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공정위 신고…쿠팡vsCJ, '햇반전쟁' 화장품으로 확전(종합)

김유리 2023. 7. 2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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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vsCJ 둘러싼 복잡 역학 관계
1. 쿠팡vs올리브영, 납품업체 갑질 여부 공정위 판단은
2. 올리브영, 'H&B분야 시장 지배적 사업자' 공정위 판단에 영향은
3. 쿠팡vsCJ제일제당 납품가 갈등 확전, 이해관계는

24일 쿠팡이 CJ올리브영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면서 이들을 둘러싼 역학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J올리브영이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갑질을 했다'는 쿠팡 주장의 진위를 비롯해, 이 건과 별개로 진행 중인 'CJ올리브영이 헬스앤뷰티(H&B) 분야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지' 여부를 가리는 공정위 판단에도 눈길이 쏠린다. 이번 쿠팡의 신고가 지난해부터 이어온 납품가 갈등으로 '햇반 싸움'을 하고 있는 쿠팡과 CJ제일제당에 각각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쟁점 1. 쿠팡vs올리브영, '납품업체 갑질' 여부

쿠팡은 이날 CJ올리브영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쿠팡은 "CJ올리브영이 쿠팡의 뷰티 시장 진출과 성장을 방해하기 위해 중소 납품업자를 대상으로 쿠팡을 향한 납품·거래를 막는 '갑질'을 수년간 지속했다"고 주장했다. 한 중소업체가 쿠팡에 납품 사실을 알리자, CJ올리브영이 해당사의 인기 제품을 쿠팡에 납품할 수 없는 '금지 제품군'으로 지정, 납품을 방해하는 등의 방식을 취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유통업체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납품업자가 다른 유통업체와 거래하는 것을 방해하는 등 '배타적 거래'를 강요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대규모유통업법 13조를 CJ올리브영이 위반했다는 것이다.

쿠팡은 CJ올리브영이 거래상대방인 납품업자에 대해 거래상 우월적 지위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CJ올리브영 매출이 매년 2조원 이상 되는 등 상당하다는 점, 취급 상품의 80%는 국내 중소 납품업체로부터 수급받고 있다는 점 등을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쿠팡은 "2019년부터 최근까지 CJ올리브영의 배타적 거래 강요 행위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취급하는 납품업체와의 거래가 번번이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신고 내용인 갑질 여부에 대한 공정위 판단 자체에도 업계의 관심이 크다. 이와 관련 CJ올리브영은 "쿠팡을 포함, 어떤 유통 채널에도 협력사의 입점을 제한한 사실이 없다"며 쿠팡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한편 앞서 2021년 쿠팡 역시 LG생활건강 등 직매입 거래를 맺은 제조기업에 다른 유통채널의 가격을 인상할 것을 요구하는 등 '갑질'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32억9700만원 부과 판단을 받은 바 있다. 현재 쿠팡은 공정위 시정명령 취소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쟁점 2. CJ올리브영 '시장 지배적 사업자' 여부

쿠팡이 CJ올리브영을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기존 공정위 조사에 변수가 생길지도 관심이다. CJ올리브영은 과거 오프라인 헬스앤뷰티 경쟁업체인 랄라블라, 롭스 등에 상품을 공급하지 않도록 납품업체에 독점거래 등을 강요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조항 적용 등을 검토해 전원회의를 앞둔 상태다. 이르면 다음 달 최종 심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심의의 쟁점은 CJ올리브영을 헬스앤뷰티 분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다. 같은 갑질 행위가 있었어도, 시장지배적 사업자라면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 더 무거운 제재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CJ올리브영은 헬스앤뷰티뿐 아니라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 쿠팡·네이버 등 e커머스 업체와도 경쟁하는 관계라는 점에서 시장 지배력이 미미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같은 측면에선 쿠팡의 이번 신고가 역으로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전반과 경쟁 관계라는 CJ올리브영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CJ올리브영은 랄라블라, 롭스가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올해 1분기 기준 오프라인 헬스앤뷰티 시장 점유율이 71.3%까지 올라왔다. 다만 온·오프 뷰티 경쟁사 전반으로 범위를 넓히면 2022년 통계청 자료 기준 국내 화장품 시장 규모(22조5000억원)에서 CJ올리브영의 시장점유율은 약 12% 수준으로 줄어든다.

쟁점 3. 쿠팡vsCJ 제일제당 '확전'…각사 이해관계는

쿠팡은 최근 럭셔리 뷰티 브랜드 전용관 '로켓럭셔리'를 오픈하고 중소기업 제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획전을 하는 등 뷰티 사업을 공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앞서 CJ올리브영은 2018년부터 쿠팡의 최대 강점인 빠른 배송(로켓배송)에 맞서 온라인몰에서 주문받은 제품을 3시간 안에 고객에게 배송하는 '오늘드림' 서비스를 내놓고 온라인 시장에서도 세를 키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최근 뷰티 사업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CJ올리브영을 견제하는 한편, 납품가 갈등을 이어오다 최근 전면전을 시작한 CJ제일제당과의 싸움을 CJ그룹 차원으로 확대한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에게 그룹을 물려주기 위한 승계 작업에서 주목받고 있는 핵심 계열사이기도 하다.

CJ제일제당은 납품가 갈등으로 지난해 말부터 즉석밥 등 일부 제품을 쿠팡에서 판매하지 않고 있다. 대신 신세계그룹과 11번가, 컬리 등 타 유통사와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등 '반(反)쿠팡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맞서 쿠팡도 '즉석밥 100원 딜' 등으로 CJ제일제당에 날을 세우고 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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