로피를 얻기 위해 필사적이다"라며 "보도에 따르면, 케인의 아내가 최근 뮌헨에 있는 집을 알아보고 있어 뮌헨은 케인이 클럽에 합류할 의향이 있다고 믿고 있다"라고 전했다.
영국 매체 '더선'은 최근 "케인 아내 케이트는 바이에른에 있는 국제 학교와 부동산을 둘러보기 위해 뮌헨에 왔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24일엔 케인의 단짝 손흥민이 그의 거취에 대해 입을 열었다. 케인의 선택을 지지하겠다는 뉘앙스였다.
손흥민은 "내게 있어 케인은 환상적인 선수였다. 항상 프로페셔널 했고, 항상 열심히 뛰었다"면서 "최근 그에 대한 너무 많은 뉴스들이 나오고 있다. 케인에게도 쉽지 않은 일일 거다. 케인은 우리의 주장이며 토트넘과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케인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난 선수로서 케인을 좋아하고 정말 존경한다.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한 명으로 5년, 6년, 7년을 뛰었다"면서도 "결정은 구단과 케인 사이에 있을 거다. 우리는 그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케인이 이적을 결심하더라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손흥민은 "난 아무것도 모른다. 최종 결정에 대해 어떤 말도 해줄 수 없다. 케인도 아마 모를 거다. 우린 그저 기다려야 한다"면서 "케인과 함께 뛰는 건 큰 기쁨이자 즐거움이다. 케인과 함께 훈련하는 것도 보고 배울 게 정말 많다"며 언제까지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케인과 함께하는 시간을 즐기겠다고 마무리했다.
케인은 오는 26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라이언 시티와의 아시아 투어 마지막 경기에서 한 번 더 토트넘 주장으로 나설 예정이다.
그런데 뮌헨이 나흘 뒤 같은 장소에서 리버풀과 친선 경기를 하기로 돼 있어 독일 언론에선 케인이 싱가포르에서 뮌헨과 합류하는 것 아니냐는 재미있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대세가 기울었다. 케인이 손흥민이 아닌, 김민재와 뛸 날이 머지 않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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