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반납하고 제3세계로…복음 든 의료진이 움직인다

이현성 2023. 7. 2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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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으로 발목을 잡혔던 의료선교가 재개되고 있다.

올해 설 연휴에 의료선교를 간 교회는 오는 추석에도 의료선교지로 향한다.

서울 영락교회(김운성 목사) 의료선교부 구성원은 올해 추석 연휴를 반납했다.

서울 오륜교회(김은호 목사) 미션트립팀은 오는 30일부터 일주일간 인도로 의료선교를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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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맞아 재개된 단기 의료선교…필리핀 몽골 캄보디아 간다
몸 팔고 마약하는 빈민 아동 치료
“잠깐 병 고쳐준다고 능사 아냐…복음이 필요해”
박용준 영락교회 부목사가 지난 1월 필리핀 단기 의료선교에서 만난 환자에게 안수기도를 하고 있다. 영락교회 제공

코로나 팬데믹으로 발목을 잡혔던 의료선교가 재개되고 있다. 올해 설 연휴에 의료선교를 간 교회는 오는 추석에도 의료선교지로 향한다. 4년 만에 여름 단기 의료선교를 나가는 교회도 있다. 각종 의약품과 입국 준비로 분주한 상황에서도 이들 교회는 기도로 선교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 영락교회(김운성 목사) 의료선교부 구성원은 올해 추석 연휴를 반납했다. 외과 내과 소아과 치과 의사를 비롯해 간호사 약사 등 구성원 54명은 오는 9월 27일 캄보디아행 비행기에 오른다.

캄보디아 포이펫 빈민가엔 몸을 팔고 마약을 하는 어린이들이 있다고 한다. 임대현(소아과 전문의) 영락교회 안수집사는 2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지에서 빈민 사역 중인 이기원 선교사에게 SOS 요청을 받고 포이펫으로 가게 됐다”고 했다.

일정을 명절로 정한 이유는 수십에 달하는 인원이 일정을 맞추기 위함이다. 이 교회 의료선교부는 올해 설 연휴에도 필리핀 수도 마닐라 외곽 카비테주로 떠나 가족 대신 현지인 900명을 보듬고 왔다. 몸에 붙은 동전 만한 혹을 떼고 썩은 이를 뽑는 등 의사 옷을 입은 안수집사·집사들은 현지인의 고질병을 시술했다. 약사인 교인들은 약도 건넸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3년여 만에 간 의료선교였다.

올 추석 이 교회 의료선교부가 캄보디아에 가져갈 의약품은 종류만 280여 가지. 나흘간 일정에서 700여 명을 치료할 계획이다. 뎅기열과 수인성질병 피부병 등을 현지인들이 많이 호소할 거라 예상하고 관련 약품은 좀 더 챙겨뒀다고 한다. 출국까지 두 달이 남았지만, 항생제 소화제 진통제 해열제 항바이러스제 등도 준비했다.

서울 영락교회 의료선교부 의료진이 지난 1월 필리핀 마닐라 외곽 카비테주에 있는 월드미션신학교에서 현지 환자의 지방 종양을 제거하고 있다. 영락교회 제공

의료선교부는 몸만 치료하지 않는다. 복음도 전한다. 지난 의료선교에선 진료를 받고 약을 기다리는 현지인들에게 타갈로그어(필리핀어)로 예수를 소개했다. 두 달 뒤엔 크메르어(캄보디아어)로 현지인에게 복음을 전할 계획이다. 치료를 받은 현지인들은 교역자들에게 안수기도도 요청할 수 있다.

올해 의료선교를 재개한 교회는 또 있다. 서울 오륜교회(김은호 목사) 미션트립팀은 오는 30일부터 일주일간 인도로 의료선교를 나간다. 4년 만에 가는 의료선교다.

내과 외과 이비인후과 치과 의사인 이 교회 교인 5명은 5월부터 기도로 의료선교 준비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평신도 17명이 의료선교에 동역한다. 이번 단기 의료선교에선 2000여 명을 진료할 계획이다.

경기도 성남 만나교회(김병삼 목사) 역시 올여름부터 의료선교를 다시 시작한다. 다음 달 12일부터 닷새간 몽골 투넬에 있는 현지인 300여 명을 치료하고 올 계획이다. 의료선교팀 의료진 12명은 매일 금식하면서 릴레이 기도회도 이어가고 있다.

교회만 의료선교를 진행하고 있는 건 아니다. 한국기독교의료선교협회(회장 김명진 오륜교회 안수집사) 부속기관인 서울의료선교교육훈련원은 오는 9월 27부터 닷새간 필리핀 카비테주에서 의료선교를 진행한다. 외과 가정의학과 치과 의사인 기독 회원들이 현지 의료 취약 계층을 치료할 계획이다.

서울 영락교회 의료선교부 의료진이 지난 1월 필리핀 마닐라 외곽 카비테주에 있는 월드미션신학교에서 당뇨병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영락교회 제공

단기 의료선교는 주로 교회나 학교 등에서 진행된다. 선교팀 체류 기간도 대부분 일주일 이내다. 수혈도 제한돼 대수술은 불가능에 가깝다. 의료선교팀이 떠나고 약이 떨어지면 적지 않은 현지인들은 투병조차 할 수 없다.

의료선교팀도 이런 현실을 알고 있다. 환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한국 선교사가 있는 교회나 단체를 꼭 소개해주는 이유다. 선교사는 한국 교회가 전해준 후원금과 후원품을 현지인들에게 전하기도 한다. 일종의 사후관리다.

단기 의료선교팀은 ‘의료’보다 ‘선교’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열 살도 안 되는 아이들이 담배를 피우고 마약을 한다고 합니다. 영양 불균형을 앓고 있는데도요. 잠깐 병 고쳐준다고 능사가 아닙니다. 복음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이들의 삶은 의사가 아니라 하나님이 치료해줄 수 있습니다.”(임 안수집사) “이번 의료 선교를 통해 몽골에 복음의 불씨가 살아나고 찬양이 울려 퍼지길 기대합니다.”(신경호 만나교회 권사·재활의학과 전문의)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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