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 "감독님들에게 사랑 받는 이유요? 시키는 것 잘해서!" [인터뷰 종합]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박정민이 '밀수'를 향한 애정을 아낌없이 밝히며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 활동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박정민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이다.
'밀수'에서 박정민은 춘자(김혜수 분)와 진숙(염정아)을 보필하며 밀수판을 배우다 야망을 갖게 되는 막내 장도리를 연기했다. 카리스마 있는 춘자와 진숙 사이에서 막내 역할에만 충실해 온 장도리는 잠시 공백이 생긴 밀수판을 바라보며 '한 번 인생을 바꿔볼 수 있겠다'는 야망을 갖고 밀수판에 뛰어든다.
'밀수' 출연에는 류승완 감독과의 인연이 자리하고 있었다. 2014년 개봉한 류승완 감독의 '신촌좀비만화'의 단편 '유령'에서 활약했던 박정민은 일찍부터 류승완 감독의 팬이었다고 여러 차례 얘기해 온 바 있다.
"집에 있는 날 감독님에게 전화가 와서, 영화를 새로 만드는데 출연해 볼 생각이 있냐고 하셔서 (캐릭터도 몰랐던 상태에서) 하겠다고 했다"고 이야기를 시작한 박정민은 "'밀수'에 출연하면서 더 감독님을 좋아하게 됐다. 원래도 좋아했지만, 영화적으로도 그렇고 생각이 많으신 분이니까 그런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감독님 작품이라면, 늘 무엇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얘기했다.
자신이 연기하게 될 캐릭터가 장도리 역할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에는 놀란 마음이 더 커졌다.
박정민은 "제가 (이런 캐릭터를) 연기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나의 어떤 모습을 보고 이 역할을 덜컥 맡기시겠다고 하신 것인지 약간 의아함도 있었다"고 멋쩍게 웃어 보인 박정민은 "감사한 마음이 컸다. 재밌게 잘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아마 '밀수'에 나오는 인물들 중에, 제가 감독님의 말맛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셨나 싶다"고 말을 이은 박정민은 "감독님이 갖고 있는 특유의 뉘앙스들이 있지 않나. 그래서,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얘기했다.
이어 "감독님이 처음에는 제게 뱃사람 같은 단단한 몸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갑자기 운동을 시작했다. 벌크업을 해서 나중에는 다이어트를 한 후에 몸을 만들자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촬영 한달 전 쯤에 했던 피팅에서는 거의 벌크업이 아닌 살크업 상태가 돼 있었는데, 러닝셔츠를 입은 제 모습을 보신 감독님이 '이대로 나오는 것 어떠냐'고 하시더라. 그 땐 배도 나오고, 얼굴에 살도 많이 붙어 있던 상태였다. 그래서 그 다음날부터는 운동을 가지 않았다. 체중은 80kg까지 늘어났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박찬욱 감독이 제작 및 각본을 맡은 차기작 '전, 란' 촬영을 위해 다시 살을 뺀 상태라고 전한 박정민은 '밀수'에서 드러나는 장도리의 외적인 부분에는 김혜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떠올렸다.
박정민은 "(김)혜수 선배님은 평소에 작품 하지 않으실 때도 본인이 멋지다고 생각하는 스타일, 영화에 나왔으면 하는 의상들을 저장해놓으신다고 하더라. 이번에도 장도리에게 어울릴 만한 레퍼런스들을 감독님에게 많이 보여드렸다고 했고, 거기서 감독님이 캐치하셔서 의상팀과 상의 후에 만들어진 옷도 있다"고 얘기했다.
'밀수' 공개 후 극의 전개와 함께 안팎으로 변화를 겪는 장도리의 외적, 내적인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낸 박정민의 연기에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박정민은 장도리 캐릭터와 함께 했던 시간을 돌아보며 "정말 신났었다. 가면을 쓰면 갑자기 연기하기가 좀 더 자유로워지는 부분도 있지 않나. 내 얼굴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마치 가면을 하나 쓴 것 같은, 내 얼굴이 아니니 뭘 해도 납득이 가고 어떤 허용 범위를 넓혀주는 그런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만족했다.
류승완 감독과는 '밀수'를, 지난 해에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에 특별출연해 짧은 등장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자랑했으며, 박찬욱 감독이 아이폰으로 촬영에 도전했던 영화 '일장춘몽'에도 함께 했다. 또 박정민을 더욱 많은 대중에게 알려지게 해 준 '동주'(2016)를 비롯해 '변산'(2018)으로는 이준익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박정민은 한국 대표 감독들과 꾸준히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것에 대해 '감독님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넉살 어린 물음에 "시키는 것 잘해서?"라고 답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박정민은 "꼭 박찬욱 감독님, 류승완 감독님이 아니라고 해도, 제가 좋아하고 믿고 따르는 감독님들의 작품이라면 출연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어 제가 '시키는 것을 잘해서'라고 말했는데, 그것이 사실 수동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저 역시 짧은 경험이지만 제가 단편 영화('언프레임드'의 '반장선거'(2021))를 연출해 봤을 때 느꼈던 것이, 배우가 연기로 놀라운 지점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감독이 원하는 것을 배우가 정확히 연기해줬을 때의 쾌감이 있더라. 감독님들께서 본인이 주는 디렉션을 정확하게 이해했다고 칭찬해주신다면, 그건 정말 나름대로의 훌륭한 칭찬이 아닐까 생각한다. 저는 감독님들이 시키시는 것 웬만하면 다 한다"고 담담하게 얘기해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
'그만큼 철저하게 준비를 한다는 것 아니냐'는 말에는 "준비는 많이 해간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제가 준비해간 것과 감독님이 준비해 오신 것을 같이 공유하고, 그렇게 맞춰가는 것이다"라고 덧붙이며 "앞으로도 제가 연출로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긴다면, 그 때는 배우 일을 잠시 멈추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이라는 것이, 책임져야 할 수백명의 사람들이 있고 제가 허투루 하면 그 사람들의 시간이 너무 허망해져버리는 것 아닌가"라며 배우와 감독 일을 바라보는 시선을 함께 이야기했다.
'밀수'는 코로나19가 유행했던 지난 2021년 촬영해 2년 여 만에 개봉하며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박정민은 "제게는 이 영화가 굉장히 특별하다. 2년 동안 많이 기다렸다"면서 "그냥 정말 류승완 감독님의 영화에 제가 출연할 수 있다는 것도 행복했고, 선배님들과 같이 연기한 것도 너무 좋은 기억이었다. 이 영화가 제게는 참 좋은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사실 홍보 활동도 발벗고 나서서 더 하는 것도 있는 것 같다"며 쑥스럽게 미소 지었다.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1승', '하얼빈'을 비롯해 차기작 '전, 란'까지 앞으로도 계속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갈 박정민은 "앞으로 나올 작품들이 또 있으니까, 그 모습들을 또 어떻게 봐주실까 궁금하긴 하다. '밀수'의 장도리 역할이 보시기에 좀 셀 수는 있는데, 영화가 잘 된다면 관객 분들이 이 모습을 오래 기억해주시지 않을까"라고 웃으며 영화를 향한 관심을 넌지시 당부했다.
'밀수'는 26일 개봉한다.
사진 = 샘컴퍼니, NEW, 각 영화 스틸컷·넷플릭스·왓챠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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