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장마, 끝이 안 보인다…충청·남부 또 120㎜ 물폭탄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24일 “장마의 종료가 거의 다가왔다라고 하는 건 굉장히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장마 종료 시기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기상청에서도 장마 종료에 대한 언급을 하기 어려워하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장마가 시작된 지난달 25일 이후 한 달 동안 이미 기록적인 수준의 장맛비가 내렸지만, 장마가 언제 끝날지조차 예측이 어렵다는 것이다. 비 피해가 큰 충청과 남부 지역에는 26일까지 최대 120㎜ 이상의 많은 장맛비가 더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오후 3시 남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천둥·번개와 함께 시간당 20~40㎜의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다. 경남 남해군 상주면에는 시간당 35.5㎜에 이르는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이날 오후 동안 중부 지방에는 장맛비가 소강 상태를 보이겠지만, 남부와 제주도에는 시간당 30㎜ 안팎의 강한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25일에는 남쪽으로 내려갔던 정체전선이 다시 북상하면서 충청과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강한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박중환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25일 새벽부터 아침 사이에 북태평양고기압이 점차 우리나라 쪽으로 확장해 나가면서 정체전선이 한 차례 더 강하게 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충청과 전라, 경상권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6일에는 정체전선이 수도권 부근까지 북상하면서 서울 등에 오전까지 비가 내릴 전망이다.
26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중부 지방은 10~60㎜, 남부 지방은 30~80㎜이다. 경기 남부와 강원·충청 남부는 80㎜, 전북·경남 서부 남해안은 100㎜, 광주·전남은 12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오는 곳도 있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좁은 지역에 매우 강한 비가 내리면서 지역에 따라 강수 강도와 강수량의 차이가 크겠고, 강약을 반복하면서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도 있겠다”며 “최근 매우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적은 비가 내리는 지역에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장마 안 끝났는데 남부 장맛비 기록 경신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23일까지 621.2㎜(전국 평균 강수량)의 비가 왔다. 장마철을 기준으로 보면 1973년 전국으로 기상 관측망을 확대한 이후 세 번째로 많은 양이다. 2006년이 704㎜로 역대 가장 많은 장맛비가 내렸고, 최장 기간 장마를 기록한 2020년이 696.5㎜로 뒤를 이었다. 남부 지역의 경우 660.4㎜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하면서 이미 2006년의 역대 1위 기록(646.9㎜)을 갈아 치웠다. 지금 추세 대로라면 전국 장마철 강수량 기록 역시 깨질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 “장마 종료 말하기 이르다”
하지만, 기상청은 “장마 종료를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태풍 등의 영향으로 정체전선의 움직임을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에도 정체전선의 위치에 따라 또 장맛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우 통보관은 “태풍 독수리가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를 굉장히 변모시키면서 수치 모델의 예측성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중기예보 상의 강수 예보가 크게 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8일에 수도권을 강타한 집중호우 사례처럼 장마 종료가 선언된 이후에도 장마철보다 더 강한 비가 내리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철 이후에도 집중호우가 내릴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결코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눈데 와가 사진 찍습니꺼!” 살 떨린 ‘두목 결혼식’ 잠입 | 중앙일보
- "촬영한다며 호텔 성폭행"…성인화보 모델들, 소속사 대표 고소 | 중앙일보
- 이병헌, 옥수동 빌딩 240억 매입…월 8500만 원에 통으로 세놨다 | 중앙일보
- 남자 셔터 들고, 여자 기었다…1600만원어치 폰 훔친 10대들 | 중앙일보
- 한국 AI반도체의 미래…엔비디아도 놀란 한국 스타트업 | 중앙일보
- '안경 선배' 라이벌이었던 일본 컬링 선수 근황 | 중앙일보
- '신림동 칼부림' 맨손으로 밀친 여성…피습 당한 남성 구했다 | 중앙일보
- "한국서 죽고 싶었다"…멕시코 간 그녀 '2400만명 스타' 된 사연 | 중앙일보
- 전역 때 챙겨온 실탄 10여발…수십년 뒤 분리수거함에 버린 60대 | 중앙일보
- "시체팔이라니 거참" 서이초 교사 추모한 문천식 분노, 무슨 일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